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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린플러그드 서울 2019 사진=김솔지 기자 |
환경 캠페인 뮤직 페스티벌 ‘그린플러그드 서울 2019’(이하 그린플러그드 서울)가 지난 18~19일 양일간 난지한강공원에서 열렸다. 올해로 10주년을 맞아 어느 때보다 화려한 라인업을 자랑했다. 그룹 god부터 밴드 YB, 넬, 크라잉넛, 빈지노, 잔나비, 악동뮤지션 이수현, 비와이, 양다일 등 총 38팀이 ‘그린플러그드 서울’을 빛냈다.
그러나 최고의 뮤지션들의 등장에도 관객들이 온전히 무대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지 않아 10주년의 의미를 퇴색시켰다. 첫날부터 문스카이와 썬어스 푸드존의 전기 공급 문제로 일부 부스 이용이 원활하지 않아 운영에 차질을 빚었다. 관객들은 화장실이나 먹거리 이용에 큰 불편함을 겪어 곳곳에서 실망감을 표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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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린플러그드 서울 2019 사진=김솔지 기자 |
이튿날엔 상황이 더욱 악화됐다. 당초 기상청에 따르면 19일에 비 소식이 전해졌고, ‘그린플러그드 서울’ 측은 공식 어플리케이션 공지사항을 통해 “제한된 장소에 많은 인원이 오시고 날씨 문제도 있어 쾌적하지 않은 상황에 따른 불편이 예상되지만, 그런 부분을 감안하고 서로 배려하며 공연을 즐겨주시기 바랍니다”라고 당부했다.
하지만 현장 상황은 관객들이 양해할 수준을 넘어섰다. 날씨에 많은 영향을 받는 야외 공연장이기에 관객들도 어느 정도 불편을 감수할 마음으로 현장을 찾았지만, 주최 측에서 우천 시 대안으로 제시한 것은 얇은 비닐 우의가 전부였다. 비를 피할 공간은 전혀 마련되지 않았고, 관객들이 자체적으로 텐트나 천막 등을 사용할 수 없다고 안내했다. 결국 빈자리를 찾아 축축한 잔디밭 위에 돗자리를 깔고 우산 하나로 몇 시간을 버텨야 했으며, 직접 구입한 음식물은 비에 젖어 먹지도 못한 채 버려져야 했다.
더욱 가관인 건 직원들의 불친절한 태도였다. ‘그린 메이트’라 불리는 그들은 행사의 진행 상황이나 흐름을 인지하지 못해 관객들의 문의 사항에 “모른다”라는 답변만 내놨다. 또한 날씨로 인해 불편함을 호소하는 이들에게 모르쇠로 일관했고, 정작 그들은 천막 아래에서 비를 피하며 공연을 즐겼다. 그린 메이트들의 편리를 탓하는 게 아닌, 관객들의 불편을 무시한 미흡한 대처가 화를 부른 셈이다.
뿐만 아니라 ‘그린플러그드 서울’은 환경보호에 앞장서 일회용 플라스틱 반입을 금지시키고, 텀블러 이용 관객에게는 할인 혜택을 부여하는 등 보다 쾌적한 축제를 예고했으나, 실제 현장에서 사용되는 건 어마어마한 양의 플라스틱 컵과 일회용품이었다. 또한 인근 지하철역에는 일회용 비닐 우
뮤지션들의 출연이 민망해질 만큼 주최 측의 최악의 대응에 관객들은 환불을 요구하며 비난을 쏟고 있다. 10주년 명성에 큰 흠집을 낸 올해의 페스티벌은 ‘구린플러그드’로 불리며 초라하게 막을 내렸다.
MBN스타 대중문화부 김솔지 기자 solji@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