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양소영 기자]
‘당나귀 귀’가 KBS의 터줏대감이자 일요일 안방극장을 책임지던 ‘해피선데이’에 이어 예능 전쟁에 뛰어든다. “일반인의 대나무 숲”을 표방한 ‘당나귀 귀’가 시청자의 취향 저격에 성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26일 서울 오전 KBS 누리동 쿠킹 스튜디오에서 KBS2 새 예능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이하 당나귀 귀)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이창수 PD와 방송인 전현무가 참석했다.
‘당나귀 귀’는 자신의 분야에서 일가를 이룬 레전드 보스들이 일터와 일상 속 리얼한 생활을 통해 스스로를 되돌아보게 만드는 역지사지 자아성찰 관찰 예능이다. 보스들의 자발적 자아성찰을 유도하고 직원들의 갑갑한 속을 시원하게 풀어주는 토크로 일할 맛 나는 일터를 만들어 나가는 사이다 예능 프로그램을 예고한다.
올해 초 설 연휴 동안 방송되며 최고 시청률 12.3%를 기록, 설 특집 예능 시청률 1위를 했다. 당시 방송에서 좀처럼 볼 수 없었던 박원순 서울시장, 대를 이은 중식 셰프 이연복 부자 등 각계각층 셀럽 보스들의 일상 엿보기가 호기심을 자아냈다. 대나무숲 3MC인 김수미, 김숙, 양세형의 보스 뼈를 때리는 직언직설은 일터에서 받은 스트레스를 화끈하게 날려주는 웃음과 공감을 선사하며 특히 2049 젊은 직장인 시청자층에서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시청자의 열렬한 지지와 함께 정규 편성을 확정한 ‘당나귀 귀’는 배우 김용건 전현무 김숙 유노윤호를 MC로 내세워 일요일 안방극장을 공략한다. 여기에 요리 연구가 심영순와 이연복, 농구팀 감독 현주엽(LG세이커스)이 보스로 등장해 성공 비법, 인생 노하우, 반전 매력까지 모두 공개할 예정이다.
조현아 CP는 ‘당나귀 귀’에 대해 “이창수 PD와 고기를 구워 먹으러 갔는데, 제가 구워서 고기 한 점을 줬더니 이창수는 사람을 불편하게 하는 데가 있다고 하더라. 그것에 접목되는 기획안을 갖고 왔다. 갑과 을의 동상이몽에 대한 걸 갖고 왔는데 저도 공감되더라. 시청자도 이런 부분에서 공감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어 “설 특집 때 시청률이 잘 나오고 내용이 잘 풀려서 시청자에게 어필된 것 같다. 정규가 되고 일요일에 들어가고 기운이 센 프로그램이 됐다. 무게감도 있지만 폭넓은 시청자와 만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공감과 생각을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또한 이창수 PD는 프로그램의 이름에 대해 “잘 알겠지만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에서 차용 했다. 제가 사회생활을 하면서 생각보다 많은 보스가 잘 못 알아듣는 경우가 많다는 생각이 들었다. 개인적으로 느낀 건 아니다. 아무런 불만이 없다. 그런 이야기를 주변에서 많이 듣고 사회적 발전을 위해 나서게 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방송 매체가 가질 수 있는 힘이라고 한다면 일상에서 들을 수 없는 이야기를 프로그램에서 보여줄 수 있다는 게 매력이다. 갑 앞에서 할 수 없던 이야기는 방송이 아니면 들려줄 수 없다. 숨겨진 목소리, 묻혀있던 일반인의 대나무숲이 되어준다는 것이 매력이다”이라고 말했다.
‘당나귀 귀’는 기존 ‘해피선데이’가 방송되던 시간대로 편성을 받았다. 앞서 정준영 사건 이후 무기한 ‘해피선데이’를 이끌던 ‘1박2일’이 무기한 방송 중단 상태에 들어가며 빈자리가 생겼다. 그동안 ‘해피선데이’의 또 다른 중요 축 ‘슈퍼맨이 돌아왔다’가 오후 6시대로 방송 시간을 옮기고, 오후 5시에는 주말드라마 재방송이 편성됐다.
전현무는 “쉽지 않은 시간대다. 무한도전 시간대에 들어갔다가 망한 적 있다. 잘나가는 프로그램 뒤에 들어가면 독이 든 성배다. 기존의 해피선데이 시청률을 따라가기 쉽지 않다. 전통적으로 주말 KBS가 잘 나오니까 어느 정도 명맥을 이어야 한다는 책임감이 있다”고 털어놨다.
이어 “과거 아나운서일 때 ‘남자의 자격’을 했다. 어려운 시간대라는 걸 안다. 제작진과 소통해서 여러분 반응을 보고 모니터할 생각이다. 이번 프로그램은 영혼을 넣어서 하겠다. 어제 영혼이 없다는 기사가 많이 나가서 욕을 먹었다. 전반적으로 영혼을 끌어올리겠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현재 8개의 프로그램에서 MC를 맡고 있는 전현무는 자신이 맡은 프로그램 중 무엇이 1위냐는 질문에 당황스러워하면서도 “(‘당나귀 귀’는) 정말 중요한 시간대고 살려야 되는 각오만큼은 1위”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창수 PD는 “부담되는 건 사실이다. 솔직하게 말씀드리는 건 동료에게 제일 많이 하는 건 저희가 이러려고 만든 프로그램이 아니다. 참신하고 KBS가 조금 더 뭔가 새로워졌다는 느낌을 주기 위해 설 특집으로 2회로 기획된 거다. 일요일에 와서 부담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내 “저는 사실 이 시간대에 대해서 어느 정도 자신감이 있다고 생각한다. 제가 ‘슈퍼맨이 돌아왔다’를 1회부터 하고 그때 추성훈을 담당했다. 추사랑을 추블리로 만든 것처럼 이번에도 심영순 선생님을 심블리로 만들 수 있을 것 같다. 부담스럽지만 잘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창수 PD는 파일럿과 차이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가장 큰 변화는 더이상 세트가 빨간색이 아니다. 간부들에게 많은 이야기를 들었다. 과감하게 수정 보안했다. 변화는 조금 더 균형감 있게 방송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갑이나 을에 의견에 치우치지 않는 방송을 만들기 위해 신경을 썼다”고 강조했다.
전현무 역시 “균형을 잘 잡아야 한다. 유노윤호도 티저를 봤지만 유노윤호는 갑에 입장에 대해서 공감하는 코멘트를 많이 했다. 김용건 선배님이 을에 대해 입장을 많이 말했다. 지극히 상식적으로 판단했을 때 아니면 누구든 말할 수 있다. 편집된 방송을 보면 왜곡될 수 있다. 저도 중심을 잡아서 약간 ‘백분토론’ 진행자처럼 해야 한다. 분위기를 잘 맞춰야 하
역지사지 자아성찰 프로그램 ‘당나귀 귀’는 오후 5시대로 들어가 일요 예능 전쟁에 뛰어든다. 일요 예능의 또 다른 터줏대감 MBC ‘복면가왕’, SBS ‘런닝맨’과 경쟁한다.
‘당나귀 귀’는 28일 오후 5시 첫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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