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특별기획 ‘이몽’이 5월 방송을 앞두고 카운트다운에 돌입했다. 이에 '이몽' 측은 1년 8개월간의 작업 끝에 화려한 복귀를 앞둔 조규원 작가의 런칭 인터뷰를 공개했다.
‘이몽’(연출 윤상호/ 극본 조규원/ 제작 이몽 스튜디오 문화전문회사)은 일제 강점기 조선을 배경으로 일본인 손에 자란 조선인 의사 이영진과 무장한 비밀결사 의열단장 김원봉이 펼치는 첩보 액션 드라마. 이요원-유지태-임주환-남규리-허성태-조복래 등 탄탄한 연기력의 배우진, ‘사임당 빛의 일기’ ‘태왕사신기’ 등을 연출한 윤상호 감독, ‘아이리스’ 시리즈를 집필한 조규원 작가가 의기투합한 2019년 5월 최고의 기대작으로 관심을 높인다.
최근 마지막 회까지 탈고를 끝낸 조규원 작가는 오랫동안 작업한 ‘이몽’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조규원 작가는 “2017년 7월 31일 윤상호 감독과의 첫 번째 미팅으로부터 2개월이 모자란 2년동안 준비한 작품이다. 첫 미팅에서 일제강점기, 조선인 최초의 여의사, 독립운동가 등 기획의 굵은 뼈대는 바로 잡혔다”며 ‘이몽’의 수장 윤상호 감독과의 첫 미팅을 회상했다.
이어 조규원 작가는 실존인물 김원봉을 모티브로 하는 ‘이몽’을 기획함에 있어 들었던 부담감에 대해 직접 밝혀 관심을 모았다. “두 편의 영화를 통해서 김원봉이란 인물을 알게 됐다. 솔직히 여러 가지 의미로 충격이었다. 기억을 아무리 뒤져봐도 김원봉이란 인물에 대해서 들어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고백했다. 이와 함께 그는 “그래서 부담이 가지만 ‘실존했던 독립운동가들을 작품 속에 최대한 많이 녹여내 보자’고 생각했다. 누구를 미화하고 폄훼하는 것이 아니라 단지 등장시키면 판단은 각자의 몫이 될 거라고 믿었다”며 ‘이몽’을 기획하게 된 이유를 전했다.
조규원 작가는 또 “많은 분들이 김원봉의 삶에 대해 한쪽의 시각만으로 보지 말고 최대한 많은 정보를 직접 찾아 봤으면 한다. 하나의 사건을 다른 관점으로 판단하는 것. 어쩌면 이것이 ‘이몽’의 숨어있는 기획의도 일거다”고 전해 귀를 쫑긋하게 했다. 또한, “드라마에 꽤나 많은 독립운동가들이 실명, 또는 살짝 바뀐 이름으로 등장한다. 등장하신 분들의 업적은 최대한 사실에 접근해서 묘사되도록 노력했지만, 드라마이기에 극성은 더 했고 돌아가신 시기는 어쩔 수 없이 변형했다”며 사실을 기반으로 드라마적 극성이 강조됐음을 밝혔다.
오랜 시간에 걸친 대본 작업에 대해서도 떠올렸다. 조규원 작가는 “제 PC ‘이몽’ 작업 폴더에 파일이 343개가 있다. 참 많이도 고치고 고쳤다”면서, “1부 초고가 나온 것이 2017년 10월 20일이었다. 2019년 4월 3일 수정대본을 털어내기까지 4개월 모자란 2년 동안 꼬박 대본 작업을 했다”고 밝혀 관심을 집중시켰다. 이때 대본 작업의 터닝포인트로 이요원을 언급해 궁금증을 자아냈다. “이요원씨를 처음 만나 얘기를 나눈 그 날, 6부 이상 나와 있던 대본을 스스로 갈아엎었다. 여주인공의 설정을 수동적인 변화를 겪는 여성이 아닌 능동적인 캐릭터로 바꾼 것. 이제껏 써왔던 설정을 통째로 흔드는 결정이라 힘들었지만 결과는 만족한다”며 이요원을 향해 감사 인사를 전하기도.
