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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대전에 이어 이번엔 추석대전이다. 치열할수록 결국 ‘제 살 깎아 먹기’가 되진 않을지 우려되는, 또 한 번의 4파전이다.
올 추석에는 ‘타짜: 원 아이드 잭’(이하 ‘타짜3’)와 ‘코미디 장인’ 차승원의 복귀작 ‘힘을 내요, 미스터 리’, 마동석의 ‘나쁜녀석들: 더 무비’ 그리고 ‘양자물리학’까지 가세해 한국대작 빅4가 맞붙는다.
먼저 9월 11일에는 ‘타짜3’와 ‘힘을 내요, 미스터 리’, ‘나쁜녀석들: 더 무비’가 맞장 개봉하고, 한주 뒤인 19일 ‘양자물리학’이 가세할 전망이다.
치열한 홍보전에 비해 벌써 ‘엑시트VS사자’로 굳어진 예상보다 시시한 여름대전에 이은 더 큰 타격이 예상되는 추석대전.
지난해에도 추석을 앞두고 ‘안시성’과 ‘명당’ ‘협상’이 같은 날 개봉해 치열한 경쟁을 펼쳤지만 사실상 보전치기를 넘어 흥행 대열에 겨우 진입한 건 ‘안시성’ 한 편 뿐이었다. 오히려 비대한 몸집이 아닌 저마다의 개성과 완성도로 승부한 중저예산의 영화들이 기대 이상의 흥행 성적을 내면서 간신히 한국 영화의 자존심을 지켜냈다.
막대한 제작비로 인해 손익분기점 돌파 자체도 힘겨운 대작들이 짧은 연휴기간 경쟁적으로 맞붙어 얻는 건 득보단 실이 훨씬 많았던 사례.
올해에도 '스파이더맨: 파 프롬 홈'과 '라이온 킹' 등 외화 대작들을 피해 7월말과 8월초 한국영화 기대작들이 몰려서 개봉했지만 ‘나랏말싸미’와 ‘사자’는 일찌감치 손익분기점을 넘지 못한 채 순위 경쟁에서 밀려났고, ‘엑시트’와 ‘봉오동전투’가 엎치락뒤치락 치열한 경쟁 중이다.
두 영화의 박스오피스 순위와는 별개로 실질적인 수익이 얼마나 알찰지 이목이 집중되는 가운데 광복절을 전후로 ‘암전’ ‘광대들: 풍문조작단’ ‘변신’ 등 신작들이 줄줄이 개봉을 앞두고 있다. 외화 기대작 ‘분노의 질주: 홉스&쇼’가 출격한 뒤 28일에는 여름대전과 추석대전 틈새를 겨냥한 감성 영화 '유열의 음악앨범'도 개봉한다.
추석 이후에도 신작 러쉬는 계속된다. 대작 ‘장사리: 잊혀진 영웅들’도 비롯해 개천절과 한글날 연휴를 겨냥한 10월의 신작들도 잇따라 관객들을 만난다.
과도한 눈치 싸움에 결국엔 또 다시 한국영화끼리 맞붙게 된 셈이다. 똑똑하지 못한 대진표에 국내 영화계를 바라보는
디즈니의 벽을 이제야 겨우 허문 가운데 한국 영화의 반격은 계속될 수 있을 지, 다양한 메뉴 만큼 관객의 니즈를 충족시킬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kiki2022@mk.co.kr[ⓒ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