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혜원에게 ‘리갈하이’는 사실상 첫 작품이었다.사진|유용석 기자 |
배우 문혜원(28)에게 ‘리갈하이’는 사실상 첫 작품이었다. 영화 ‘곤지암’과 드라마 ‘붉은 달 푸른 해’에 출연했지만, 시작부터 종영까지 얼굴을 보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문혜원은 3월 종영한 JTBC 드라마 '리갈하이'에서 ‘서은수’의 대학동기인 ‘남설희’ 역으로 사랑스러우면서도 푼수끼 가득한 모습을 선보였다. 건물주 재벌 아버지를 둔 ‘금수저’ 집안의 딸로, 법관의 꿈을 키웠지만 3년 재수 끝에 포기하고 커피숍 사장으로 변신한 인물이었다.
“저에겐 도전이었어요. 사랑스럽고 푼수끼 있는 캐릭터는 안해봤던 연기라서 좀 어렵기도 했죠.(웃음) 아쉬움도 있지만, 배운 것들이 많아요. 이순재 선생님이나 진구, 정상훈 선배들을 보면서 매번 감탄스럽고 어떻게 하면 제 것을 만들 수 있을지 드라마 내내 고민했어요. 저를 알게 모르게 성장시켰을 거라 생각해요.”
문예원은 드라마를 함께 한 선배들을 언급하며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들을 전했다. “진구 선배는 그 많은 대사를 풀어내는 걸 보면서 너무 신기했다”며 “정상훈 선배는 애드리브의 천재라고 할 만 하다”고 감탄했던 기억을 떠올렸다. 특히 “이순재 선생님은 기본적인 걸 항상 중요하게 말씀해주셨다”며 뒷이야기를 곁들였다.
“이전에 이순재 선생님의 인터뷰 기사를 보고 감동 받아 SNS에 올린 적이 있어요. ‘직진순재’란 별명이 붙은 것에 대해 얘기하시면서 선생님의 가치관에 대해 얘기해주셨죠. 그냥 존경스러워요. 드라마 연기가 주는 메시지 그 이상의 울림이 있고 감동이 있어요. 인사 드리면 항상 따뜻하게 받아주시고 현장에도 일찍 나오세요. 이번 드라마에선 연기로 같이 붙은 장면은 없었지만, 선생님이 나오시는 연극 ‘그대를 사랑합니다’를 보러 간 적도 있어요. 팔순이 넘은 나이에도 무대에서 연기하고 관객들 만나는 모습을 보고 숙연해지면서 나를 돌아보게 됐죠. ”
↑ 골프선수를 꿈꾸던 그는 조기유학을 다녀온 후 대학 진학올 포기하고 프로 댄스팀을 만들어 활동했다. 그가 만든 댄스팀은 군부대 위문 공연을 갈 만큼 인기도 누렸다. 사진|유용석 기자 |
개인적으로도 골프 선수에 큰 미련은 없었다고 한다. 문예원은 “막상 실내에서 칠 때랑 밖에서 칠 때랑 많이 다르더라”며 “1년 반 정도 있다 한국에 다시 들어왔고, 고등학교 때 다시 미국으로 나가게 됐다”고 지난 날을 떠올렸다.
미국 유학 후에는 회계사를 꿈꾸며 공부했지만, 대학 진학을 포기하고 한국으로 들어왔다. “공부를 곧잘 해서 부모님의 기대가 컸지만” 프로 댄스팀을 만들고 댄서로 변신했다. 직접 안무팀을 만들어 아마추어로 대회도 나가고, 적지 않은 상도 받았다. 그가 이끈 안무팀은 군부대 위문 공연을 갈 만큼 유명세도 탔단다. 골프 선수를 꿈꾸던 그가 갑자기 춤에 빠진 이유는 뭘까.
“중학교 3학년 때 원더걸스 ‘텔미’에 맞춰 춤을 추면서 처음 무대를 서게 됐어요. 그 떨림과 스릴을 잊지 못하겠더라고요. 연기를 시작하기 전까지 댄스팀 단장으로 활동하며 20명의 팀원을 이끌었어요. 그 사이 아이돌 기획사에서 몇 번 연락을 받긴 했지만, 정중하게 거절했어요. 그땐 연예인이란 직업에 대해 전혀 관심이 없었으니까요. 제가 원하는 춤을 추는 게 아니라, 누군가 강요하는 컬러를 보여줘야 한단 것도 싫었고요.”
그러다 연기자의 길로 들어선 것은 스물 네살 때. 연기에 관심을 가지면서 늦깎이 대학생도 됐다. 현재 동덕여대 방송연예과 3학년에 재학 중인 그는 “연극영화과에서는 춤과 노래, 연기도 알려주고 종합예술이라고 해서 관심을 갖게 됐다”며 웃었다.
지난해 영화 ‘곤지암’ 오디션을 보고 출연하면서 본격 배우의 길이 시작됐다. 공포 체험대 일원 중 하나인 ‘샬롯’을 연기하며 자유분방한 매력을 뽐냈다. 아직 데뷔 3년차에 불과하지만 “생각했던 것보다 연기가 어렵더라”며 배시시 웃는다.
“나 혼자 열심히 해야지 했는데 모두의 합이란 걸 배웠고, 캐릭터를 잡는 부분에 있어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표현한다는 것 자체가 쉬운 일은 아니더라고요. ‘곤지암’은 워낙 도망가고 소리 지르고... ‘붉은 해’는 철없는 엄마 역으로 나왔고, 이번엔 돈 많은 집 딸로 선을 보러 다녔으니… 새로운 면을 봤다고 나름 평가할 수 있을 것 같어요. 저한테 체화된 모습을 보여주고 싶단 생각도 했어요.“
↑ 문예원은 연기활동을 시작한지 3년차에 불과하지만 “생각했던 것보다 어렵더라”며 배시시 웃었다. 사진|유용석 기자 |
“언니에겐 간간이 연락드려요. 너무 사랑스러운 사람이에요. 언니를 보고 있으면 그냥 웃음이 나요. 되게 좋은 분이신 것 같아요. 그래서 가까워지려고 노력 중이에요.”
문예원은 스스로를 “세상 밖으로 나가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없는 사람”이라고 소개했다. 초등학교 시절부터 낯선 곳으로 유학을 떠난 영향이 크다.
“지금도 휴양지 같은데 여행 가면 백발 백인 할머니랑 춤도 추면서 놀아요. 사람을 되게 좋아해요. 가능한 다양한 사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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