작가 개인이 가장 애정이 가는 회차로는 18부를 꼽았다. 조규원 작가는 “모든 회차가 소중하다. 이번 작품은 특히 더 그렇다. 그래도 하나를 꼽아야 한다면 18부다. 조그만 스포일러이긴 한 데, 후반부에 누군가 ‘애국가’를 부르는 장면이 있다. 사실 저는 쓰면서 고치면서 읽을 때 마다 울었다”며 웃어 보여 궁금증을 끌어올렸다.
‘이몽’을 기다려준 시청자들을 향해 “하나의 목표를 위해 다툼이 아닌 함께 걷는 방법. ‘독립’이란 하나의 목표를 위해 싸웠던 다른 노선의 사람들을 드라마 안에 묵묵히 담았다”면서, “드라마를 보다 보면 어느 순간, 다른 꿈을 의미하는 ‘이몽’에 숨어있는 의미를 찾게 되실 거라 믿는다. 많은 시청 부탁 드린다”고 전했다.
‘이몽’은 5월 4일 오후 9시 5분 첫 방송된다.
다음은 ’이몽’ 조규원 작가 인터뷰 전문.
Q. '이몽'의 준비과정은?
2017년 7월 31일 윤상호 감독님과의 첫 번째 미팅으로부터 2개월이 모자란 2년동안 준비한 작품이다. 첫 미팅 자리에서 기획의 굵은 뼈대는 바로 잡혔다. 일제강점기, 조선인 최초의 여의사, 독립운동가. 특히 실존인물인 조선인 최초의 여의사 박 에스더를 모티브로 삼자고 했다.
일제강점기 조선의 서약의학에 대해 자료를 수집하고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여성 독립 운동가들에 대해 알아가면서 내가 얼마나 무지 했었는가를 깨달았다. 최초의 항생제인 페니실린이 인간에게 최초 투여된 것이 1941년이란 것도 당시의 의학을 공부하면서 처음 알게 된 사실이었다. 2차 세계대전 이전에는 항생제 자체가 없어서 별것 아닌 염증과 전염병으로 사망한 사람이 무척 많았더라. 그러니까 조선 땅엔 6.25 전쟁이 터지기 전에 일반인이 사용할 수 있는 항생제란 게 없었던 거다.
바탕이 될 만한 자료조사가 어느 정도 끝나고 일단 1, 2부 대본을 써보자 해서 1부 초고가 나온 것이 2017년 10월 20일이었다. 2부는 10월 31일. 협찬 관련된 수정대본까지 털어낸 것이 2019년 4월 3일이니까, 대본 작업을 4개월 모자란 2년 동안 꼬박 했다. 되돌아보니 비효율적으로 작업했다.(웃음)
Q. '이몽'을 기획할 때 부담감은 없었나?
고백하자면 학교 다닐 때도 일제강점기 역사공부를 등한시 했었다. 속된 말로 국권피탈의 시대를 구질구질한 흑역사로 인식했었다. 어린 마음에 본능적으로 피하고 싶었나 보다. 그러다 두 편의 영화를 통해서 김원봉이란 인물을 알게 됐다. 솔직히 여러 가지 의미로 충격이었다. 기억을 아무리 뒤져봐도 80~90년대까지 중고등학교 시절을 보내면서 김원봉이란 인물에 대해서 들어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김원봉이란 인물에 대해서 찾아보고 공부하면서 ‘내가 이 정도로 무지했나?’ 생각했다. 그래서 부담이 가지만 ‘실존했던 독립운동가들을 작품 속에 최대한 많이 녹여내 보자. 지금은 책 한 권, 영화 한편에 선동, 우민화 되는 시대가 아니니 언급만 되면 각자의 포털 검색창을 열어 그 인물에 대해 찾아보고 판단 할 것 아닌가. 누구를 미화하고 폄훼하는 것이 아니라 단지 등장시키면 판단은 각자의 몫이 될 거다’라고 믿었다.
