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아야 할 역사”…‘녹두꽃’ 조정석의 #한일관계 #동학농민운동 [M+인터뷰①]

↑ 배우 조정석이 최근 MBN스타와 만나 SBS 드라마 ‘녹두꽃’과 관련해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잼엔터테인먼트

‘녹두꽃’이 동학농민운동을 깊이 있게 다루며 호평을 얻었다. 배우 조정석은 자신이 생각하는 ‘녹두꽃’의 의미와 더불어 현 사회에 관한 생각을 솔직하게 털어놨다.

최근 종영한 SBS 금토드라마 ‘녹두꽃’은 1894년 동학농민혁명의 소용돌이 속에서 농민군과 토벌대로 갈라져 싸워야 했던 이복형제의 파란만장한 휴먼스토리를 그린 드라마다.

조정석은 극 중 백이강 역을 맡았다. 백이강은 동학군 별동대장이며 후퇴를 모르고 앞을 향해 나아가는 인물이다. 조정석은 “드라마 결말에 만족한다. 나레이션을 통해 운동의 시초가 되는 대사도 만족스럽고 백범 김구 선생님도 만났다”라며 “‘녹두꽃’이 어떤 의미라는 걸 알기 때문에 한마음, 한뜻으로 촬영에 임했다”고 종영 소감을 전했다.

역사 드라마가 조심스러운 이유는 왜곡 논란 때문이다. 정확하지 않은 기록과 숨겨진 기록이 많아서 신중하게 고증해야 한다. 일각에서는 이런 왜곡 논란에 대해 ‘드라마가 다큐멘터리냐’라며 민감한 반응을 보인다고 질책한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역사는 상처의 역사인 점, 과거의 일로 피해자가 많은 점을 미루어 보아 드라마, 영화의 상상이 잘못된 고증으로 이어나가는 건 막아야만 하는 일이다.

↑ 배우 조정석이 최근 MBN스타와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잼엔터테인먼트

‘녹두꽃’은 특히 신중해야 하는 드라마 중 하나였다. 메인 주제로 다루고 있는 동학농민운동은 기록이 많지 않다. 또한 동학농민운동 자체가 잔인하게 진압된 과정도 있기 때문에 왜곡된 부분도 존재했다. 이에 제작진뿐만 아니라 연기하는 배우들도 잘해야 한다는 부담을 가졌을 것이다.

“생각보다 부담은 없었다. 동학농민운동을 다룬 작품은 많이 없었다. 내 기억에 남는 것도 존재하지 않았다. 또, 동학농민운동은 사실 우리나라의 중대한 역사이지 않나. 그런데 내 기억 속에서 배운 건 녹두 장군 전봉준 정도였다. 이런 소재를 다루고, 소시민의 일상을 그린 다는 것에 대해 매력을 느꼈다.”

백이강은 극 중 메시지를 전달하는 역할이었다. 강단에 서서 연설하기도 하고 전봉준을 만나 뜻깊은 말을 전했다. 조정석은 인터뷰 내내 ‘하늘이 있으면 땅이 있고 위가 있으면 아래도 있는 법이다. 사람은 다 귀하다’는 등 대사를 읊으며 촬영 당시를 회상했다.

“이치 있는 말을 일리 있게 전한 것 같다. 사실 이런 장면(중요한 대사가 있는 장면)은 부담이 될 법 하지만 난 부담을 느끼지 않았다. 역할을 위해 적응하는 시간조차 필요하지 않았다. 자연스럽게 그 지점까지 갔다. 깊이 몰입해 울컥하는 경우도 있었다.”

‘녹두꽃’은 우려했던 왜곡 논란 없이 호평을 받으며 마무리됐다. 특히 일본 불매운동과 민감한 한일관계 등 시기적인 상황과 ‘녹두꽃’이 맞물리며 시청자들의 역사의식을 고취 시켰다.

↑ 배우 조정석이 최근 MBN스타와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잼엔터테인먼트

“사실 이런 건 (사회적 문제는) 조심스럽다. 그러나 모든 걸 다 생각했다면 이 드라마에 출연하지 않았을 것이다. 난 알아야 할 것을 알아야 하고 미루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보기 힘들다고 피하는 건 아니다. 아까 얘기했듯이 난 전봉준이 동학농민 운동의 끝이었다. 그러나 이번 드라마를 하면서 전주 화약이 사용되는 과정, 어떻게 전봉준 장군이 싸우는지 등을 알게 됐다. 어떤 드라마를 보고 역사를 알고, 그 후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는 각자마다 다르다. 난 이번 드라마를 통해 깨달음과 교훈을 얻었다.”

조정석은 자신이 느낀 깨달음과 교훈을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그는 배우 김상호의 대사를 예시로 들며 모든 일에 느끼는 점은 다르겠지만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판단을 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어떤 문제에 맞다, 틀리다라고 얘기할 수 있고 느끼는 건 다르다. 하지만 합리적으로 이성적으로 판단하는 게 중요하다. 감성적으로 흔들리면 안 된다. 김상호가 극 중에서 ‘동학의 인두천 사상에는 동의하지 못하지만, 내 나라가 망가지는 건 참을 수 없다’라고 말한다. 이 말이 맞는 말이다. 내 신념을 지켜야 한다.”

MBN스타 대중문화부 안윤지 기자 gnpsk13@mkculture.com

(인터뷰②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