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진향희 기자]
‘우아한 가(家)’가 첫방송부터 미친 몰입감으로 휘몰아쳤다. 영화 같은 스케일과 짜릿한 긴박감을 선사하며 60분을 시간 순삭하게 만들었다. 제작발표회에서 보인 배우들의 자신감을 눈으로 확인하는 순간이었다. 올 초 대박을 친 ‘SKY캐슬’의 성공이 오버랩 될 만큼 흥행에 대한 예감은 좋다.
‘우아한 가’는 방송 사상 최초로 물밑에서 은밀히 재벌 일가의 사건사고를 수습하는 자들, 일명 ‘오너리스크 팀’이 그려진다는 점에서 기대감을 더하고 있다.
21일 MBN 새 수목드라마 ‘우아한 가(家)’(극본 권민수/연출 한철수 육정용)가 첫방송된 가운데, 웰메이드 미스터리 멜로 드라마 탄생을 알렸다.
임수향, 이장우는 8년 만에 만나 안정적인 호흡을 이뤘다. 배종옥은 명불허전 연기력을 선보이며 드라마의 몰입감을 높였다. 임수향의 아름답고 불량한 매력, 이장우의 정극과 코미디를 오가는 마성의 연기, 배종옥의 카리스마와 연륜은 한 시도 눈을 뗄 수 없게 했다.
이날 방송에서는 비밀을 품은 채 15년 만에 한국으로 돌아온 모석희(임수향), 변두리 변호사 허윤도(이장우), 냉혹한 오너리스크 관리팀 TOP의 세계를 이끄는 한제국(배종옥)이 첫 번째 기싸움을 벌이는 아슬아슬한 장면이 펼쳐졌다.
극중 모석희는 MC그룹 명예회장이자 할아버지인 왕회장(전국환)이 위독하다는 의문의 문자를 받고 15년 만에 TOP의 감시를 따돌린 채 한국 땅을 밟아 MC패밀리들 및 TOP을 경악하게 했던 상황. 하지만 사기꾼에게 걸려 차 사고를 내 경찰서에 가게 됐고, 우연히 사기꾼의 변호를 맡게 된 허윤도, 그리고 사건을 처리하러 귀신같이 찾아온 한제국과의 살벌한 만남이 시작됐다.
이때 허윤도는 한제국과 경호원들이 경찰서에서 나온 모석희를 억지로 차에 태워 끌고 가려고 하자 반사적으로 달려가 모석희를 보호했고, 덕분에 모석희는 15년 만에 할아버지 얼굴을 보는 기회를 얻었다. 모석희는 생면부지인 자신이 위험할까봐 밤늦게까지 곁을 지키는 허윤도의 뚝심과 보증금 걱정에 시달리면서도 TOP이 내민 거액을 받아들이지 않는 허윤도의 양심에 묘한 호감을 느꼈고, 이에 15년간 미국에서 조사했던 MC가문의 비밀을 파헤치고 자신에게 몰래 소식을 전한 조력자를 알아내기 위해 발 맞춰줄 사람으로 허윤도를 지목했다.
허윤도는 급작스러운 모석희의 제안에 당황하면서도 매일 식당을 하며 아픈 몸을 두드리는 아버지 허장수(박상면)의 등을 떠올리며 결국 TOP의 면접실로 향했다. 그 때 허윤도는 한제국이 MC그룹 공장에서 딸을 잃은 남자 김두만(김정팔)의 ‘자살 농성 사건’을 처리하기 위해 달래는 척 하다 끌어내려 건물 밖으로 내던지는 잔인한 ‘TOP의 방식’을 목격했고, 울부짖는 김두만의 모습을 보며 착잡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그 순간 지켜보던 모석희는 갑자기 밖으로 나가 지나가던 사람의 빵을 빼앗아 우걱우걱 씹어 먹고는, 무작정 주차되어있던 차를 몰아 보안요원들과 실랑이하던 김두만의 봉고차를 향해 질주했다. 이를 악문 모석희는 비어있던 김두만의 차를 확 받아버렸고, 당혹감에 사로잡힌 허윤도, 이글거리는 모석희의 눈빛에서 엔딩을 맞았다. 과연 왜 모석희는 난데없이 의도적인 차 사고를 내는 돌발 행동을 한 것인지, 호기심과 궁금증을 증폭시켰다.
전날 제작발표회에서 한철수 감독은 이 드라마의 관전포인트에 대해 “재벌 이야기 중에 탑이라는 ‘오너리스트 팀’의 이야기가 스토리의 30%를 차지한다”며 “재벌 일가들의 일탈된 행위나 일어날 수 있는 일들을 작가님이 다뤄주셨다. 그 부분이 나가면서 드라마의 차별점이 생길 거라고 생각한다. 장소 선정도 재벌가를 잘 표현할 수 있게 했다. 배종옥이 수장을 맡고 있는 탑 팀에 관전포인트를 두면 좋을 것 같다”고 짚었다.
대한민국 상위 0.001% 재벌가 밑바닥에 숨겨진 끔찍한 비극을 두고 이를 파헤치려는 자들, 이를
최근 ‘오너리스크’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높아진 분위기에서 재벌가 뒷이야기와 민낯은 새롭고도 신선한 드라마가 될 것임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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