그렇게 작품 속에서 언급되는 최초의 인물이 김립이다. 아마도 그 이름을 검색해 가다 보면 코민테른 자금, 김구, 자유시참변, 암살 등의 연관 검색어와 만나게 될 거다. 김립 사건에 대한 판단은 각자에게 맡기는 것이지 누군가 가르치고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생각한다. 하나의 사건을 다른 관점으로 판단하는 것. 어쩌면 이것이 <이몽>의 숨어있는 기획의도 일거다.
Q. '이몽'의 김원봉 캐릭터에 대해
드라마 '이몽'의 김원봉은 행동이 앞서는 불 같은 남자로 등장한다. 하지만 차가운 지성의 이영진을 만나면서 서서히 변화되기 시작한다. 더 큰 그림을 그리고 몸 밖으로 뿜어져 나오던 살기를 감추는 법을 알게 된다. 그는 앞서 세상을 떠난 동료들의 죽음을 슬퍼하지도 못한 채 가슴에 꾹꾹 눌러서 덮는다. 독립을 위해서 전투가 아닌 전쟁을 하기로 결심했기 때문. 하지만 슬픔을 눌렀던 누름돌이 그간 숨겨왔던 살기였다는 걸 깨닫게 되고 마지막 순간에 폭발한다. 자세한 건 방송을 통해서 확인해 보시면 좋겠다.
김원봉이란 인물에 대해 포털, 서적 등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정보는 거의 다 구하고 공부했다. 광복 후 월북했고 그 이후 행적에 대해 정치권이 민감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서훈 여부와 상관없이 많은 분들이 김원봉 선생의 삶에 대해 한쪽의 시각만으로 보지 말고 최대한 많은 정보를 직접 찾아 봤으면 한다. 누군가 달아놓은 댓글이 사실인 냥 믿지 말고 직접 찾아서 판단은 각자 해봤으면 한다. 김원봉이 월북하게 된 이유로 많이 등장하는 것이 친일경찰 노덕술의 행패인데, 제 생각은 조금 다르다. 김원봉의 이전 행적을 봤을 때 노덕술 정도의 친일 경찰에 겁먹고 월북할 사람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좌우합작을 진행했던 김원봉, 여운형 등은 극우세력의 암살대상이었다. 염동진의 백의사 같은 백색테러 조직은 여운형 암살에 관여했고, 김두한 같은 인물도 이승만의 지시로 김원봉 선생의 집을 습격했던 사실을 ‘동아방송 1969.12.5. 노변야화’에 출연해 증언하기도 했다. 한 마디로 살기 위해 한 선택이 월북이었던 거라고 생각한다.
Q. '이몽' 속 픽션과 팩션에 대해
드라마에 꽤나 많은 독립운동가들이 실명, 또는 살짝 바뀐 이름으로 등장한다. 이태준 열사는 ‘유태준’, 김상옥 열사는 ‘김남옥’ 등이다. 등장하신 분들의 업적은 최대한 사실에 접근해서 묘사되도록 노력했다. 하지만 드라마이기에 극성은 더 했고 돌아가신 시기는 어쩔 수 없이 변형했다. 그렇게 해서라도 최대한 많은 독립운동가들을 언급하고 싶었다. 열에 한 분의 시청자는 그 이름을 검색창에서 검색하고 나라의 독립을 위해서 젊음과 가족과 생명을 던진 분들을 기억하실 거라 생각한다. 제2, 제3의 김원봉 같은 독립운동가가 수면 위로 등장 할 수도 있고.
