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 하루만 열리는 마법 같은, 판타지 레스토랑이 가을 밤 시청자를 찾는다.
MBC 새 파일럿 예능 '신기루 식당'(프로듀서 김신완, 연출 조성열 외)은 존재할 것 같지 않은 낯선 장소에 홀연히 세워져 딱 하루만 열리는 마법 같은 식당으로, 우리의 로컬 식재료로 요리하고 로컬의 풍경과 어우러지는 공간 속에서 식사하는 환상의 레스토랑이다.
19일 오전 서울 상암동 MBC 사옥에서 '신기루 식당' 미디어 토크가 진행된 가운데 현장에 참석한 김신완 CP는 "요즘 해외여행 나가서 힐링한다는 것보다도 국내에서 자신이 있는 자리에서 행복을 추구하는 분위기가 있는 것 같다. 해외에 반짝 나가 즐거움을 찾고 돌아와서 지옥과 같은 시간을 보내는 것보다 일상 속에서 즐거움을 찾자는 분위기가 있어서 이런 분위기의 프로그램 나오는 것 같다"며 "우리도 우리나라 곳곳에서 새로운 것을 발견할 수 있는 게 무엇이 있을까 고민하다가 조셉 씨가 팝업스토어 열고 현지 식재료 재발견하는 모습 보고 합심하게 됐다. 우리나라 식재료도 다양하고 새롭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기획하게 됐다"고 소개했다.
'강식당', '현지에서 먹힐까' 등 특정 지역에 팝업 스토어를 만들어 진행한 프로그램과의 차별화 지점에 대해 김CP는 "기존에 '식당'이 붙은 프로그램이 있어서 잠시 고민도 했지만, '신기루 식당'으로 지은 게, 어감이 좋았다. 요즘 소위 잘 나가는 프로그램 코드가 많이 담겨 있다. 어떤 면에서는 기시감이 들 수 있지만 밀도 있게, 유기적으로 완성한 완전체 프로그램을 만들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김CP는 "쿡방이라면 대중적으로 가성비에 맞춰 맛있는 음식 먹으며 이야기 하고, 대중적인 부분을 호소하는 게 많은데, 우리는 우리나라 식재료가 이 정도로 새롭게, 환상적으로 바뀔 수 있다는 점에서 다른 쿡방 프로그램과 차별점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집방의 경우, '구해줘 홈즈' 등이 자기집을 인테리어 하는 느낌인데 우리는 완전히 비어있는 공간에 새로운 식당을 만들어 인테리어 하고 사라진다는 점에서, 조금 더 방랑가적인 느낌을 녹일 수 있다고 생각했다. 또 먹방도, 먹는 것에 집착해서 한다기 보다는 자연스러운 활동 속에 녹아있는 먹는 것을 이야기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김CP는 "기시감이 들 수도 있겠지만 나름 차별점을 찾아 만들고 싶었다"고 강조했다.
프로그램의 가장 중요한 콘셉트로는 '아이러니'를 꼽았다. 김CP는 "한국이지만 이국적인, 외국인과 함께 하지만 한국적인 아이러니의 묘미를 주는 지점이라 생각한다. 출연자들 모두 그런 아이러니를 갖고 있다는 생각에 모시게 됐다"며 박준형, 정유미, 라비(빅스), 미슐랭 쉐프 조셉 리저우드와 전통주 소믈리에 더스틴 웨사 섭외 배경을 소개했다.
김CP는 "박준형은 요즘 '반백살'로 잘 나가고 계시지만 어떤 사람보다 더 젊은 감각을 가진 분이고, 정유미는 여성의 전형적인 캐릭터에서 벗어나 능동적이고 주도적인 긍정적 모습을 많이 담고 있다. 라비는 젊은 분이지만 굉장히 집중력이 높고 학습 능력이 뛰어나고 어떤 면에서는 베테랑 같은 느낌을 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외국인 분들은 외국에 사셨지만 어떤 분들보다 한국의 매력에 대해 많이 알고 계신 분이라서 이분들이 전체적인 아이러니가 뭉쳐서 '신기루 식당' 자체를 묘하고 색다른 재미로 끌고가 주시지 않았나 싶다"고 말했다. 김CP는 "섭외할 때부터 그 부분을 고민하겨 섭외했고 그에 맞는 모습 보여주셔서 감사했다"고 덧붙였다.
