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건, 선·악 경계없는 연기…마음을 채운 작품 ‘왓쳐’ [M+인터뷰①]

↑ OCN 드라마 ‘왓쳐’의 배우 김대건이 MBN스타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풍경엔터테인먼트

배우 김대건이 ‘왓쳐’에서 강렬한 존재감을 발산했다.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반전을 선사한 거북이 박찬희로 시청자들의 기억 속에 남은 그와 만나 작품과 연기에 대한 진솔한 이야기를 나눴다.

김대건은 지난 25일 종영한 OCN 토일드라마 ‘왓쳐’(극본 한상운·연출 안길호)에서 박찬희로 완벽 분해 선악의 경계가 없는 복잡한 캐릭터 연기를 완벽하게 소화해냈다. 오디션을 통해 작품에 캐스팅된 그는 오디션 당시 상황을 떠올렸다.

“오디션을 통해서 캐스팅됐는데 4차까지 운이 좋게 잘 올라가서 캐스팅됐어요. 기억에 남는 건 1차 오디션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즉흥으로 대본을 받고 연기를 마쳤는데 직감적으로 그냥 돌아가면 안될 것 같아서 연기를 다시 했거든요. 나중에 감독님께서 가고 나서 잊혀지지 않았다고 말씀해주셨어요.”

김대건이 안길호 감독의 기억에 남게 만든 연기는 어떤 것이었을까. 그는 tvN 드라마 ‘슬기로운 감빵생활’에서 제혁(박해수 분)의 독백 연기를 진정성 있게 펼쳤다.

“‘슬기로운 감빵생활’에서 박해수 선배님이 하셨던 독백 연기를 했어요. 그때 당시에 야구가 아니라 나한테는 연기라고 생각하면 좀 더 와닿지 않을까 생각하고 연기를 했었죠. 그래서 그 독백 연기가 통했던 것 같아요.”

김대건은 ‘왓쳐’에서 가장 강렬한 반전을 선사했다.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김재명(안길강 분)을 살해한 범인이라는 것은 보는 이들의 놀라움을 자아냈다. 그는 자신이 미리 범인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며 재밌는 에피소드를 털어놓았다.

“비하인드 스토리인데 저는 오디션 최종 때부터 범인이라는 걸 알고 있었어요. 감독님은 배우 분들이나 스태프 분들께 비밀로 해달라고 하셨거든요. 팀원들과 돈독하게 지냈는데 대본이 나오기 전까지 다 모르고 저는 옆에서 연기를 하면서 같이 추리하는 척을 했어요. 제가 범인인 게 밝혀지는 대본이 나왔을 때 같이 확인을 했거든요. 다들 절 보면서 ‘너 뭐냐’라고 하셨던 기억이 있어요.(웃음)”

↑ OCN 드라마 ‘왓쳐’의 배우 김대건이 MBN스타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풍경엔터테인먼트

극 중 김재명의 아들 김영군(서강준 분)과 박찬희가 감정적으로 부딪치는 장면은 높은 몰입도를 선사했다. 서강준과 호흡을 맞춘 것에 대해 김대건은 “몰입력이 있다”라며 솔직한 생각을 말했다.

“서강준 씨는 제가 알기로는 저보다 나이가 더 어리신걸로 아는데 저보다 더 형 같기도 하고 연기하는 모습을 보면 몰입력이 있으세요. 덕분에 같이 연기를 하면서 저도 더 몰입할 수 있었어요.”

서강준과 호흡도 좋았지만 김대건은 한석규에게 많은 도움을 받았다고 말했다. 특히 박찬희가 범인으로 밝혀지는 장면에서 부담을 느끼고 있는 그에게 한석규는 진심 어린 조언을 해줘 그가 장면을 잘 소화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줬다.

“제가 범인인 게 밝혀지는 장면을 찍는 게 저한테는 긴장과 부담이 있었는데 현장에서 한석규 선배님께서 그 장면에 대한 감정이나 섬세한 설명을 해주셨어요. 그러면서 연기를 더 잘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선배님도 끝나고 나서 ‘고생했다, 잘했다’라고 말씀해주셔서 너무 감사했어요.”

김대건은 스스로의 연기에 만족하지 못했다. 배우로서 연기를 더 잘하고 싶다는 것은 당연한 욕심이지만 ‘왓쳐’에 대한 애정은 남달랐다. 그는 ‘왓쳐’에 대해 “내 마음을 꽉 채웠다”라고 말했다.

“제 연기에 점수를 후하게 주지는 못하는 것 같아요. 관대하게 볼 수 없거든요. ‘왓쳐’도 정말 중요하게 생각한 장면을 모니터하면서 아쉽다는 생각이 들면서도 이 작품을 먼 훗날 떠올리면 좋은 작품 했다고 말할 수 있는 작품인 것 같아요. 이 순간만큼은 내 마음을 꽉 채운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김대건은 극 중 박찬희의 반전이 드러난 뒤 시청자들이 어떻게 받아들여줄지 고민했다. 방송 후 직접 반응까지 찾아봤다던 그는 자신이 연기한 박찬희에 대해 선과 악이 확실하게 정해진 인물은 아니라며 캐릭터 연기를 위해 했던 고민과 노력한 점을 설명했다.

“찬희라는 인물이 선과 악이 명확한 인물이 아니라고 생각했어요. 찬희 같은 경우에는 남들에게 해를 끼치지는 않지만 나쁜 일이어도 옳은 일이라 생각하고 저지른 일들이거든요. 굉장히 고민을 많이 했고 접점을 찾기 위해 고민했어요. 고민하는 순간마저도 카메라 앞에서 그 상태로 연기를 했던 것 같아요. 선과 악이 구분되지 않는 상태로 ‘나는 옳은 일을 하는거다’라는 걸 복잡하지만 섬세하게 다가갔던 것 같아요.”

김대건은 ‘왓쳐’에 앞서 KBS2 드라마 ‘저스티스’의 도형진, SBS 드라마 ‘여우각시별’에 김근우 등 호감형 캐릭터보다는 주로 임팩트 있는 악역 연기를 보여줬다. 이런 점이 그에게는 배우로서 나아갈 방향에 대한 고민을 하게 만든다.

“지금 제가 나아가는 방향에 대한 고민이 있어요. 이렇게 악역을 보여줘야 하는 역이면 오히려 더 끝까지 가버릴 수는 없을까 생각해요. 이래저래 고민도 많고요. 스트레스는 어릴 때부터 운동을 많이 해서 몸 쓰는 걸로 해소를 많이 하는 편이에요.”

MBN스타 대중문화부 오서린 기자 dgill152@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