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양소영 기자]
‘개그콘서트’가 1000회를 맞이했다. 제작진과 코미디언은 그동안의 시간을 돌아보고, 앞으로 웃음의 본질을 찾아서 더 노력하겠다며 의지를 다졌다.
13일 서울 여의도 KBS 누리동에서 KBS2 ‘개그콘서트’ 1000회 방송 기념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원종재PD, 박형근PD를 비롯해 개그맨 전유성, 김미화, 김대희, 유민상, 강유미, 신봉선, 송중근, 정명훈, 박영진 등이 참석했다.
‘개그콘서트’는 1999년 파일럿 프로그램 ‘토요일 밤의 열기’를 시작으로 20년 동안 주말 안방극장을 찾았다. 공개 코미디 프로그램의 선두주자이자 오랫동안 명맥을 이어온 ‘개그콘서트’는 19일 1000회 방송을 맞이하게 됐다. ‘개그콘서트’는 그동안 많은 스타와 유행어를 배출했다. 최고 시청률 27.9%(2011.12.25.)를 기록하는 등 많은 사랑을 받았다.
원종재 PD는 “1000회를 맡게 돼서, 20년 이어온 프로그램을 맡게 돼서 영광이다. 10번 녹화하고 11번째 녹화가 1000회다. 초창기 멤버인 전유성 김미화 선배도 와주고 다 같이 참여해줘서 감사하다. 1000회 녹화에 ‘개콘’을 거쳐 간 개그맨들이 참여해줘서 너무 고마웠다. 1000회를 재미있게 만들 예정이다”고 말했다. 박형근 PD는 “‘개콘’의 역사와 기록에 대해서 1000회 잘 준비해서 레전드 개그맨들과 잘 준비해서 마무리하고 국민을 웃기는 힘으로 남을 수 있도록 잘 준비하겠다”고 덧붙였다.
전유성은 “처음에 200회 했을 때 500회 1000회까지 되기 바라다고 할 때 헛소리가 아닌가 형식적인 말이 아닌가 싶었다. ‘개그콘서트’를 같이 했을 때 선배라 대접받은 것 같다”고 말했다. 김미화는 ‘개그콘서트’를 두고 ‘5번째 아이’라고 했다. 그는 “나에게 개그콘서트란 설문 조사를 했을 때, 제가 아이가 4명 있는데, 개그콘서트가 저의 5번째 아이라고 했다. 코미디 프로그램 다 사랑하지만, 20년 동안이라 줄곧 인기를 얻으면서 가는 프로그램이 있었나 싶다”며“이렇게 오래 사랑 은 건 PD 작가 출연진 다들 열심히 해서 가능했다. 엄마처럼 기쁜 마음으로 100회를 바라보고 있다”고 말했다.
김대희 역시 “공채 14기다. 14기 동기라고 했다. 저의 데뷔와 함께하고 있다. 동기와 같은 존재이지 않나 싶다. 막내였는데, 전유성 김미화 선배와 1000회를 함께 한다는 게 누구보다 기쁘고 감사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과거에 비해 화제성과 시청률 모두 떨어졌다. 평균 시청률은 5~7%대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원년 멤버 김준호 김대희 장동민 등이 복귀하면서 잠깐 활력을 되찾는 듯 보였으나 침체기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원종재 PD는 “초창기에는 신선하고 새로웠다. 프로그램 20년 끌어왔다는 건 새롭지 않다는 건 맞다. 20년을 오면서 한주 한주 ‘개그콘서트’ 녹화를 하는 과정이 보는 분들은 어떨지 모르지만 쉽지 않다. 일주일 내내 무대에 올릴 걸 고민하고 수정한다. 시간에 쫓기는 것도 있고 그런 속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 결과는 안 나온다. 과거에 너무 ‘개그콘서트’가 사랑받았기 때문에 지금이 기대에 못 미치는 것 같다. 제작진의 고민이다”고 토로했다.
그는 “어떻게든 대한민국을 웃기는 힘이라는 모토로 20년을 끌어왔는데 유지하기가 힘들다. 힘든 과정속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 최선이 이거냐고 하면 말씀드리기가 당장은 그렇다. 1000회 이후에도 선후배들이 똘똘 뭉쳐서 코너 회의를 하고 있다. 저는 여유를 준 상태다. 좋은 결과물이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 ‘개그콘서트’가 이끌어온 건 연출자가 아니라 코미디언의 힘이다. 그들의 저력을 믿고 최선을 드릴 수밖에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개그콘서트’는 가학성, 외모 비하 등으로 비난에 휩싸이기도 했다. 원종재 PD는 “‘개그콘서트’ 비판받은 게 가학성, 외모 비하 등이 주를 이뤘다. 최근에 ‘개그콘서트’는 그런 것이 없다. 개그맨 뽑을 때도 얼굴이 못생긴 개그맨은 메리트가 없다. 별 대사 없이 웃음을 줬던 친구들에게 미안하다. 코미디적으로 보면 몸하고 얼굴이 재산인데 지금은 무대에 올라오면 비난의 대상이 된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개그콘서트’가 오래돼고 사회가 변하면서 예전 코미디를 할 수가 없다. 세상이 변하고 우리가 재미있어 보자고 했는데, 누군가에게 상처와 불편함이 되면 해서는 안 된다는 게 맞는 말이다. 오랜 시간 동안 ‘개그콘서트’ 재미있었지만 늘 그런 비난과 싸워왔다. 그건 숙명이다. 그것 때문에 힘들어 졌지만 유튜브에서처럼 자극적으로 할 수 없다. 저희 길을 계속 걸어왔고, 혹시라도 재미있고자 하지만 누구에게 상처가 된다면 개그 소재를 삼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또한 강유미는 “여자 외모 비하도 있었는데, 지금은 분위기가 좋아졌다. 여성은 이렇게 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이 없어져서 성별에 구애받지 않는 개그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원종재 PD는 “1000회는 기존의 20년을 정리하는 무대가 된다. 1000회 동안 기네스라고 해서 카운트를 했더니 1500개 코너가 있었다. 1000회를 고민하면서, 무슨 코너를 넣을까보다 빠져야 할 것이 많았다. 선택해야 했다. 이번 코너는 18개다. 과거 레전드 코너와 지금 코너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1000회는 KBS 홀에서 한다. 방송도 방송이지만 객석에 와주신 분들, 20년 동안 90만 명 정도가 ‘개콘’을 봤다. 개콘 녹화를 보면 방송 위주로 끊어서 녹화한다. 이번에는 중단없이 이어가려고 구성 중이다”고 설명했다.
또한 원종재 PD는 “‘개콘’ 계속 노력하고 있다. 저희도 과거에 못 미치는 건 알고 있다. 꾸준히 노력하고 있다는 것 말씀드린다. 성과가 안 보이지만, 1000회 이후에도 새로운 도
박형근 PD는 “어떤 웃음이 필요한가. 웃음의 본질에 대해서는 고민을 못 했다. 그 작업을 하고 있는 중이다. 그 형태가 포맷에 대한 변화 필요한지 모르지만 코미디의 본질, 어떻게 웃길지, 콘텐츠의 본질과 변화에 대해 조금 더 고민하고 있다. 그 부분을 더 고민해서 가시적인 성과가 나올 수 있는 자리가 올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개그콘서트’는 매주 일요일 오후 9시 15분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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