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미디의 활력소를 찾는 `릴레이 코미디위크` 간담회가 22일 열렸다. 사진| 강영국 기자 |
방송가의 코미디 침체 속에 새 활력소를 찾는 개그맨들이 '릴레이 코미디위크' 공연으로 뭉쳤다.
22일 서울 중구 코트야드 메리어트 서울 남대문에서는 '2019 코미디위크 인 홍대 프리뷰쇼-릴레이코미디 위크 ㅋ리에이터의 역습'(이하 '릴레이 코미디위크') 기자 간담회가 열렸다. 현장에는 윤형빈, 이진호, 정경미, 김경아, 조승희, 박준형, 조재원, 박성호, 정승빈, 방주호, 이상은, 심문규, 조충현, 이창윤이 참석했다.
이번 '릴레이 코미디위크'에서는 '코미디위크 인 홍대'에서 선보였던 공연 중 관객들의 사랑을 받은 '크리웨이터', '용진호와 아이들', '이수근 웃움팔이소년', '투맘쇼', '갈프로젝트 With 갈갈이패밀리' 등 5개 공연을 선보인다. 공연의 부제는 'ㅋ리에이터의 역습'. 개그맨들이 TV에만 머물러 있는 것이 아니라 유튜브, 개그 공연 등 온, 오프라인을 가리지 않고 창조적인 활동을 하는 크리에이터로 거듭난 것을 뜻한다.
↑ `릴레이 코미디위크`를 주최하는 윤소그룹 대표 윤형빈. 사진| 강영국 기자 |
공연을 주최한 윤소그룹 대표 개그맨 윤형빈은 "8월에 펼쳐지는 본공연인 '코미디위크'의 액기스만 모아서 펼쳐지는 쇼다. '코미디위크'가 방송에만 국한되지 않고 공연장 콘서트장에서 콘텐츠를 개발하는 행사로 자리잡고 있다. '릴레이 코미디위크'는 '코미디위크'의 사전 프로모션 개념"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알차고 재미있는 공연만 모았다. 개인적인 욕심으로는 개그맨이 설 자리가 많지 않은데 다음 (방향)을 제시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를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윤형빈은 또 "'코미디위크'에 선배님들이 참여해주셔서 화제가 많이 됐다. 1회에는 이경규 선배, 2회 박수홍, 김영철 선배들이 참여해줬다. 갈갈이 패밀리도 콘서트로 귀환하면서 화제가 됐다"면서 "올해는 유재석, 강호동 선배님이 무대로 오실 때가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 공연장에서 만나고 싶다"며 러브콜을 보냈다.
↑ `릴레이 코미디위크-크리웨이터` 팀. 사진| 강영국 기자 |
'릴레이 코미디위크'의 첫 공연은 '크리웨이터'로 시작한다. 조재원, 싱싱한 싱호(박성호), 구공탄(이상은, 심문규), 깨방정(정승빈, 방주호), 창스보이(이창윤), 조충현 등 개그 유튜버들을 모아 공연을 올린다.
윤형빈은 "홍대에 공연장이 있다보니 어린 친구들이 많다. 조재원은 구독자 수만 120만 명이고 중국에서도 활동한다. 그래서 저는 생소했으나 함께 홍대를 걸으면 (시민들이) 저보다 이친구들을 더 많이 알아보더라. 앞으로 방향을 제시해 줄 수 있는 팀"이라고 말했다. 윤형빈은 또 200석 규모 공연을 하는데 신청자가 4000명이 넘을 만큼 '크리웨이터'가 큰 사랑을 받고 있다며 선배로서 뿌듯해했다.
↑ `릴레이 코미디위크-투맘쇼` 팀 정경미, 김경아, 조승희(왼쪽부터). 사진| 강영국 기자 |
개그우먼들의 공연도 준비돼 있다. 정경미, 김경아, 조승희가 만든 육아 힐링 개그 토크쇼 '투맘쇼'. 윤형빈은 '투맘쇼'팀을 "국내에서 가장 많은 공연을 하는 팀이다. 하반기에만 30여 곳 정도의 투어가 잡혀있을 정도"라고 소개했다.
