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혜선이 소설 ‘눈물은 하트 모양’ 출간을 기념해 MBN스타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HB엔터테인먼트 |
배우가 아닌 작가로서 컴백 했다. 지난 2009년 ‘탱고’와 2012년 ‘복숭아 나무’ 이후 오랜만에 소설로 돌아온 구혜선은 쑥스러운 듯 미소를 지으며 약 10년 만에 책을 출간한 소감을 밝혔다.
“전에도 썼지만 정말 오랜만에 쓰는 거라 새로웠어요. 새로운 직업을 택한 것처럼 새롭고 설레는 기분이에요.”
이번에 출간된 ‘눈물은 하트 모양’은 구혜선이 처음 영화로 제작하기 위해 썼던 시나리오였다. 정성을 들여 작업했던 작품을 소설화시키며 남편 안재현에게도 보여줬고, 결혼 후 아내가 쓴 연애 소설에 대해 그는 “독특하다”라는 감상평을 남겼다고 한다.
“‘눈물은 하트 모양’이 원래는 시나리오였어요. 남편도 보고 재밌어하고 과거 얘기를 다 나누는 관계라 이게 누구다, 누구랑 만났을 때라고 다 얘기했었거든요. 소설로 나온다고 하니 ‘그때 읽었잖아’라고 말하면서도 다 읽어줬어요.(웃음) 감상평은 독특하다고 하더라고요. 책이 여자 캐릭터가 독특해서 전체적으로 독립 영화를 본 것 같다고 말했었어요.”
듣기만 해도 설렘 가득하고 예쁜 제목인 ‘눈물은 하트 모양’은 구혜선이 처음 생각했던 제목과 책 안에 담긴 스토리와는 너무 다른 느낌이었다. 기존에 생각했던 제목 대신 ‘눈물은 하트 모양’으로 책을 출간하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원래 제목은 ‘소주의 상식’이에요. 출판사에서 투표를 해서 ‘눈물은 하트 모양’이 1번으로 제일 많이 표가 나왔다고 하더라고요. 의견을 따라서 변경하게 됐어요. 10대, 20대가 읽었으면 좋겠는데 ‘소주의 상식’이라고 하면 20대가 안 읽을 것 같아서 예쁜 제목으로 지으셨다고 하셨어요.”
‘눈물은 하트 모양’ 속 여자 주인공과 남자 주인공은 이름부터 독특하다. 특히 여자주인공이자 구혜선의 실제 연애담이 스며들어 탄생한 소주는 그 이름을 짓게 된 계기도 단순하면서도 특별했다.
“소주라는 이름을 제가 실연당하고 소주를 하도 많이 먹다가 짓게 된 이름이에요. 상식이는 어쩌다가 떠올랐고 소주와 상식이라는 문장에 꽂혔을 때였어요. 여자는 소주고 남자는 상식이면 재밌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 구혜선이 소설 ‘눈물은 하트 모양’ 출간을 기념해 MBN스타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HB엔터테인먼트 |
“제가 처음에 첫사랑과 이별했을 때 그 사람을 이해하려고 노력했거든요. ‘바람도 필 수도 있지, 떠날 수 있지, 사람인데 그럴 수 있지’라고 생각했어요. 그런 철학을 가진 여자를 만들어서 내가 상처받지 않으려고 했던 생각이나 캐릭터를 만들 때 저를 투영해서 썼어요.”
구혜선은 결혼 전, 20대 시절 연애에 대해 “정말 많이 했다”라며 거침없이 솔직한 답을 내놓았다. 여러 번의 연애 끝에 많은 것을 배우고 느꼈던 구혜선이 생각하는 연애는 상대방을 이해하는 시간이었다.
“저는 연애를 하며 인생을 배웠어요. 좋은 일도 많았고 상처받는 일도 많았는데 한 인간의 본질을 들여다 보는 것 같아요. 뭔가 그냥 친구랑은 알 수 없는 깊이 있는 관계가 됐거든요. 한 인간에 대해 정말 발가벗겨진 모습까지 볼 수 있는 것 같더라고요. 그렇게 지나고 나면 처음에 연애는 판타지였다가 인간에 대한 것에 이해하기 시작하는 게 연애인 것 같아요.”
연애 경험이 있어서일까, 구혜선은 끝없는 영감과 경험을 바탕으로 다양한 예술 분야를 섭렵하고 있다. 직접 시나리오를 쓰고 연출까지 맡는 영화 감독부터 작사, 작곡한 음악과 구혜선만의 감각을 담은 그림까지 모든 분야에서 작업을 시작할 수 있는 이유 중에
“저는 항상 실연을 당한 다음에 시나리오를 작업했어요. 그때 연애가 끝나고 나서 뭔가 일러바칠 때가 필요해서 소설을 썼던 것 같아요. 제가 작업하는 것들이 저한테는 꼭 영화나 음반이 아니어도 되지 않을까, 소설로도 가능하지 않을까 해서 다시 작업하게 됐어요.”
MBN스타 대중문화부 오서린 기자 dgill152@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