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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어느 때보다 장르별 크고 작은 영화들이 끝없이 개봉하는 여름 극장가. 흥행 수확은 기대에 못 미치고 있지만 두 여배우의 재발견만은 제대로다. ‘소녀시대’ 혹은 ‘TV 연기돌’의 이미지를 완전히 벗은 임윤아, 그리고 데뷔 7년 만에 제대로 진가를 발휘한 서예지를 두고 하는 말이다.
지난 7월 31일 개봉한 ‘엑시트’(감독 이상근)는 집안의 철부지 막내인 청년 백수와 대학동아리 후배가 원인 모를 유독가스로 뒤덮인 도심을 탈출해야 하는 비상 상황을 그린 재난 탈출 액션 영화다. 조정석 윤아를 필두로 고두심, 박인환, 김지영 등이 가세했다.
특히 이번 영화로 생애 첫 스크린 주연을 꿰찬 임윤아는 ‘공조’에서 보여줬던 코믹한 일상 연기의 재능을 제대로 발휘하며 연기력을 인정받은 한편, 흥행 배우로도 우뚝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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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가 이 같은 결실을 맺기까지 쉬운 여정은 아니었다. 한류스타 소녀시대의 센터 멤버로 ‘연기돌’의 붐을 알린 그는 다수의 TV 드라마를 통해 연기력 논란 없이 무난히 경력을 쌓아오긴 했지만 ‘소녀시대’의 벽을 넘친 못했다. 오히려 굵직한 드라마의 주연을 다수 맡은 이력에 비해 배우로서의 존재감이나 대중의 신뢰는 다소 기대에 못 미치는 쪽에 가까웠다.
그러다 2017년 스크린 데뷔작 ‘공조’에서 임철령(현빈)을 짝사랑하는 백수 ‘민영’ 역을 맡아 짧지말 강렬한 코믹 연기로 기대감을 상승시켰고, 첫 주연을 맡은 ‘엑시트’에서는 주변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이를 뛰어 넘는 당찬 모습으로 당당히 반전을 꿰하는 성공했다. 몸을 사리지 않은 액션은 물론, 비주얼에 대한 욕심을 내려놓고 캐릭터에 올인 한 진정성과 열정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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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 7년 만의 인생 연기를 펼친 서예지의 활약 기대할 만하다. 얼마 전 막 개봉한 공포 영화 ‘암전’을 통해서다.
‘암전’은 8년째 공포 영화를 준비하던 신인 감독 ‘미정’(서예지 분)이 후배에게 지나친 잔혹함으로 인해 상영이 금지된 영화에 대해 듣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공포 마니아’ 김진원 감독의 상업 데뷔작이다.
미정은 괴소문에 휩싸인 상영 금지된 영화의 실체를 추적하던 중 이 영화의 감독인 재현(진선규 분)를 만나게 되지만 그는 이미 폐인이 된 상태. 재현은 영화에 대한 어떤 이야기도 해주지 않은 채 ‘그 영화는 잊어, 죽음보다 끔직한 인생 살기 싫으면’이라는 경고만 남기고 사라진다.
가장 무서운 공포물을 만들겠다는 꿈을 가진 두 영화 감독의 비틀린 열망을 전면에 내세워 ‘공포물은 개연성이 떨어진다’는 관념을 깨고 스토리에 공을 들였다. 단순히 공포감을 조성하기 위한 장치들을 최소화하고, 꿈을 이루고자 하는 주인공의 광기와 집착을 중심으로 예측불허의 서스펜스, 그리고 색다른 스릴을 입혔다.
특히 2013년 tvN 드라마 ‘감자별 2013QR3’로 데뷔, OCN ‘구해줘’로 주목 받은 서예지가 첫 상업영화 주연을 꿰차 놀라운 내공을 발산한다. 진선규와는 긴장감 넘치는 호흡으로 스릴 넘치는 케미를 완성하는 한편, 감정 연기부터 액션, 망가짐을 불사한 열연으로 ‘재발견’이라는 수식어가 아깝지 않은 다채로운 얼굴을 보여준다. 심지어 소름끼치는 귀신 소리까지 직접 소화해 변주의 끝을 과시한다.
개봉 날 5위로 첫 출발한 영화는 기대 만큼의 선전을 하진 못하고 있지만 이번 주말을 기점으로 관객의 입소문을 기대해야 할 듯하다. 아시아를 넘어 유럽 등 해외에 이미 선 판매 되는 등 높은 관심을 받고 있는 만큼 적은 예산 대비 알찬 질주도 기대할
특히 데뷔 이래 가장 강렬한 변신을 알린 서예지는 이 작품의 흥행 결과와는 별개로 업계에서 주목받는 여배우로 자리매김 할 것으로 보인다. 서예지는 오는 9월 범죄오락액션 ‘양자물리학’ 개봉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벌써부터 그녀의 차기작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kiki2022@mk.co.kr[ⓒ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