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봄밤’ 시청률 1위 사진=MBC |
지난달 8일 MBC 측은 “지난 5월 2일 편성전략회의, 7일 본 계열사 편성책임자회의를 잇따라 열고 평일 밤 드라마 편성 시각을 기존 오후 10시에서 오후 9시로 이동하기로 최종 확정했다”고 밝혔다.
이유로는 시청자 라이프 스타일과 적자 상황을 꼽았다. MBC 측은 “노동시간 단축과 시청자의 라이프 스타일 변화를 반영한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드라마 시장은 월화 밤 10시대 5개, 수목 밤 10시대 4개 프로그램이 혈투를 벌이며, 한 두 작품만 겨우 제작비를 회수할 수 있는 상황으로 알려졌다”고 덧붙였다.
MBC가 올해 상반기 드라마가 부진한 성적을 냈던 건 사실이었다. 가장 대작임과 동시에 배우 주지훈의 출연으로 이목을 끌었던 드라마 ‘아이템’만 하더라도 결국 3~4%대(닐슨코리아 기준) 시청률을 벗어나지 못하면서 막을 내렸다. ‘왔다 장보리’로 얼굴을 알린 배우 이유리가 다시 MBC로 돌아오며 주목을 받았던 ‘봄이 오나 봄’ 또한 최고 시청률이 5.3%였을 정도로 저조한 성적을 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MBC는 긴 명맥을 이어오던 10시 드라마를 9시 드라마로 변경하며 파격 편성을 추진했다.
↑ ‘검법남녀2’ 1위 사진=MBC |
일단은 성공했다. ‘봄밤’은 MBC 2019년 상반기 평균 시청률이었던 3~4%대에서 벗어나 7%까지 오르며 수목드라마 시청률 1위를 거머쥐었다. ‘검법남녀2’ 또한 KBS2 ‘퍼퓸’을 제치고 시청률 8%를 기록하며 1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이런 성공이 과연 편성만으로 이뤄진 결과인지 고민할 필요가 있다.
‘봄밤’은 애초부터 검증된 작품이었다. 드라마 ‘하얀거탑’ ‘밀회’ ‘풍문으로 들었소’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 등을 연출한 안판석 감독과 JTBC ‘밥 잘 사주는 누나’의 제작진, 배우 정해인과 한지민이 모인 작품이 바로 ‘봄밤’이다. 이는 시작 전부터 모두의 관심을 받았고, 1회부터 엄청난 이목을 끌었다. ‘검법남녀2’도 마찬가지다. 이미 ‘검법남녀’는 시즌 1에서 성공한, 검증된 콘텐츠였고 현재도 시즌3를 제작해달라는 요청이 쏟아지고 있다.
이를 미루어 봤을 때 편성만으로 시청률 왕좌를 거머쥔 건 섣부른 판단이다. MBC의 9시 편성의 포문을 연 콘텐츠가
MBC는 ‘일단’ 좋은 성적으로 9시 드라마 시대를 열었다. 이런 분위기가 앞으로도 이어질 것인지, 또 MBC의 도전이 각 방송사에 어떤 방향을 불러 일으킬지 주목해볼만 하다.
MBN스타 대중문화부 안윤지 기자 gnpsk13@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