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선배이지만 미선 씨는 참 누님 같았어요. 언제 봐도 따뜻하고 푸근한, 누구든 금세 편안하게 만들어주는 그런 사람이죠.”
생전 마지막 영화 ‘나랏말싸미’를 함께 한 송강호는 그녀에 대해 이 같이 말했다. 박해일 역시 “16년 만에 만났지만 모든 게 그대로였다. 편안함과 따뜻함 그리고 배려심까지”라며 반가움을 감추지 못했고, 강부자는 “친딸 보다 더 친딸 같다. 속은 깊지만 열정을 뜨겁고 심성은 아주 따뜻한 사람”이라며 매번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남편인 박상훈 촬영 감독은 “평생 존경하는 연기자였다”고, 함께 연기했던 많은 후배들이 입을 모아 “깊이 있는 연기만큼 따뜻한 선배”라고 엄지를 치켜세웠던, 좋은 배우 그리고 더 좋은 사람 故전미선(49)이다.
29일 갑작스러운 비보가 전해졌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환한 미소로 공식 석상에 섰던 전미선의 사망 소식이었다.
전미선의 소속사 보아스엔터테인먼트는 “전미선이 올해 나이 50세로 운명을 달리했다. 평소 우울증으로 치료를 받았으나 슬픈 소식을 전하게 됐다”며 거짓말이길 바랬던 비보를 공식화했다.
고인은 이날 오전 전북 전주의 한 호텔 객실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매니저의 신고로 출동한 경찰은 객실 화장실에 쓰러져 있는 전미선을 발견, 곧바로 병원으로 옮겼지만 이미 사망한 상태로 알려졌다. 갑작스러운 소식에 달려온 유가족은 비통에 빠진 채 고인의 곁을 지키고 있는 상태다.
연극 ‘친정엄마와 2박 3일’에 출연 중이었던 고인은 이날부터 30일까지 전북대학교 삼성문화회관에서 열리는 공연을 위해 전주에 체류하고 있었지만 결국 우리의 곁을 영영 떠나버렸다.
1989년 드라마 ‘토지’로 데뷔, 드라마 ‘태조왕건’, ‘야인시대’, ‘황진이’, ‘에덴의 동쪽’과 영화 '8월의 크리스마스' ,'번지점프를 하다'와 '살인의 추억', '마더', '숨바꼭질' 등에 출연하며 활발히 연기 활동을 펼친 그는 평소 울림 있는 연기만큼 남다른 성품과 바른 인성으로 동료들의 깊은 신뢰를 얻어왔다.
그런 그의 비극적인 소식에 가족들은 물론 동료, 관계자, 팬들 역시 슬픔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비록 고인의 육체는 우리의 곁을 떠났지만, 그의 온기를 가득 품은 많은 작품들만이 유일한 위안이 될
한편, 그의 사망 비보로 이날 낮 공연은 취소됐으며, 다음 달 24일 개봉하는 전미선 송강호 박해일 주연의 ‘나랏말싸미’는 고인 없이 대중과 만날 전망이다. 9월 방송하는 KBS 2TV 드라마 ‘조선로코-녹두전’ 역시 일정 변동이 불가피해진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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