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우계 슈퍼스타 故박일, 오늘(2일) 발인…추모 물결 계속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한현정 기자]
스타 성우 박일이 영원히 떠난다. 고인의 발인은 오늘(2일) 오전 8시 15분이다.
‘CSI: 과학수사대’ 길 그리섬 반장, ‘토이 스토리’ 시리즈의 버즈 라이트로 널리 알려진 성우 박일이 지난 31일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났다. 고인은 평소 특별한 지병을 앓고 있지는 않았다. 유족에 따르면 수면 중 조용히 별세했다. 향년 69세.
박일은 1967년 TBC 3기 공채 성우로 데뷔한 뒤 1970년부터 MBC 성우극회 소속 4기로 활동을 이어나갔다.
생전 타의 추종을 불허한 다양한 외화 더빙으로 유명세를 떨친 그는 유명 외화에서 클린트 이스트우드, 말론 브란도, 알랭 드롱, 로버트 레드퍼드 등 명배우들의 목소리 연기를 맡아왔다.
국내 영화팬들에게는 디즈니 애니메이션 ‘토이스토리’ 시리즈의 버즈 목소리, 미국드라마 ‘CSI’ 시리즈 속 길 그리섬 반장 목소리로 특히 친숙하다. 최근 개봉작 ‘토이 스토리 4’까지 버즈 라이트이어 역할로 활약했지만 그것이 마지막 유작이 됐다.
고인의 별세 소식에 성우계는 슬픔에 빠졌다. 정재헌은 “박일 선생님께서 별세하셨다. 건강하게 전날까지도 일하셨다고 하기에 더욱 황망하기 이를 데가 없디”며 “50년간 많은 사람들의 가슴에 오래도록 남을 수많은 연기를 들려주신 선생님의 명복을 함께 빌어주시면 감사하겠다"며 추모했다.
김디도(김중원)도 “처음 성우의 길을 열어주신 제 첫 스승님이자, 아버지와도 같던 박일 선생님"이라며 "스승의 날에 연락 드릴 때면 ’띠도’ 하며 반갑게 받아주시고, 제 결혼식 때 주례도 부탁드린다고 했을 때도 환하게 웃으시며, 좋다고 해주셔서 늘 곁에 계실 줄 알았다. 너무 보고 싶다"고 추억했다.
이용신은 "박일 선배님…제가 어려서부터 기억하고 있던 멋진 그 목소리… 더 이상 들을 수는 없지만, 선배님의 캐릭터로 역할로 사람들의 기억 속에 그 목소리는 영원히 살아 있을 거예요. 좋은 곳에서 평안히 행복하셔요"라는 추모글을 트위터에 게시했다.
김보나는 "우리의 영원한 버즈, 박일 선생님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라고, 조현정은 "비가 이토록 서럽게 내리네요. 박일 선생님 편히 쉬세요"라고 썼다. 이 외에도 동료 후배들의 끝없는 추모가 이어졌다.
한편, 고인은 MBC 라디오 연기대상, MBC 방송연기대상 성우 부문, 외화 더빙 주연상, SBS 제1회 외화 더빙스타상, 경인TV 남자성우 연기대상, 21세기 한국인상, 제2회 한중일 문화예술대상, 제21회 한국PD대상 라디오성우 부문 출연자상, MBC 방송연예대상 라디오 특별상 등 다수의 상을 받았다. 지난 2013년에는 제4회 대한민국 대중문화예술상 국무총리 표창을 받기도 했다.
kiki2022@mk.co.kr[ⓒ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