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브뤼노 포달리데스 감독 사진=ⓒAFPBBNews=News1 |
딱 한 장면만 보더라도 마음이 몽글몽글해지는 영화가 있다. 아기자기한 색감과 동화 같은 구성, 그렇지만 결코 가볍지 않은 스토리까지 모두 담아내는 브뤼노 포달리데스 감독의 영화가 그렇다.
브뤼노 포달리데스는 1961년 프랑스에서 태어난 감독이자 배우다. 1992년 영화 ‘베르사유의 밤’으로 세자르 영화제에서 단편영화상을 수상하며 본격적인 연출을 시작했다. 총 17편의 작품이 들어찬 필모그래피 속 그는 감독, 각본가, 배우 다양한 이름으로 정의되어 있다.
많은 프렌치 작품이 감성과 낭만으로 충만하듯 포달리데스의 영화도 마찬가지다. 주인공은 어른이지만 어린 아이 같은 순수함으로 물들인 그의 영화는 ‘황홀한 동심’ 그 자체다.
↑ 브뤼노 포달리데스 감독 사진=ⓒAFPBBNews=News1 |
◇ 프랑스 영화계 대표 팔방미인
포달리데스는 프랑스인 특유의 낭만적인 프렌치 감성을 작품에 고스란히 녹여낸다. 자신이 연출한 모든 영화의 각본을 직접 집필하기로 유명한 그는 첫 연출작 ‘베르사유의 밤’으로 비평가들의 찬사를 받았다. 런닝타임 45분의 짧은 영화이지만 평단과 대중 모두 사로잡으며 성공적으로 데뷔했다.
배우로서도 왕성한 활약을 펼치고 있다. 영화 ‘신만이 나를 이해할 거야’ ‘퍼퓸 오브 더 레이디 인 블랙’ ‘사랑해, 파리’ ‘그래니스 퓨너럴’ ‘비행기처럼’의 엔딩 크레딧에는 그의 이름이 감독과 각본은 물론 배우로도 올라있다.
포달리데스가 30년 가까이 이어온 이 에너지는 스스로에 대한 확신에서 비롯된 듯 보인다. 자신이 그 무엇보다 잘할 수 있는 이야기, 장르, 연기를 정확히 파악하고 있어야 가능한 일이기 때문이다. 모험과 코미디 그리고 로맨스를 한 데 모아 사랑스러운 동화 한 편을 만드는 그의 장기는 여전히 특별하다.
↑ 영화 ‘사랑해, 파리’ ‘비행기처럼’ 사진=‘사랑해, 파리’ ‘비행기처럼’ 포스터 |
◇ 어른들의 로맨스 모험담 ‘사랑해, 파리’와 ‘비행기처럼’
프랑스를 대표하는 20명의 감독이 참여해 만든 옴니버스 영화 ‘사랑해, 파리’(2006)에서도 포달리데스의 재능은 빛을 발했다.
이 영화의 18개 에피소드는 파리 행정구역마다 제각각의 러브 스토리를 배치했다. 여기서 포달리데스는 감독이자 주연을 맡아 심각한 주차난에 고통 받으면서도 끊임없이 사랑을 갈망하는 남자를 연기했다. 바로 이 남자의 차 앞에 이름 모를 한 여자가 쓰러지고, 남자는 그녀와의 로맨스를 꿈꾸기 시작한다. 지극히 평범한 남자가 ‘진짜 사랑’을 찾아 떠나는 로맨스 모험담인 셈이다.
‘비행기처럼’(2015)은 제20회 부산국제영화제에 초청된 작품이다. 이 역시도 남녀의 문제를 위트있게 다룬 코미디로 ‘사랑해, 파리’보다는 모험 장르가 좀 더 가미됐다. 중년의 위기를 겪는 주인공은 항상 불안에 시달리는데, 인생의 전환점이자 배출구를 찾던 중 카약을 시작한다. 카약을 탄 주인공은 정신없이 바쁜 도심을 벗어나 작은 시골마을에 당도하고 그곳에서 다양한 매력을 가진 사람들과 만난다.
이렇듯 포달리데스는 정체된 인간의 해방구를 모험에서 찾는다. 포달리데스의 영화 속 인물들은 사방이 꽉 막힌 상황에 머물러 있기보다 일단 한 발짝 떼보는 모험심을 가졌다. 무기력보다 무모함을 택하는 그의 이야기는 프랑스를 넘어 전 세계 관객들에게 형언 못할 깨달음을 선사한다.
↑ 영화 ‘베카신’ 포스터 사진=마노엔터테인먼트 |
◇ 어른들을 위한 어드벤처 동화 ‘베카신!’
‘비행기처럼’ 이후 잠시 연출을 쉬던 포달리데스가 신작 ‘베카신!’으로 돌아왔다. 친동생 드니 포달리데스를 비롯한 미셸 빌레모, 바밀라 폰스 등 배우와 제작진으로 구성된 자신의 사단과 함께 프렌치 감성 동화 ‘베카신!’을 완성했다.
‘베카신!’은 프랑스 브르타뉴의 엉뚱발랄한 시골내기 베카신이 꿈의 도시 파리로 떠나던 중 아기 룰로트와 운명적으로 만나 대저택 보모로 일하면서 벌어지는 사랑스러운 일상 어드벤처다. 초록, 노랑, 빨강, 하양 같은 원색으로 대변되는 프랑스 국민 캐릭터 베카신은 호기심 많고 유쾌, 발랄한 성격이 특징
개성 넘치는 캐릭터들이 부대끼며 만들어내는 진정한 힐링극 ‘베카신!’. 포달리데스가 전 세계 어른들의 마음에 또 한 번 훈풍을 불어넣는다.
MBN스타 대중문화부 김노을 기자 sunset@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