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션 유희열이 자신에게 '유희열의 스케치북'이 갖는 존재의 의미를 소개했다.
23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 쿠킹스튜디오에서 KBS2 '유희열의 스케치북' 10주년 기념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간담회에는 MC 유희열과 연출을 맡고 있는 조준희, 박지영 PD가 참석했다.
'유희열의 스케치북'은 1992년 '노영심의 작은 음악회'를 시작으로 '이문세쇼', '이소라의 프로포즈', '윤도현의 러브레터', '이하나의 페퍼민트'까지 이어온 KBS 심야 음악 토크쇼의 명맥을 잇고 있는 프로그램이다. 2009년 4월 24일 첫 방송을 시작, 오는 26일 440회를 선보이며 10주년을 맞는다.
이날 유희열은 10주년 소감으로 "1회 녹화 끝나고 나서 십여 분의 기자들과 모여 간단한 소감 말했던 게 기억이 난다. 맡게 돼 영광이라 말했던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10년이 지난 게 믿기지 않는다. 이 자리가 어색하기도 하고, 시간이 지나봐야 알 것 같다. 기분은 굉장히 좋다"고 말했다.
'유희열의 스케치북'은 TV 음악 프로그램이 아이돌 가수 위주로 재편된 현 시기 유일한 정통 음악 프로그램으로 매 주 다양한 장르의 음악과 뮤지션을 소개하고 있다. MC 유희열은 유머러스하면서도 전문 음악인으로서 재량을 발휘, 뮤지션과 관객을 연결하는 중간자 역할을 충실히 소화하며 당대 최고의 뮤지션이자 MC로 활약 중이다.
10년간 프로그램을 맡아온 소회도 밝혔다. 유희열은 "10년간 한 게 내 노고나 그런 게 아니고, 이 프로그램을 오면 일하는 느낌이 전혀 안 든다. 제작비가 많지 않은 프로그램이다. 작가 두세 명이 프로듀서, 다 해봐야 열 명 남짓인데 일보다는 가족처럼 같이 분위기 유지할 수 있기 때문에 매 주 나와서 게스트 만나고 하는 게 나에게는 또 다른, 음악활동의 동의어처럼 느껴졌기 때문에 힘들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예전 10여 년 전엔 라디오 계속 해왔는데, 지금은 마치 라디오 스튜디오 대기실에 앉아있는 것처럼 뮤지션 기다릴 때 그런 느낌이 든다. 채워지는 느낌이 들어 계속 할 수 있던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유희열에게 '스케치북'은 어떤 의미일까. 그는 "'스케치북'은 나에게 생활의 중심이다. 예전에는 토이로 음악활동 할 때도 좀 게을러서 5~7년에 한번씩 냈기 때문에 드릴 말씀이 없지만 당시엔 '음악도시'나 '라디오천국'이 내 생활 중심이었는데, 지금은 이 프로그램이 중심이다. 생활의 중심이며, 음악 활동의 또 다른 창구"라고 말했다.
유희열은 특히 "이걸 계속 해야 하나 하는 생각도 했었다. 좀 더 젊은 진행자가 누군가가 징검다리 역할 해야 하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많이 했는데, 얼마 전 '대화의 희열'에서 배철수씨께 물어봤다. 그런데 그 분이 정답을 알려주셨다. '스케치북을 언제까지 하는 게 좋을까요'라고 물어봤더니 '그건 네가 고민할 게 아니다'라고 하시더라. 내가 오만했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앞으로 얼마나 할 지 모르겠지만 감사히 열
10주년 방송에는 올해 데뷔 30주년을 맞은 가수 김현철을 비롯해 크러쉬, 볼빨간사춘기, 우주왕복선싸이드미러가 출연한다. 26일 오후 11시 20분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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