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무로 대세 호감 배우 유해진(50)의 귀환이다. 깊은 연기 내공으로 쌓아온 신뢰, 미친 존재감으로 오랜 기간 명품 감초로 활약해온 그가 원톱 주연의 성공적 데뷔에 이어 어느새 충무로의 ‘티켓 파워 0순위’ 배우로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그런 그가 스스로도 자랑스럽게 여긴 영화, 바로 ‘봉오동 전투’의 출격이다.
유해진이 대작 ‘봉오동 전투’을 통해 1920년 대한독립군으로 돌아왔다. 일제의 핍박 속에서도 우리의 말을 잊지 않기 위한 투쟁을 그린 ‘말모이’ 이후 7개월 만이다.
최근 ’택시운전사’(2017), ’1987’(2017) 등 유독 근현대사의 굴곡을 그린 작품에 연이어 출연해온 그는 자신을 이끄는 어떤 ‘의미’에 책임감을 느끼며 이 같은 선택을 하게 됐다고.
매 작품마다 진정성 있는 연기로 신뢰를 쌓은 그가 그 어느 때보다 더 큰 사명감을 느끼며 선택한 영화, 나라를 빼앗기고 절망으로 점철된 시기, 그러나 그 아픔보다 그것을 이겨낸 위대한 정신을 더 분명하게 기억해야함을 자각하는 시작점이 될 것이라는, 바로 ‘봉오동 전투’란다.
“그 어느 때보다 무거운 책임감이 저를 이끌었어요. 우리 영화가 비상업적이진 않지만, 분명 그 이상의 의미를 지녔으니까요. 꼭 기억하고 알려야 할 이야기, 위대한 역사의 첫 영화화에 당연히 함께 하고 싶었죠.”
여전히 그 시대의 무엇을 떠올리든 분노하고 가슴이 미어질 수밖에 없는 피해의, 지배의, 굴욕의 일제강점기. 영화 속에는 그럼에도 그 잔혹한 슬픔 속에서도 결코 굽히지 않았던 민족의 뜻과 정신이 우직하게 담겨 있다. 그리고 비로소 그 저항의 꽃을 피운 날, 그 자랑스러운 첫 승리를 웃음과 함께 전한다.
그리고 유해진은 그 역할을 완벽하게 소화해낸다. 웃음도, 감동도, 긴박한 액션도 가장 앞장서 이끌며 깊은 내공의 완급조절을 보여준다. 특유의 인간미 가득한 매력에 맹렬한 전사의 카리스마를 입혀 이전보다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영화의 주제를 관통하는 명대사들 역시 그의 몫.
당시 봉오동에는 밟고 살 땅, 농사지을 땅, 죽어서 묻힐 땅을 찾겠다고 몰려든 전국의 이름 모를 독립군들로 가득했다. 어제 농사를 짓던 인물이 오늘 독립군이 돼 이름 모를 영웅으로 살아간 시간, 유해진은 그런 시간 속에서도 웃음과 희망 우정을 잃지 않은 숨은 이들의 상징으로 분해 134분간 다채로운 연기를 펼친다. 류준열 조우진과의 각각 다른 찰떡 케미는 또 어떻고.
“당시 목숨을 건 독립군들의 고뇌와 희생정신을 감히 어떻게 헤아릴 수 있겠어요? 다만 어떤 의미로든 그 분들을 더 깊이 새기고 기억하자는 마음으로 만들었기 때문에 그 진심이 닿는다면 우리나라에 대한 소중함을 함께 느끼실 수 있을 거라 믿어요. ‘아픈 역사를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을 담고자 했던 감독의 진심에 제가 보탬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영화에 대한 평가와는 별개로 유해진의 존재감은 이번에도 단연 최고다. 경쟁작 ‘엑시트’의 독주에도 국내 대작 ‘사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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