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 7년 만의 인생작이 될 게 분명하다. '배우 서예지'의 이름을 선명하게 각인 시킬, 공포영화 ‘암전’을 통해서다.
오늘(15일) 개봉하는 ‘암전’은 8년째 공포 영화를 준비하던 신인 감독 ‘미정’(서예지 분)이 후배에게 지나친 잔혹함으로 인해 상영이 금지된 영화에 대해 듣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공포 마니아’ 김진원 감독의 상업 데뷔작이다.
미정은 괴소문에 휩싸인 상영 금지된 영화의 실체를 추적하던 중 이 영화의 감독인 재현(진선규 분)를 만나게 되지만 그는 이미 폐인이 된 상태. 재현은 영화에 대한 어떤 이야기도 해주지 않은 채 ‘그 영화는 잊어, 죽음보다 끔직한 인생 살기 싫으면’이라는 경고만 남기고 사라진다.
'암전'은 가장 무서운 공포물을 만들겠다는 꿈을 가진 두 영화 감독의 비틀린 열망을 전면에 내세운 작품으로, ‘공포물은 개연성이 떨어진다’는 관념을 깨고 스토리에 공을 들였다. 단순히 공포감을 조성하기 위한 장치들을 최소화하고, 꿈을 이루고자 하는 주인공의 광기와 집착을 중심으로 예측불허의 서스펜스, 그리고 색다른 스릴을 입혔다.
“소재가 독특하고 캐릭터가 신선했어요. 리얼리티가 살아있고요. 기계적인 도움을 거의 받지 않고 배우들이 모든 걸 스스로 소화했고, 생동감 있게 담아내려고 거의 대역 없이 연기했기 때문에 대부분이 있는 그대로 담겼어요. 완성된 작품을 보니 고생했던 게 그대로 나와서 눈물도 많이 나더라고요. 그때 아픔이 기억나서 몸이 아파오는 것 같기도 했고요.(웃음) -서예지”
영화는 ‘충분히 그럴만한’ 주인공의 행동을 따라 높은 몰입도를 자랑한다. 다만 짜임새 있는 전반부에 비해 미스터리한 존재, 괴기스러운 소문, 섬뜩한 공포와 마주하는 중후반부 이후 급작스럽게 제 호흡을 잃어버린 채 공포물이라는 그릇에 맞지 않는, ‘열망에 대한 집착’이라는 주제 의식에 과도하게 치우쳐 스릴감을 산화시킨다. 회심의 한방을 노린 결말은 여운마저 삼키며 아쉬움을 남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암전'은 적은 예산을 활용해 ‘영화 속 영화’라는 독특한 구성과 세밀하게 신경 쓴 스토리 라인, 여기에 효율성 높은 공포를 입힌 연출력, 배우들의 연기력이 알차게 뭉
아시아를 넘어 유럽 등 해외에 이미 선 판매 되는 등 높은 관심을 받고 있는 만큼 ‘극장가 흥행 복병’으로 떠오를 수 있을지, 데뷔 이래 가장 완벽한 모습을 보여준 서예지는 이 작품으로 훨훨 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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