Q. '이몽' 최종고 탈고 소감은?
대본 작업은 방송 예정일 약 한달 전에 끝났다. 참 많이도 고치고 고쳤다. 제 PC <이몽> 작업 폴더에 파일이 343개가 있다. 원래도 버전을 많이 써보고 많이 고치는 스타일이긴 한데 이번엔 좀 더 과로했다.(웃음)
'이몽' 대본 작업에는 중요한 터닝 포인트가 있다. 주인공인 이요원씨를 처음 만나 얘기를 나눈 그 날, 6부 이상 나와 있던 대본을 제가 스스로 갈아엎었다. 배우 이요원씨를 만나서 대화하는 순간, 여주인공의 설정을 수동적인 변화를 겪는 여성이 아닌 능동적인 캐릭터로 바꾼 거다. 이제껏 써왔던 설정을 통째로 흔드는 결정이라 힘들었지만 결과는 만족한다. 이 부분은 이요원씨에게 감사 드리고 싶다.
Q. '이몽'에서 가장 애정이 가는 회차는?
모든 회차가 소중하다. 이번 작품은 특히 더 그렇다. 그래도 하나를 꼽아야 한다면 18부다. 조그만 스포일러이긴 한 데, 후반부에 누군가 ‘애국가’를 부르는 장면이 있다. 지금의 애국가가 아닌 다른 멜로디로 불려지는 애국가다. 그 멜로디의 원곡 가사가 참 슬프다. 그게 화면과 딱 맞게 떨어지는 상황이 있다. 사실 저는 쓰면서 고치면서 읽을 때 마다 울었다.(웃음) 그리고 또 하나를 꼽고 싶은데, 바로 엔딩 장면이다. 그건 가슴이 좀 벅찬 느낌이다. 본방을 통해서 꼭 확인해 주셨으면 좋겠다.
Q. '이몽' 배우들에게 한 마디
지난 추운 겨울 내내 실내 세트가 아닌 전국 방방곡곡을 누비며 살이 깎이는 추위와 싸우며 촬영하신, 아니 캐릭터 본인이 되신 배우분들에게 깊은 감사의 말씀 올린다. 그 분들이 아니면 <이몽>은 화면을 통해 세상 밖으로 나오지 못했을 거다.
저 역시 최선을 다했고 배우분들은 최선을 넘어 초인적인 힘을 발휘하셨다는 걸 전해 들어 알고 있다. 드라마 '이몽'이 모든 배우분들과 연출부 스태프 한 분 한 분에게 부끄럽지 않고 뿌듯한 작품으로 남길 기도하고 있다. 감사 드린다.
Q. '이몽'을 기다려준 시청자분들께 한마디
하나의 목표를 향해 가는데 꼭 하나의 길만 존재하는 건 아니란 생각이다. 하나의 생각만 존재하는 것도 아니고. 산의 정상을 향해 갈 때도 완만한 곡선의 등반로와 절벽을 타고 오르는 등반로, 심지어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가는 방법도 있다. 하지만 목표는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정상에 올라 맑은 공기를 마시며 산 아래를 내려다보는 것. 이처럼 평화, 자유, 번영을 목표로 하는 길도 꼭 하나만 있는 건 아닐 거란 생각이다.
하나의 목표를 위해 다툼이 아닌 함께 걷는 방법. ‘독립’이란 하나의 목표를 위해 싸웠던 다른 노선의 사람들을 드라마 안에 묵묵히 담았다. 서로 자신의 길이 옳다고 반목하고 멀어졌지만 그들이 이내 공동의 목표를 확인하고 서로를 밀쳐냈던 손을 마주 잡길 기원한다.
드라마를 보다 보면 어느 순간, 다른 꿈을 의미하는 ‘이몽’에 숨어있는 의미를 찾게 되실 거라 믿는다
Q. '이몽'을 두 배 더 재미있게 보는 시청 팁
꽤 많은 독립운동가들이 언급, 또는 등장하며 드라마 말미에 자막으로 한 번 더 소개 된다. 한 번 더 그 이름을 검색해 독립운동가의 삶에 대해 찾아보면 <이몽>을 두 배 더 재미있게 즐기실 수 있을 거라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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