김경아는 "'투맘쇼'는 두 명의 엄마가 엄마들에게 전하는 위로다. 경력이 단절되면서 느낀 아픔을 수다를 떨면서 함께 하는 것"이라며 "위로를 같이 받고있다. 사명감이 더해져서 전국의 엄마들을 만나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고 말했다. 이어 남편 권재관을 언급하며 "제가 권재관을 만나지 않았으면 ‘투맘쇼’를 할 수 있었을까 싶다. 외조를 잘해주고 있다. 매일 망언을 하며 공연의 소스를 전해준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정경미 역시 남편 윤형빈을 디스했다. 정경미는 "제 남편이 몇년 전 부산에 신인들을 키운다고 공연장을 하나 냈다. 얼마전엔 홍대에 공연장을 냈다. 후배들은 한 30명 키운다. 아이는 하나 있는데 안키운다. 이런 이야기 한다"면서 "공연장이 잘되는데 돈은 한푼도 안가지고 온다. 제가 '투맘쇼'를 해서 아이 유치원 보내고 있다. 이건 진실이다"라고 말해 좌중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그러면서도 정경미는 "부인의 입장에선 (윤형빈이) 본업인 방송에 충실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다. (하지만) 제가 공연을 하면서 많이 배우고 있다. '코미디위크'가 힘든 일이더라. 한발 뒤에서 바라보는 것이 내조가 아닐까해서 뒤에서 보고 있다"고 남편의 노고를 인정하기도 했다.
↑ `릴레이 코미디위크`에 힘을 보태는 개그맨 박준형. 사진| 강영국 기자 |
'개그콘서트'를 통해 코미디 프로그램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박준형도 무대에 오른다. 박준형은 '릴레이 코미디위크'에서 음악과 함께 어우러지는 공연을 보여줄 예정. 박준형은 "이번 무대는 100% 코미디는 아니고 음악과 코미디가 어우러지는 공연을 보여드리고 싶다"면서 "팀원들과 김시덕 등 개그맨 몇분이 도와 무대를 꾸밀 것"이라고 예고했다.
박준형은 또 최근 '개그콘서트' 1000회 특집에 출연해 호평을 받았던 것에 대한 질문에 "오랜만에 봐서 재미있는 것"이라며 겸손하게 답한 뒤 "좋아해 주셔서 감사하다. 1000회에 참가할 수 있는 것이 영광이었다. 즐거운 하루였다"고 말했다.
'개그콘서트'는 1000회를 맞았지만 그 어느 때보다 위기라고 할만큼, 방송가 공개 코미디 프로그램은 부진한 성적을 보이고 있다. '개그콘서트' 전성기를 이끈 윤형빈, 박준형 등은 어떤 해결책을 갖고 있을까.
박준형은 코미디의 부진을 해소하기 위해 "무한경쟁"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내놨다. 박준형은 "예전에는 하고 싶었던 것들이 있어도 제약이 있어서 못했다면 유튜브는 자신이 만들고 싶은 것을 만들어 내는 만큼 공평하다. 공편한 가운데서 무한경쟁이 일어나면 물론 수많은 실패가 나오겠지만 우수한 콘텐츠는 사랑받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무한 경쟁의 시스템으로 가야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밝혔다.
박준형은 이어 "코미디 프로그램은 사람이 많다. 개그맨 60명~100명, 스태프까지 합하면 200명~300명이 같이 움직여서 만든다. 돈도 많이 든다. 방송국에서는 결과가 빨리 나오지 않으면 기다릴 수 없는 입장일 수도 있다. 그래도 각축의 장을 마련한다면 재미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윤형빈은 "코미디의 힘이 다했다고 하면 다른 코미디 프로그램을 만들면 된다. 하지만 방송국에서 그래야 할 이유가 없고 그러할 모티브도 없다”고 운을 뗐다. 윤형빈은 "오디션 프로그램이 성공사례를 남기면 실패 사례가 있어도 새로운 시도를 한다. 하지만 여러 가지 이유로 코미디는 시도나 기회가 잘 주어지지 않는다. (코미디가) 여전히 다양한
개그맨들이 새 장을 찾는 '릴레이 코미디위크'는 오는 6월 8일부터 29일까지 매주 토요일 서울 마포구 KT&G 상상마당에서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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