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문소리가 MBN스타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CGV아트하우스 |
‘배심원들’은 2008년 우리나라에 처음 도입된 국민참여재판의 실제 사건을 재구성했다. 첫 국민참여재판에 어쩌다 배심원이 된 보통 사람 여덟 명이 자신들만의 방식으로 사건의 진실을 찾아가는 이야기를 담은 영화다. 신예 홍승완 감독의 입봉작으로, 탄탄하고 흥미진진한 전개가 돋보인다.
문소리는 비법대 출신으로 형사부만 18년째 맡아온, 강단과 실력을 고루 겸비한 재판장 김준겸을 연기했다. 올해로 데뷔 20년차가 된 문소리지만, 재판장 역할은 처음인지라 걱정과 고민이 이어졌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실제 여성 판사들과 만나며 들은 조언 그리고 혼자만의 시간을 보낸 후 답을 얻었다.
“법률 용어나 재판의 과정, 원칙 등 여러 가지를 (실제 판사들에게) 물어보고 조언을 들었다. 그분들이 말씀하시기를 ‘판사들도 다 달라요’라더라. 판사라고 해서 우리와 다른 게 아니라 다 비슷하다. 판결문 문체도 달랐다. 누구는 은유적, 누구는 만연체 등 각자 스타일이 다 다르더라. 그 과정에서 저도 제 스타일로 접근해도 되겠다는 믿음을 가졌다. 김준겸이라는 캐릭터를 만나서 탐험해가는 과정도 재미있었다. 어려운 지점이 있어야 재미있는 것 같다.(웃음) 선고를 내리는 장면을 찍었을 때가 크랭크업 날이었다. 전날 밤 숙소에서 자고 아침 일찍 일어나 한 시간 넘게 세트장까지 걸었다. 그때까지만 해도 참 조마조마했다.”
↑ 최근 문소리가 MBN스타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CGV아트하우스 |
재판장을 연기한 데서 온 고충은 그뿐만이 아니었다. 주로 법정 혹은 집무실에서 앉아서 업무를 보는 역할의 특성상 액션이 현저히 적었기 때문이다. 오로지 얼굴의 표정, 눈빛, 목소리만으로 인물을 표현하고 신뢰감을 주어야 했기에 더 큰 노력이 수반됐다.
“세밀하게 고민했다. 사람을 바라보는 눈빛 하나하나가 다르지 않나. 촬영장에서 법대는 높고, 카메라는 멀리 있으니 그런 지점까지 고민하게 되더라. 사건 기록을 넘기는 속도와 작은 행동들까지 말이다. 말의 템포, 리듬 같은 것에 집중했다. 마음은 핸드볼을 할 때가 훨씬 시원하다.(웃음) 촬영장 들어가면 꼼짝도 못하니까 밥을 10분 만에 먹고, 남은 50분은 엄청 움직였다. 조한철(최영재 역) 씨와 아르헨티나 탱고를 땀이 쫙 나도록 추기도 했다. 그러지 않으면 담이 올 것 같았다.”
‘배심원들’은 2008년 우리나라에 처음 도입된 국민참여재판을 모티브 삼았다. 문소리는 여러 판사들에게 조언을 듣는 것과 더불어 실제로 국민참여재판을 참관하는 등 적극적인 태도로 작품에 몰입했다. 그 과정에서 느낀 바도 많다.
“현재 우리나라는 국민참여재판이 제대로 자리 잡았다고 하기에는 이른 상황이다. 무죄선고율은 국민참여재판이 훨씬 높다. 통계적으로 판사들의 연차가 오래될수록 유죄 선고율이 높다. 선고 재판에서 마지막 얘기를 듣고 판사가 형량을 바꾼 선례도 있더라. 국민참여재판이 좀 더 자리를 잡았으면 하는 마음이다.”
↑ 최근 문소리가 MBN스타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CGV아트하우스 |
문소리는 ‘배심원들’ 배우들 중에서도 일찍 캐스팅된 편이다. 재작년에 출연을 결심한 뒤 영화가 크랭크인 날만을 기다렸다. 신인감독의 작품이라는 점, 그리고 꽤 오랜 시간 기다려야 했음에도 불구하고 문소리를 끌어당긴 ‘배심원들’의 매력은 명확했다.
“홍승완 감독님이 이 시나리오를 오랫동안 정교하게 준비한 걸 알고 있었다. ‘배심원들’은 모두가 승리하는 이야기로 끝난다. 실제 배우들도 서로 에너지를 주고
MBN스타 대중문화부 김노을 기자 sunset@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