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65세인 가수 겸 배우 김창완이 생애 첫 시집을 낸다. 다음 달 3일 출간하는 동시집 ‘무지개가 뀐 방이봉방방’(문학동네)이다. 이번 시집에 실릴 동시 ‘칸 만들기’는 제3회 ‘동시마중’ 작품상을 수상(시상식 5월 23일)하는 영예도 안았다.
29일 서울 합정동 북카페 디어라이프에서 열린 동시집 출간 기자간담회에서 김창완은 “어쩌다 가수가 돼서 지금까지 연에인 생활하고 있는데 이 얘길 늘 하고 다닌다는 게 민망했다”며 “이제 와 그 말빚을 갚으려 바닥부터 해보자며 공연을 시작했고, 이렇게 큰 시인들이 추천사를 써주신 걸 보고 내가 이 문학동네 와서도 동냥젖을 먹는구나 그런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태까지 못 느꼈던 큰 감사를 느꼈다. 제가 시상식에도 올라 서 봤지만 가슴 속에서 우러나오는 감사는 저도 드문 경험이었다”고 특유의 조곤조곤한 말투로 감회를 밝혔다.
‘방이봉방방’이라는 방귀 소리 제목과 관련해 그는 “아이들에게 해방감을 주는 시간이 되었으면 하는 게 우선이었고, 글쓰기 자체도 그렇지만 숨기고 있는 것을 드러낸다는 것, 민망한 사건을 통해서 성의 경계를 허물 수 있거나 그런 바람을 담아서 제목을 붙여봤다”고 설명했다.
“슬픈 동요도 있고 해맑은 동요도 있었지만, 이 책에 담긴 내용은 무엇이 우리에게 결핍되어 있나 였다. 이 책을 쓰게 된 가장 큰 동기가 ’결핍‘이라 생각했다. 실제로 아이들에게 금지되거나 벽이 되거나 그런 것들로부터 벗어나고 싶었지만 마음만 있었지 실행 못했던 그런 부족함을 이 책에 써냈다”고 소개했다. 그리곤 “읽는 분들이 유쾌해지고 해방감을 느꼈으면 좋겠다. 아이이든 어른이든”이라고 덧붙였다.
김창완은 동시를 쓸 땐 또렷한 정신이 아닐 때라고도 고백했다. “유체이탈을 많이 했다. 이 동시를 쓸 때 제가 화자였는지 뭐였는지 보다는 그 유체이탈 상태를 가장 많이 즐긴 것 같다. 제가 너무 또렷한 상태로 사물을 인식하고 있을 때는 동시라는 자체가 잘 안나온다. 글 쓰기 경험들을 하다 보면 상상도 못할 유체이탈 경험들을 할 수 있을 것이다”며 웃었다.
1977년 ‘산울림’으로 가요계에 데뷔한 김창완은 2008년 ‘김창완 밴드’를 만들어 40년 넘게 뮤지션으로 활동해왔다. 10년 전부터 잡글 삼아 끼적이던 그는 특히 아이들에 대한 사랑이 각별했다. 1979년 ‘개구장이’가 실린 ‘어린이에게 보내는 산울림의 동요선물 제1집’ 이후 ‘산할아버지’ 등 직접 지은 동요 음반을 여러 번 발표하기도 했다. 1997년엔 그 공로를 인정받아 제10회 대한민국 동요대상 ‘어린이를 사랑하는 가수상’을 받았다.
3월부터 시작한 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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