남매 듀오 악뮤(AKMU, 악동뮤지션)가 악동에서 한층 성장한 뮤지션의 모습으로 돌아왔다.
25일 오후 2시 서울 강남구 청담 CGV에서는 악뮤의 정규 3집 ‘항해’ 발매 기념 음감회가 열렸다. ‘항해’는 이찬혁이 지난 5월 군 제대 후 처음으로 대중 앞에 선보이는 앨범이자, 이수현이 20대가 된 후 발표하는 신보로 관심을 모았다.
이날 이찬혁은 군 생활에 대해 “제가 적응할 수 없는 부분들도 있었고, 그 환경들에서 납득이 안 되는 상황도 있었다. 대부분의 제 나이대 분들이 겪는 경험을 군대에서 처음하게 된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 과정을 거치면서 많은 것들을 느꼈고, 내가 생각했을 때 아니라는 것을 저계급자로서 표현하는 방법도 배웠다”라고 말했다.
곡 작업 역시 군대에서 이뤄졌다고. 이찬혁은 “이번 앨범에 수록된 대부분의 곡들을 배에서 썼다. 배에서 만들었기 때문에 제목들도 바다와 어울리는 느낌이 있다. 기타도 없는 환경에서 수첩과 볼펜만 가지고 가사를 적고 멜로디를 붙여서 달달 외우는 식으로 작업을 했다. 한 달 간 배를 타서 한 달 동안 그렇게 작업을 했다”라고 회상했다.
오빠 이찬혁이 군에 가있는 동안 이수현 역시 다방면에서 활발하게 활동했다. 이수현은 “‘비긴 어게인’, ‘슈퍼밴드’ 등 음악 프로그램을 통해 배운 것이 너무 많았다. ‘비긴 어게인’에서는 선배님들 노래 부르는 것을 보며 많이 배웠고, ‘슈퍼밴드’는 새로운 악기와 장르를 접해볼 수 있는 기회였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수현은 "오빠의 공백 동안 혼자 솔로 앨범 준비를 하면서 빈자리가 너무 많이 느껴졌다. 그 동안 게임만 하는 줄 알았는데, 열심히 작업을 했었던 거다. 그래서 군대에 있을 때 사죄의 손편지를 썼던 기억이 있다. 지금은 존중하면서 잘 싸우지 않으면서 작업을 하고 있다"라고 고마움을 드러냈다.
이에 이찬혁은 “그 때 수현이가 프로그램을 많이 하고 있었는데 그 편지를 받고 존경하는 마음이 생겼다. 남매라는 포지션이 서로 인정해주기 어려운 관계이지 않나. 그런데 먼저 어려운 점을 인정한다는 것이 고마웠고, 이후부터 수현이를 아티스트로서 더 인정하게 된 것 같다”라고 화답했다.
이찬혁은 “타이틀곡 제목이 19글자다. 수현이는 줄여서 ‘어사널사’라고 부르는데, 저는 그 표현을 좋아하지 않는다. ‘어떻게 이별까지 사랑하겠어, 널 사랑하는 거지’라는 문장 자체로 작품성이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제목만 봐도 이 노래를 설명해 줄 수 있는, 제목을 손으로 잡고 늘렸을 때 전체 가사가 나오기 때문에 제목을 이렇게 정했다”라고 밝혔다.
이찬혁은 앞서 '악뮤 노래는 상큼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있다'라는 고민을 털어놓기도 했다. 이에 대해 이찬혁은 “이전 앨범까지는 그런 고민을 많이 했다"면서 "그동안 수현이의 발랄한 색깔이 악뮤의 색깔에 잘 어울리고 시너지를 냈지만, 저는 그것을 따라가려고 노력하는 편이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제가 표현하고 싶은 것들을 온전히 담아냈다”라고 애정을 드러냈다.
이번 앨범에 담아내고자 한 것은 ‘성숙’이라고. 이찬혁은 “시대를 타지 않고, 유행을 타지 않는 가치가 무엇일까 고민을 많이 했다. 유행도 바뀌고, 혁명도 계속 일어나고 있지 않나. 그것은 시대와 생각의 변화라고 할 수 있는데 그것을 초월해서 변하지 않는 것은 무엇인가라는 고민을 했고, 성숙이라는 답이 나왔다. 그것을 말로 표현하기는 어렵다고 생각해서 앨범 속에 담아내려고 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악뮤는 이번 앨범을 통해 이루고 싶은 각자의 목표를 밝혔다. 이수현은 “성적을 신경 쓰지는 않지만, 많은 분들이 들어주셨으면 좋겠다. 한 곡을 많이 들어서 차트 위로 올라가는 것보다 저희가 만든 노래를 듣고 어떤 생각과 감정을 느꼈는지가 더 중요한 것 같다. 마음으로 들어주셨으면 좋겠다는 것의 저희의 바람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찬혁은 “목표는 다음 앨범”이라며 “이번 앨범을 만들면서 다음에 만들어 갈 이미지를 구축하는 것이 목표다. 아직 뚜렷하진 않지만, 다음 앨범에 들어갈 노래를 할 수 있게끔 진화를 하는 것이 목표다”라고 뮤지션으로서 한층 깊어진 생각을 드러냈다.
한편 악뮤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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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악동뮤지션. 제공|YG엔터테인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