지난 8월 강원도 인제의 푸른 자연을 배경으로 세워진 점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김CP는 "더스틴 씨가 인제에 도착할 때 쯤 '화려강산'이 여기구나 라는 말을 했다. 우리나라의 강과 산이 정말 전형적이면서도 아름다운 곳, 서울과 멀지 않으면서도 식재료는 풍부한 곳이라서 조셉 씨가 다양한 식재료 중 어떤 것을 새롭게 발견해서 바꿀 것인가에 대해 가능성이 열린 곳이라 인제를 선택했다"고 말했다. 이어 "인제시에서 적극적인 도움을 주셔서 원활하게 촬영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라비는 "이 프로그램을 하면서 준형이형과도 얘기했지만, 유니크한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했다. 음식 관련 프로그램이 굉장히 많지만 '신기루 식당'의 경우 다양한 방면에서의 힐링이 담겨 있는 프로그램이라 생각했다. 산 속에 식당을 차려 운영했기 때문에 비주얼적으로도 판타지가 담겨 있다. 그런 식당을 운영하고 다음 날이면 사라지게 된다는, 낭만적인 모습이다. 끝날 때 우리 출연자 모두 아쉬웠다. 공간 자체를 열심히 꾸며서 새로운 식재료로 요리하는 게 좋았는데 다음 날이면 사라진다는 게 아쉬울 정도로 리얼하게 즐겼다"고 말했다.
라비는 "조셉과 더스틴 형이 하시는 것에 조금씩 얹었다. 준형이형은 운영할 땐 매니저로서 소통 및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하셨다면 나는 그런 모든 것을 거들었다. 할 수 있는 많은 것을 거들었다. 생각보다 똥손은 아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조셉 형이 알려주는 모든 것을 해봤는데, 모든 메뉴가 일반적이지 않았다. 이 메뉴들이 다 엄청나게 매력적인 것이었다는 데서 놀랐다"고 말했다.
정유미는 "인원이 많지 않다 보니 처음에는 주방 담당 홀 담당으로 나눠서 나와 라비는 주방 담당, 준형오빠는 홀 담당으로 분담을 했었는데 손님들이 들이닥치니까 다 하게 되더라. 이번에 모든 요식업계, 식당 운영하는 분들이 손님들 들이닥칠 때 얼마나 아비규환일 지, 얼마나 힘들 지를 느꼈고 새삼 대단하시다 생각했다"고 말했다.
정유미는 또 "아르바이트 같은 걸 해보긴 했지만 식당에서 공들인 음식 앞에 앉으신 손님들이 그들끼리 사사로운 대화 나누며 행복한 대화 나누며 맛있는 음식 드시는 걸 보는 게 얼마나 큰 기쁨인지 진짜 처음으로 느꼈다. 엄마들이 아이 먹는 것만 봐도 배 부르다고 하시는데, 나도 그런 느낌이었다"고 남다른 감회를 드러냈다.
'신기루 식당'은 인제에 거주하는 다양한 연령의 손님들의 예약을 받아 운영됐다. 김CP는 "가격 책정 부분은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 순전히 시청자가 손님으로 왔다는 점에서, 최상의 음식으로 대접하겠다는 마음이었다"며 "여타 쿡방 먹방 프로그램과 달리 대중성을 고려한 식단은 아니고, 최대치의 판타지와 만족감을 줄 수 있는 콘셉트로 신경 썼다"고 말했다.
이어 "손님들이 많은 반응을 주셨다. 과연 인제에서 살았는데도 이런 음식 가능한가에 대한 뜻밖의 놀라움도 표해주셨다. 좋은 음식 먹고 가셨다는 데서 감사함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자연 친화적으로 프로그램을 꾸려가기 위해 노력한 점도 언급했다. 김CP는 "우리 프로그램은 자연을 필히 고려하고 훼손하지 않아야 하는 프로그램이라는 고민을 많이 했다. 인테리어 할 때도 환경을 파괴하지 않는 선에서 조심스럽게 인테리어 했다. 해당 공간에서 유지할 수 있는 요소는 그대로 두고, 철거할 때도 신경을 많이 썼다"고 말했다. 이어 "찍으면서 마음에 걸린 것은, 인테리어보다도 모기나 벌레가 많기 때문에 모기약을 많이 뿌리고 한 게 해당 공간 자연에 미안함으로 남는다"고 말했다.
끝으로 김CP는 "신토불이 의미로 우리 것을 고수한다기보다는, 우리 것을 새롭게 바라봄으로써 새로운 가치를 발견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욕심을 가지고 있다. 새로운 관점에서 우리나라의 모습과 맛과 사람들의 모습을 새롭게 바라봐주고 있는 두 분을 통해, 우리도 우리 것에 대해 얼마나 많이 알고 있고 얼마나 만은 가능성을 갖고 있
정규 편성 가능성을 열어둔 가운데 출연진은 "정규 편성 된다면 나무 위, 얼음 위, 눈 속에도 식당을 열어보고 싶다"고도 말했다.
'신기루 식당'은 19일, 26일 오후 10시 5분 2회에 걸쳐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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