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송강호가 MBN스타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CJ엔터테인먼트 |
‘기생충’은 전원 백수인 기택(송강호 분)네 장남 기우(최우식 분)가 고액 과외 면접을 위해 박 사장네(이선균 분) 집에 발을 들이면서 시작된 두 가족의 만남이 걷잡을 수 없는 사건으로 번져가는 이야기를 담은 영화로, 제72회 칸 국제영화제 최고영예 황금종려상을 수상했다.
기택 역을 맡은 송강호는 특유의 유머와 현실 감각이 어우러진 연기로 스크린을 장악했다. 이제 그 어떤 수식어로도 대체되지 않는 송강호의 연기력이 여실히 드러나는 순간의 연속이었다. ‘기생충’이 새로이 써내려간 역사의 중심에는 봉준호 감독과 그의 페르소나 송강호가 있었다.
“칸 영화제 수상은 전혀 예측할 수 없었다. 제가 출연한 영화 중 칸에 초청된 세 작품 모두 운 좋게 경쟁부문에 진출해 상을 받았다. 그런데 ‘수상요정’이라는 소리는 이번에 처음 들어본다.(웃음) 칸 영화제는 아주 냉정한 곳이다. 그런 데에서 황금종려상을 받으니 놀랍고 기뻤다. 수상 후 뒷풀이를 하던 도중 봉 감독이 제가 남우주연상 후보였다는 말을 해줬다. 전혀 아쉽지 않았다. 오히려 정말 다행이었다. 당연히 황금종려상을 받아야 하는 것 아닌가. 그만큼 심사위원단 전체가 ‘기생충’의 모든 요소에 열광했다는 뜻이라고 생각한다.”
↑ 최근 송강호가 MBN스타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CJ엔터테인먼트 |
‘기생충’은 봉준호 감독과 송강호가 네 번째로 호흡을 맞춘 영화다. 봉준호 감독의 시작, 새로운 시도의 순간에 함께 한 송강호는 ‘기생충’ 시나리오를 처음 받아봤을 때 감독의 초기작 ‘살인의 추억’을 떠올렸다. 전혀 다른 내용이지만 그 특유의 독특한 혼합 장르 뉘앙스가 풍겼기 때문이다.
“‘기생충’은 곧 ‘봉준호 리얼리즘 월드의 정점’이다. 봉준호 감독은 ‘플란다스의 개’부터 그런 세계를 추구했고, ‘기생충’으로 정점을 찍었다고 감히 말씀드리고 싶다. 처음 이 영화의 시나리오를 받았을 땐 봉준호 감독의 영화 장르가 주는 즐거움, 묘미 같은 게 느껴져서 ‘살인의 추억’이 떠올랐다. ‘기생충’이 장르영화 틀을 갖고 있지만 사실 혼합된 장르 아닌가. 이걸 유연하게, 덜컹거리지 않게끔 연체동물처럼 표현하고자 노력했다. 이 영화의 형식에 대해 배우로서 아주 유연하게 파고 들어가는 게 가장 중요했다.”
공개 전부터 다양한 화제를 모았던 ‘기생충’은 사회 구성원들이 함께 잘 먹고 잘 살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 기생과 공생 사이에 선 사람들에게 묵직하고 먹먹한 화두를 던짐으로써 자신을 돌아보게 만드는 힘이 있다. 이는 영화 속 묘사된 한국사회가 지극히 현실적이라서 더 큰 효과를 내기도 한다. 송강호 역시 ‘기생충’과 우리 삶의 모습이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는 걸 그 누구보다 잘 알았다.
“세계 다양한 나라에서 ‘기생충’ 리메이크 판권을 요청했다고 들었다. 자기네 실정과 잘 맞는다는 거다. ‘기생충’은 궁극적으로 이 세상을 사는 사람에 대한 태도에 대한 고민이 담긴 사회학적인 영화라고 본다. 경제적 불평등을 적나라하게 파헤치는 건 아니다. 전 세계인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영화이다 보니 칸 영화제에서 많은 분들이 열광할 수 있었던 게 아닐까 싶다.”
↑ 최근 송강호가 MBN스타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CJ엔터테인먼트 |
봉준호 감독은 배우들의 자율성을 지지한다. 배우의 모든 걸 컨트롤하기보다 자유롭게 연기할 수 있게끔, 본인의 역량을 아낌없이 발휘할 수 있게끔 돕는다. 이번
“저는 봉준호 감독과 하도 많이 (영화를) 해서 늘 하던 대로였는데 어린 후배들은 그게 신기했던 모양이다. 거장 같은 감독이 재미있고 편하게 해주니까 놀라더라. 처음 작업해보는 후배들이 어떻게 적응하나 지켜보니까 저도 재미있더라. 후배들이 아주 좋아했다.”
MBN스타 대중문화부 김노을 기자 sunset@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