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 해치지 않아”‥조진웅, 놀 줄 아는 ‘광대들’ [M+인터뷰①]

↑ 배우 조진웅이 최근 MBN스타와 만나 영화 ‘광대들: 풍문조작단’ 관련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워너브라더스코리아

배우 조진웅이 영화 ‘완벽한 타인’(감독 이재규) 이후 다시 스크린을 찾았다. 조진웅은 영화 ‘광대들: 풍문조작단’을 통해 누군가를 해치지 않고도, 강요하지 않아도 의미를 전달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려준다.

영화 ‘광대들: 풍문조작단’(감독 김주호 / 이하 ‘광대들’)은 조선 팔도를 무대로 풍문을 조작하고 민심을 흔드는 광대들이 권력의 실세 한명회에 발탁되어 세조에 대한 미담을 만들어내면서 역사를 뒤바꾸는 이야기다.

조진웅은 극 중 광대패의 수장 덕호 역을 맡았다. 덕호는 사람의 마음을 들었다 놨다 하는 신묘한 재주를 가진 것은 물론 뛰어난 연기력과 입담을 가진 만담꾼이다. 조선 최고의 권력자 한명회(손현주 분)로부터 세조(박희순 분)의 미담을 만들라는 명을 받게 된 덕호는 광대패를 이끌고 조선 팔도를 놀라게 만드는 판을 벌인다.

“정말 애정이 가는 작품이다. 작업하면서도 즐거웠다. 광대는 민심을 대변할 수 있는 작업이었기에 참여 의지가 강했다. 꼭 제작되고 상영되기를 학수고대했다. 이번 작업은 진행 자체가 아름다웠다. 누군가를 해치는 이야기, 강요하는 이야기가 아니라서 마음에 든다.”

↑ 배우 조진웅이 최근 MBN스타와 만나 영화 ‘광대들: 풍문조작단’ 관련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워너브라더스코리아

덕호는 그저 돈을 쫓는 인물로, 주변 상황에도 굴하지 않고 이기적으로 행동한다. 그러나 여러 사건들을 겪으며 성장해 나가는 모습을 보인다. 성장을 보여주는 캐릭터는 연기로서 다른 두 가지의 모습을 확실하게 보여줘야 하기 때문에 연기자가 다소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그러나 조진웅은 덕호의 모습을 최대치로 표현하며 연기력을 폭발시킨다. 그의 깊은 표현이 가능했던 이유는 상대 배우들 때문이었다.

“작업할 때는 주변 환경이 중요하다. 촬영 당시 울컥했던 순간이 몇 번 있었다. (김)민석이 ‘덕호 형 이건 반대예요’라고 말하는 부분이 있었는데, 이걸 대본으로 수십 번 봤는데도 내 마음에 와닿지 않았다면 그저 그런 애드리브로 넘어갔을 것이다. 그런데 민석이가 자신만의 감정을 실어서 말했고, 주변에 있는 홍칠이(고창석 분)도 그렇게 말했다. 주변에서 정확한 연기를 해주니 자연스럽게 나오더라.”

그는 영화 ‘광대들: 풍문조작단’이 덕호의 성장담을 그리는 만큼, 진정성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과거 촛불 집회를 예로 들며 자신의 의견을 덧붙였다.

“사실 이번 영화에서 내가 한 건 아무것도 없다. 난 진심을 갖는 광대패를 외면하기만 하지 않나. 거기에 대한 리액션만 할 뿐이다. 예를 들어 촛불 집회를 나갈 때 ‘가자’라고 해서 가는 게 아니지 않나. 마음에서 우러러 나왔기에 하는 행동이다. 이것과 같다.”

↑ 배우 조진웅이 최근 MBN스타와 만나 영화 ‘광대들: 풍문조작단’ 관련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워너브라더스코리아

매번 다양한 캐릭터를 연기하며 인생을 배운다던 조진웅은 ‘광대들’을 통해 진정성이 강해졌다고 밝혔다. 극 중 “죽어도 할 말은 해야겠소!”라고 말한 덕호처럼, 그도 앞으로 더 많은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는 것.

“내가 가진 진정성이 더 강해졌다. (덕호는) 그게 없으면 시체인 사람이다. 그냥 허당이고, 돈을 많이 못 버는 것 같으면서도 진정성이 강하더라. 죽어도 할 말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 그런 세상이 오지 않았나. (촬영 당시) 광대 행위를 하면서 좀 더 당당해졌다. 더 많은 이야기를 하고, 해내고 싶다.”

‘광대들’에서는 조진웅의 색다른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바로 갑작스레 등장하는 노출신이다. 문수보살 근덕(김슬기 분)과 오대산 근처 연못가에서 펼치는 연기는 극의 웃음과 재미를 보장한다. 하지만 조진웅은 해당 씬에 대해 부담스럽다고 반응했다.

“실제로 오대산 근처 연못가에 들어가 촬영했다. 한여름인데도 물속에 있으니 시원하더라. 그런데 난 노출하는 게 창피하고 자신이 없다. 정말 못하겠더라. 반면 (김)슬기 씨는 과감하고 적극적이었다. 참 대담한 아이라고 생각했다. 난 노출이 정말 힘들다.”

MBN스타 대중문화부 안윤지 기자 gnpsk13@mkculture.com

(인터뷰②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