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K현장]`다시쓰는 차트쇼 지금 1위는?` 명곡 클라스는 영원하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박세연 기자]
'다시 쓰는 차트쇼 지금 1위는?'이 세대공감을 꿈꾸며 행복한 여정을 시작했다. 든든한 백은 명곡의 힘이다.
12일 오후 서울 상암동 MBC 사옥에서 MBC 예능 프로그램 '다시 쓰는 차트쇼 지금 1위는?'(기획 김구산/연출 안소연)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다시 쓰는 차트쇼 지금 1위는?'은 49년 역사를 자랑하는 MBC 음악차트프로그램에서 대중들의 마음을 사로잡으며 정상에 섰던 '1위 가수'와 그 영광에 가려 1위를 놓친 '도전 가수'들이 다시 1위에 도전해 차트를 새롭게 써본다는 발칙한 발상에서 시작된 음악예능프로그램이다. 이경규, 유세윤, 장도연 MC 조합과 90년대 톱을 찍었던 가수들의 명곡으로 지난 설 연휴 파일럿으로 전파를 탔을 당시 호평 속 정규 편성을 꿰찼다.
연출을 맡은 안소연 PD는 이경규, 유세윤 섭외 과정을 소개했다. 안PD는 "MC보다 김완선을 먼저 섭외해놓고, 91년 MBC 연예대상 대상을 찾아보니 이경규더라. 당시 1등이었는데 지금도 1등이라 제안 드렸다"고 말했다. 안PD는 "예능 대부신데 음악 프로그램 한 번도 안 해보셨더라. 39녀 만에 처음으로 음악 프로그램 하시는 걸 제안 드렸고, 흔쾌히 해주셔서 너무 감사했다"고 말했다.
유세윤에 대해서는 "걸어다니는 가요 사전"이라 극찬했다. 안PD는 "가사부터 안무까지 90년대 중후반을 너무 잘 아는 친구라 한 치의 망설임 없이 섭외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경규 선배님 녹화하며 놀랐던 게, 91년 대상 받을 때라 그런지 모든 노래 가사를 진짜 다 외우시더라"고 덧붙이며 "걸어다니는 가요 사전 두 분과 함께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다시 쓰는 차트쇼 지금 1위는?'을 통해 모처럼 MBC에 복귀한 이경규는 "고향으로 돌아온 느낌"이라며 "프로그램을 잘 살려서 호평을 얻어 '일요일 일요일 밤에'로 돌아가야 겠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는 "나에게는 매 주 90년대로 돌아가는 큰 즐거움을 주는 프로그램"이라며 "옛 동료들을 만날 기회가 많지 않은데 녹화 할 때마다 옛 동료를 만나게 돼 개인적으로 행복한 시간"이라 밝혔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데뷔 39년 만에 처음으로 음악 프로그램 MC로 나선 이경규는 "음악 프로그램 진행은 처음이지만 90년대라는 시기를 정확하게 잘 알고 있다"며 "나 말고는 그 시대를 그렇게 정확하게 아는 사람이 없다"고 자부했다. 그러면서 "당시에는 내가 나이가 어렸기 때문에 녹화 하면서 다 따라부른다. 전 곡을 다 알고 있다는 사실에 나조차 깜짝 놀랐다. 지금 노래는 하나도 모르는데 '지금 1위는'에 나오는 노래는 다 따라부를 수 있을 정도"라고 말했다.
'다시 쓰는 차트쇼 지금 1위는?'은 JTBC '슈가맨이 돌아왔다', KBS2 '불후의 명곡'과 닮은 듯 다른 음악 예능으로 시청자의 마음을 두드리고 있다. 특히 향수를 자극하는 토크 비중이 높아 상대적으로 예능 베이스가 높은 편.
