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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먼다큐 사람이 좋다' 오뚝이 엄마 박찬숙과 가족의 이야기가 공개됐다.
10일 방송된 SBS 시사/교양 프로그램 '휴먼다큐 사람이 좋다'에서는 여자 농구의 전설 박찬숙이 출연했다.
이날 박찬숙은 이른 아침부터 출근을 준비했다. 그는 "기본적인 예의는 있어야 한다고 생각이 든다. 이제는 나이가 들어서 생얼로 다니기가 좀 그렇더라"고 쑥스럽게 밝혔다.
이어 방에서 나온 서효명, 서수원 남매는 시간이 이른 탓에 다소 초췌한 모습이었다. 박찬숙은 "애들이 지금 몰골이 말이 아니다"라면서 두 남매를 소개했다. 큰 딸 서효명은 34세로 현재 골프방송의 MC로 활약 중이었고, 아들인 서수원은 24세의 패션모델로 활동 중이었다.
남다른 장신을 자랑하는 세 식구의 키도 공개됐다. 먼저 박찬숙이 "저는 정확히 188cm입니다"라고 밝히자, 서수원이 "저는 군대에서 마지막 쟀을 때 190cm 나왔었다"고 말했다. 서효명은 "제가 어디 가서 작은 키가 아닌데 170cm다"라고 고백해 웃음을 자아냈다.
세 식구의 화기애애함은 집안일에서도 엿보였다. 서수원은 박찬숙이 집을 비운 사이 청소를 하면서 "(엄마가) 이렇게 해도 또 한다. 다시 청소하신다. 강아지 털 하나만 보여도 또 이러고 있고. 청소를 하면 너무 열심히 하는 스타일이다"라며 웃음을 보였다.
반면 서효명은 "엄마 뜻이 이런 게 있었다. 어차피 시집을 가거나 독립을 하면 그때 해도 평생 할 테니 엄마랑 사는 동안에는 엄마가 한다는 식으로 했나? 그런 식으로 말했을 거다"라며 집안일에 뜻이 없는 모습을 보여 웃음을 자아냈다.
이에 박찬숙은 "아이들이 도와준다고 해도 제가 '가만히 앉아있어'라고 한다"고 인정했다. 또 그는 친자식인 서수원과 서효명 뿐 아니라 다른 가족들까지 살뜰하게 챙기며 "옛날부터 가족을 다 챙겨야 마음이 편했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한편 박찬숙의 어려웠던 시절도 화제에 올랐다. 박찬숙은 1985년 6월 결혼식을 올리고 평범한 주부로서의 삶을 택했다가 3년 만에 스카우트되어 주부 선수로 활약했었다.
하지만 박찬숙의 든든했던 남편은 10년 전 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박찬숙은 "(남편이) 직장암에 걸려서 대수술을 했다. 어떻게든 살려달라고 했는데 안 됐다. 그렇게 수술하고 병원생활 하고 3년 있다가 돌아가셨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이후 박찬숙에게는 사업실패라는 위기가 닥쳐왔다. 친구와 함께했던 사업이 실패해 파산하고 집에 차압딱지가 붙는 등 곤욕을 치르며 대중을 충격에 빠트렸던 것.
이에 박찬숙은 "제조업하는 친구였는데, 대표로 내세울 수 있는 사람으로 저를 선택했었다. 사업이 잘못되면서 그 친구는 도망가고, 저는 차압이 뭔지도 모르는데 하루 아침에 빨간 딱지가 붙었다"고 사업실패의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박찬숙은 "아침에 눈을 뜨면 무서웠다. 무슨 일이 닥칠까. 최악의 생각도 했었는데 우리 애들 생각이 난 거다. (아이들이) 엄마, 우리는 괜찮아. 걱정하지 말고 엄마 힘내라고 말해줘서 그게 너무 고마웠고, 힘을 안 낼 수가 없었다"고 고백하며 눈시울을 붉혀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이어 박찬숙의 남다른 악바리 근성이 이목을 끌었다. 한국의 여자 농구계를 빛냈던 박찬숙의 농구 실력이 학창시절부터 이어진 악바리 근성 덕분이었다는 것. 박찬숙은 중고교 시절에는 하루 네시간만 자고 연습을 했다고 밝혀 놀라움을 안겼다.
그렇게 한국 여자 농구계의 전설로 남은 박찬숙은 61세가 된 현재까지도 농구 코치로 활약 중이었다. 서효명, 서수원 남매는 엄마 박찬숙의 활동을 응원하며 훈훈함을 자아냈다.
이어 세 식구가 전 국가대표 농구선수인 김영희 선수의 집으로 향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김영희는 오랜만에 보는 얼굴들에 반가움을 표했고, 박찬숙은 "저는 늘 마음에 영희가 있다"면서 김영희에 대한 애틋함을 드러냈다.
김영희는 박찬숙과 함께 은메달의 주역으로 활약했던 선수로, 뇌종양을 앓고 뒤늦게 말단비대증이 밝혀지며 고통스러운 나날을 보냈었다. 당시 그런 김영희 선수를 옆에서 도우며 지켜봐준 것이 박찬숙이라고.
김영희는 "언니가 '영희야 힘내라' 하면서 많이 도와주셨다. 진짜 친언니도 이렇게 하지는 않을 거다"라면서 박찬숙을 향한 고마움을 고백했다. 박찬숙과 서효명, 서수원 세 식구는 김영희와 함께 명절 음식까지
이후 세 식구가 나란히 짧은 여행을 떠났다. 박찬숙과 서효명, 서수원 남매는 시종일관 밝은 분위기에서 서로를 배려하고 속마음을 위로하며 훈훈함을 자아냈다.
박찬숙은 "예쁜 딸하고 멋진 아들, 키다리 아줌마"라고 농담하면서 "제 바람은 가족이 하나가 돼서 서로 마주보고 잘 사는 것"이라는 진심을 고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