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7일 방송되는 SBS 시사교양프로그램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당시 사건 담당 경찰과 용의자들의 엇갈린 주장 속에서 18년간 미제로 남아있던 대전 권총 은행 강도사건의 실마리를 다시 추적해본다.
# 한국에서 벌어진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사건
“야간에 순찰 돌고 있었는데 딱 끊긴 거죠. 뒤에서 친 것 같아요. 일어나보니 병원이더라구요." -당시 피해 경찰-
2001년 10월 15일, 막 자정을 넘긴 시각, 대전 송촌동 주택가에 주차된 5톤 트럭 아래에서 한 남자의 신음이 들려왔다. 머리에 피를 흘린 채 쓰러져 있던 이는 인근 파출소 소속의 경찰 A씨로 도보 순찰 도중 뺑소니를 당한 것으로 보였다.
그런데 이 사건이 단순한 뺑소니 사고가 아님을 직감하게 된 건 그가 차고 있던 공포탄 1발과 실탄 4발이 든 38구경 총이 사라졌음이 확인된 순간부터였다. 게다가 몇 시간 뒤 대전 톨게이트 인근에서 발견된 뺑소니 차량이 사건 발생 3시간 전 도난 신고가 된 차량임이 밝혀지며 사건은 미궁 속에 빠져들었다.
# 우연의 일치? 치밀한 계획범죄? 은행 강도 사건의 전말
사라진 권총의 행방을 쫓던 경찰이 그 흔적을 발견한 것은 두 달 뒤, 전혀 뜻밖의 장소에서였다. 2001년 12월 21일, 대전 시내 한복판에 위치한 국민은행 지하주차장에서 현금수송차가 습격당하는 은행 강도 사건이 벌어졌다. 검은색 그랜저 XG를 타고 온 범인들은 은행 직원들로부터 3억 원이 든 돈 가방을 빼앗고 당시 현금출납을 담당하던 김 과장을 향해 두 발의 총탄을 쏜 뒤 도주했다.
순식간에 벌어진 이 강도사건으로 김 과장은 병원으로 옮겨진 지 30분 만에 사망했다. 현장에서 발견된 탄환을 확인한 결과, 범인이 사용한 총기는 두 달 전 송촌동에서 경찰이 탈취당한 38구경과 같은 권총일 수 있다는 추정이 나왔다.
은행 직원을 살해하고 달아난 범인, 그는 은행에서 200여 미터 떨어진 건물의 지하주차장에서 세워둔 하얀색 승용차로 바꿔 탄 뒤, 유유히 사라졌고 그렇게 사건은 또 한 번 미궁 속으로 빠지는 듯했다.
# 8개월 만에 붙잡힌 용의자 그러나...
그런데 사건 2개월 만에 경찰은 첩보 하나를 입수한다. 술자리에서 자신의 지인이 대전 은행 강도를 저지른 범인이라고 떠드는 20대 남자의 이야기를 듣게 된 것. 계속해서 그를 주시하던 경찰은 결국 그와 함께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추정되는 친구들까지 총 세 명의 용의자를 체포한다.
수사는 순조로웠다. 용의자 중 한 명으로부터 범행에 이용된 검은색 그랜저XG를 훔쳤다는 자백을 받아냈고, 더불어 그와 함께 은행을 털었다는 또 다른 1명의 용의자에게도 범행 과정을 자백 받게 되면서 기소는 무리 없이 이루어 질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2002년 8월 29일, 대전지방법원에서 있었던 영장실질심사에서 모든 상황이 뒤집어졌다. 증거불충분으로 인한 영장기각. 판결 직후 용의자들이 풀려나면서 해당 사건은 18년간 해결되지 못한 미제로 남게 되었다. 그 날, 법원에서는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용의자들은 정말 무고한 인물이 맞는 걸까?
#하나의 진실과 엇갈린 진술, 그리고 국민신문고
“자백을 했다고..어디다 버렸다고...나는 지금도 만 프로 확신합니다. 걔들이 범인이라는 거” -당시 사건 담당 형사-
“너 같은 건 여기다 갖다 죽여서 묻어도 모른다. 저를 그냥 사람 취급을 안했어요. 너는 그냥 범인.” -당시 용의자 송 씨-
제작진은 여전히 당시 용의자들이 범인이라고 확신하고 있는 당시 사건담당 형사를 만났다. 그는 범행 모의 과정부터, 역할 분담까지, 용의자들이 범인이 아니고서는 알 수 없는 부분들을 진술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제작진이 만난 용의자들은 전혀 다른 주장을 펼쳤다. 자신들이 자백 한 이유는 경찰의 강압에 의한 것이며 그들이 불러준 대로 진술했을 뿐이라고 했다. 이들은 경찰의 구타과정에서 본 모포와 곤봉, 당시 형사가 신고 있던 운동화의 메이커와 색까지 기억해내며 상세하게 당시의 기억을 짚어갔다.
그런데 팽팽히 갈리는 주장 속에 진실의 추가 어느 쪽으로도 기울지 못할 무렵 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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