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랏말싸미' 송강호가 기존의 선입견을 깬 새로운 세종을 보여준다.
지금까지 영화와 드라마를 통해 수없이 극화된 ‘세종대왕’은 백성을 사랑하는 애민정신이 투철한 임금, 한글 창제라는 위대한 업적을 남긴 위인이었지만 영화 '나랏말싸미'(감독 조철현)에서는 그의 위대함보다 이면의 인간적인 면모에 집중하며 깊은 울림을 선사한다.
모든 백성이 읽고 쓸 수 있는 새 문자를 만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세종’(송강호)은 왕권 강화를 견제하는 유신들의 압박에 끊임없이 시달린다.
특히 유교의 나라 조선에서 스님 ‘신미’(박해일)와 함께 훈민정음을 창제하려는 ‘세종’의 앞을 끊임없이 가로막는 유신들의 날카로운 견제에 고민하고 그들을 설득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세종’의 모습은 그 역시, 우리와 똑같이 좌절하고 고뇌하는 평범한 인간이었음을 보여준다.
또 평생 뜻을 같이한 반려자인 ‘소헌왕후’(전미선)를 대하는 ‘세종’을 지켜보는 과정은 또 다른 재미를 선사한다. 신하들과의 첨예한 힘겨루기와 끝이 보이지 않는 한글 창제 과정에서 겪는 고충을 토로하다가도, 술 한잔을 하기 위해 아내의 눈치를 보는 ‘세종’의 모습은 애틋함과 친근함을 더하며 훈훈한 미소를 자아낸다.
마지막으로, 모든 백성이 쉽게 배우고 쓸 수 있는 새 문자라는 필생의 과업을 위해 당시 금기되었던 불교를 진리로 받드는 스님 ‘신미’와 협업하는 모습은 ‘세종’의 유연성과 포용력, 호방함을 보여준다.
‘세종’을 연기한 송강호는 “보이지 않는 이미지 속에 갇혀 있는 세종대왕이라는 위대한 성군에 대한 기존의 모습을 깨트리고 새롭게 만들어간다는 마음으로 임했던 것 같다”고 밝혔다. 7월 24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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