음악과 예능 사이 정체성에 대해 김구산 CP는 "정체성에 대한 생각은 크게 안 하고 있다"면서 "즐거움을 줄 수만 있다면 어떤 포맷이든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CP는 "이 프로그램을 통해 갖고 싶은 것 중 하나가 공감대다. 90년대 옛 것을 레트로하게 가져와서 요즘 유행하는 뉴트로로 만들어서, 예전 향수를 느끼는 4050 세대도 즐겁게 보고 요즘 가수들이 명곡을 재해석해 보여줌으로써 젊은 10대부터 2030도 공감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김CP는 "음악이 물론 제일 메인이 되는 프로그램이지만 토크도 빼놓을 수 없다"며 "이경규 씨가 재미있는 당시 에피소드를 속속들이 알고 계셔서 많이 얘기해주신다"고 말했다. 이어 "공감대를 갖고 싶고, 지향하는 바는 여러 세대가 같이 보고 즐겁게 볼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고 싶다는 것이다. 아직은 완벽하게 완성되어 있지 않지만 완성을 향해 한걸음 한걸음 나아가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안소연 PD는 "즐거움 드리는 게 최고의 목표지만 작년에 터진 '보헤미안 랩소디'를 제일 만이 본 세대가 2030이라는 데서 깊은 인상을 받았다"며 "추억이나 향수가 없어도 진짜 좋은 것은 세대를 거슬러 해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안PD는 "'추억이 없는 친구들에게도 이걸 들려줘도 1위 할 수 있을까'가 시작점이었고, 녹화 하면서 명곡의 힘을 느끼고 있다. 나는 추억이 있어서 좋게 느끼는 것을, 91년생 이후 20대 평가자들도 좋았다고 반응하더라"며 "처음 들었는데 좋았다고 하는 걸 보며 기획의도가 상상만으로 했던 게 맞구나 하는 걸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세대공감이 위주인 프로그램인데, 일방적으로 들려주는 게 기획의도였지만 만들다 보니 후배들이 재해석해서 선보인 것을 원곡자가 듣고 감동받고 눈물 흘리는 게 훨씬 많더라. 처음 생각했던 세대공감을 만들어가며 찾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가수 섭외는 예상보다 어렵지 않다고. 안PD는 "섭외가 어렵지 않아 제작진도 놀라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30년 차이 나는 후배들과의 경연이 불쾌할 수도 있을 것 같아 '후배 카드 써도 된다'고 말씀드리는데도, 지금도 내가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으셔서 흔쾌히 응하고 계시다. 오히려 후배 섭외가 더 힘들다"고 덧붙였다.
게스트 희망 가수로는 신승훈, 이문세, 양준일 등이 거론됐다. 안소연 PD는 "14주 연속 1위로 한국 기네스에 등재된" 신승훈을, 유세윤은 "최근 젊은 시절 GD 닮았다는 영상도 올라오는데, 당대 앞서간 음악을 했던" 양준일을, 이경규는 "주옥 같은 곡들이 많은" 이문세를 각각 꼽았다.

프로그램의 진정성과 의미와 별개로 '다시 쓰는 차트쇼 지금 1위는?'의 편성 시간대는 다소 불리하다. 금요일 오후 8시 30분대는 현재 tvN 등 타 방송사가 꽉 잡고 있는 시간대이기 때문.
김구산 CP는 "현 시간대가 우리에게 아주 유리한 시간대는 아니다. 그렇지만 MBC 편성 전략적으로 금요일 저녁을 예능존으로 묶어, 불금을 즐겁게 보낼 수 있는 존을 만들어보자는 의도가 있는 편성"이라며 "8시반이 조금 이른 시간이긴 한데, '지금1위는'-'마리텔V2'-'나혼자산다'로 가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이어 "타 방송사 프로그램이 있는 가운데 신규로 들어갔기 때문에 우리 프로그램이 재미있지만 현재는 고전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의외로 잘 모르셔서 못 찾아보시는데, 본 사람들은 재미있다고 하신다. 노래도 그런 것 같다. 좋은 건 늘 좋다. 지금은 아쉬운 반응이 있지만 재미있는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점점 더 경쟁력 가져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경규는 "금요일 8시 30분이 애매한 시간대이긴 하지만 잘 하면 사람들이 잘 찾아 보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이어 "사람들이 행복해하고 즐거워하는 프로그램 중 망한 걸 못 봤다"면서 "시작은 미미하나 끝은 잘 되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경규는 "녹화장에서 끝나고 나서 분위기를 보면 분명 잘 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간담회 말미, 김CP는 "음악 예능으로서의 포맷이 안정화 된 프로그램이라 자부한다. 최근 경규형님이 공헌 크게 해주신 '복면가왕'이 미국 폭스사까지 진출했다. 우리 프로그램이 미국에도 진출하는 현상을 보이고 있는데, 욕심으로는 '지금 1위는?' 역시 충분히 그렇게 될 수 있는 프로그램이라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psyon@mk.co.kr[ⓒ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