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끝났다고 생각하는 순간, 진짜가 시작된다.’
내일 따위 없는 그가 온다. 죽음을 앞둔 막장 교수의 진짜 수업, 삶의 의미를 웃프고도 기막힌 코미디로 전하는 영화, ‘수상한 교수’(감독 웨인 로버츠)다.
상위 1%의 삶을 누리던 대학교수 ‘리차드’. 시한부 선고를 받게 된 그는 남은 인생의 단 1초도 허비하지 않고 재미있게 살겠다고 다짐한다. 갑작스러운 시한부 선고, 직장 상사와 바람난 아내, 딸의 충격적인 커밍아웃, 학생들의 엉망진창 태도까지. 인생 역대 최악의 상황을 맞은 그이지만 좌절하기 보단 쿨하고 시니컬하게, 세련되게 위기를 모면키로 결심한 것.
규칙도 버리고 간섭도 버리고 진짜 삶이 뭔지 알려주는 수업을 시작한 리차드는 학생들을 데리고 잔디밭에 누워 담배를 피우며 수업을 하기도 하고, 호프집에서 함께 맥주를 마시기도 한다. 지금을 즐기라는 현실 조언과 감정을 숨기지 않는 사이다 발언, 여기에 따뜻한 진심을 담아 점차 학생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일차원적인 신파적 요소도 없다. 그럼에도 감정을 움직이는 힘은 새롭고 고난을 극복해 가는 과정은 흥미롭다. ‘리차드’를 통해 ‘인생이란 단 한 번 사는 것’이라는 단순한 진리를 다시금 상기시키게 된다. 인생의 일부인 죽음까지도 절대 우울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까지도.
코미디물임에도 불구하고 모든 시간을 누릴 수 없다는 것, 원하는 것을 추구했는지 작별해야 할 것들이 있는지 행복해지기 위해 포기하면 안 되는 게 무엇인지를 생각하게 만든다. 무엇보다 삶 그 자체를 즐겨야 한다는 것을 상기시켜 주는, 시원하게 웃으면서도 웃을 수만은 없는 깊이 감을 적절한 수위로 담아냈다.
다만 그들이 말하는 ‘쿨함’의 표면은 우리 정서와는 상당 부분 거리감이 있다. 영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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