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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선균은 봉준호 감독의 패키지 여행 `기생충`에 참여해 영광이었다고 밝혔다. 제공|CJ엔터테인먼트 |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양소영 기자]
배우 이선균(44)은 동경하던 봉준호 감독의 ‘패키지여행’에 즐겁게 참여했다. 낯선 경험이었지만, 행복했다는 그는 앞으로도 ‘열일’하겠다고 말했다.
이선균은 지난달 열린 ‘제72회 칸 국제영화제’에서 한국영화 최초로 황금종려상을 받은 영화 ‘기생충’(감독 봉준호)에서 박 사장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기생충’은 전원 백수인 기택네 장남 기우(최우식 분)가 가족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으며 박사장(이선균 분)네 과외선생 면접을 보러 가면서 시작되는 예기치 않은 사건을 따라가는 이야기를 담았다.
이선균은 tvN 드라마 ‘나의 아저씨’ 촬영 후 ‘기생충’ 촬영에 합류했다. 그는 ‘피라미드의 정점’에 있는 박 사장을 연기한 소감을 묻자 “‘나의 아저씨’를 촬영하며 6개월 동안 아저씨로 있다가 연기하려니 이질감이 느껴져서 내 옷 같지 않은 우려가 있었다. 과연 어울릴까 싶었다. 큰 부자 역을 많이 안 해봤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또한 이선균은 “매번 이야기하지만 존경해온 작품의 주인공들과 함께해서 꿈만 같았다”며 봉준호 감독과 배우 송강호와 작업한 것이 무척 좋았다고 말했다. 이어 “모든 배우들이 봉준호 감독과 작업하고 싶은 바람이 있다. 내게 이런 기회가 주어져서 행복했다. 그런 기회가 쉽게 오는 게 아니지 않나. 그래서 좋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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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생충' 이선균이 송강호에 대한 존경심을 드러냈다. 제공|CJ엔터테인먼트 |
영화 ‘지리멸렬’(1994)을 보고 봉준호 감독을 좋아하게 됐다는 이선균은 “항상 동경의 대상이었다. ‘플란다스의 개’ ‘살인의 추억’ 등 다 좋아한 작품이다. 감독님의 네임밸류에 주눅 들지 않을까 걱정했다. 그런데 감독님이 권위 의식이 없고 편하게 대해줬다. 모든 배우와 스태프들이 감독님을 좋아하고 존경하고 있다. 작업해서 행복했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봉테일(봉준호 감독+디테일)’이라는 별명으로 불리고 있는 봉준호 감독과 작업은 이선균에게 낯설지만, 신기한 경험이었다. “모든 게 대본에 잘 표현되어 있었다”고 밝힌 이선균은 ‘기생충’ 작업이 봉준호 감독의 ‘패키지여행’에 참여한 기분이었다고 말했다.
이선균은 “반박할 여지 없는 가이드였다. 감독님은 명확한 그림을 갖고 있다. 배우 중에는 현장에서 움직여보고 그 안에서 뭔가를 찾는 사람도 있다. 나도 그런 편이다. 그런데 이번에는 감독님이 명확한 콘티가 있었고, 이런 작업이 처음이라 낯설기도 했다. 하다 보니 현장이 앞으로 어떻게 진행될 거라는 생각이 들었고 효율적이다 싶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감독님 머리 안에 템포와 리듬이 있었다. 감독님을 믿고 현장에서 편하게 연기했다. 100% 이상의 신뢰를 갖고 해서 좋았다”고 털어놨다.
“‘기생충’은 심플하면서도 다양한 장르가 있는 가족 희비극이에요. 가족을 이야기하지만, 사회를 이야기하죠. 굉장히 웃기지만 비극적이고 쾌감을 주고요. 영화를 보니까 그것들이 입체적으로 담겨있어서 관객으로서 좋았어요. 처음 볼 때는 상황적 코미디가 있고, 두 번째 보니까 기우에게 이입이 되면서 먹먹했죠. 계획이라는 단어도 크게 와닿았어요. 처음엔 내 연기 위주로 보니까 계획이라는 단어가 그렇게 많은 줄 몰랐어요. 처음에는 웃으면서 봤는데 점점 마음이 아프더라고요. 이게 다 감독님의 계획이구나 싶었죠.(웃음)”
봉준호 감독 뿐만 아니었다. 배우 송강호와 연기하면서 이선균은 “기분 좋은 떨림이 있었다. 드디어 선배님과 연기를 하는구나 싶었다. 잘 받아주시고, 정말 후배들을 편하게 대해줘서 좋았다”며 “매일 같이 밥 먹고 출근하고 그랬다. 강호 형이 판을 깔아줬다. (최)우식이도 귀여웠다. 챙겨줘야 할 것만 같은 친구다. 다들 가족처럼 지냈다. 저희는 패키지 여행한 것 같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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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선균은 지금을 즐기며 후회 없이 일하고 싶다고 말했다. 제공|CJ엔터테인먼트 |
극 중 부부로 나온 이선균, 조여정의 애정신이 등장한다. 이선균은 “박 사장의 천박한 이중성이 보이는 장면이라 그것에 집중해서 연기했다. 어떻게 천박하게 보일까 하고 연기했다”고 말했다. 아내이자 배우인 전혜진의 반응을 묻자 이선균은 “별다른 말이 없었다”며 “아내가 영화는 봤다. 재미있게 본 것 같더라”고 답했다.
평소 이선균은 어떤 아빠일까. 그는 “아이들이랑 놀아주고 축구하고 집에 있으면 학교 버스 타는 데까지 데려다준다. 숙제는 도와주고 싶어도 우리 때와 너무 다르다. 와이프가 많이 하는 편이다. 저는 몸으로 같이 놀아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이들이 크면 아빠가 칸 영화제에 갔다 왔다고 하면 신기해하지 않을까 싶다. 저도 굉장히 벅찼다. 칸에서 반응이 좋아서 좋았다”며 미소지었다.
‘기생충’은 손익분기점 370만을 일찌감치 넘어 흥행 중이다. 그는 ‘흥행 배우’라는 말에 “겪어보지 못했던 일이다. 개인적인 목표가 BP(손익분기점)였다. 넘어서 안심된다. 다행이다. 칸 영화제 다녀온 것도 마케팅 적으로 도움이 됐다. (황금종려상) 수상도 영화제 경사니까 많이 축하해주셨다. 감사했다”고 인사했다.
드라마와 영화를 넘나들며 활약 중인 이선균은 당분간 ‘열일’을 이어나갈 예정이다. 영화 ‘킹메이커 선거판의 여우’을 촬영 중인 그는 지금을 후회 없이 즐기겠노라고 했다.
“편하게 쉬면서 충전하는 배우도 있는데 그런 걸 못해요. 결과를 떠나서 일은 안 하면 게을러지지 않나요. 꾸준히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열일’하고 있죠. 저도 연기에 대한 두려움이 있죠. 모든 게
skyb1842@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