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녀시대 출신 티파니. 미국에서 티파니 영으로 활동 중인 그는 최근 아이하트라디오 뮤직어워즈에서 베스트 솔로 브레이크아웃 상을 수상했다. 사진|강영국 기자 |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신인 가수 티파니 영입니다!"
2017년, 전(前) 소속사 SM엔터테인먼트와 전속계약 만료 후 미국으로 건너간 티파니(본명 스테파니 황, 30)는 요란하지 않게 묵묵히 자신의 길을 다져왔다. 이따금 들려오는 신곡 발매 소식으로 존재감을 보여줬지만 빠르게 변해가는 국내 가요계 판도 변화에 조금은 잊혀진 듯 했던 그는, 뜻밖의 ’낭보’로 대중을 놀라게 했다. 지난 14일(현지시간) 미국 LA에서 열린 ’2019 아이하트라디오 뮤직어워즈’에서 베스트 솔로 브레이크아웃 상을 거머쥔 것.
앨리 브룩, 다이나 제인, 로렌 하우레기, 노르마니 등 쟁쟁한 아티스트들과 후보에 올랐다는 소식만으로도 놀라움을 건넸던 티파니는, 해당 부문 트로피를 품에 안으며 한국 여자가수 첫 아이하트라디오 뮤직어워즈 수상이라는 ’최초’의 타이틀을 썼다.
싱글 ’오버 마이 스킨’(Over My Skin)과 ’티치 유’(Teach You)에 이어 첫 EP ’립스 온 립스’(Lips On Lips)를 발표한 그의 기분 좋은 금의환향 행보를, 매일경제 스타투데이가 함께 했다. 소녀시대 멤버 티파니를 넘어선, 신인 팝스타 티파니 영(Tiffany Young)을 만나러 가는 길. 하늘도 그의 시그니처 눈웃음처럼 시원하고 쾌청했다.
최근 서울 중구 모처에서 만난 티파니는 아이하트라디오 뮤직 어워즈 수상 당시를 떠올리며 "솔직히 지금도 믿기지 않는다"고 반색했다.
"후보에 올랐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저도 정말 놀랐는데, 북미 쇼케이스 투어 도는 과정에서 수상했단 얘길 듣고 믿기지 않았어요. 내가 신인상을? 정말? 실감이 안 났죠. 너무 큰 시상식이고, 정말 꿈만 같은 자리에서 K팝을 사랑하는 팬들 앞에 설 수 있어 너무 기뻤죠. 그동안 소녀시대가 열심히 해온 것을 대표하는 마음이었고, 여성 아티스트로서 의미 있는 순간이었어요."
↑ 티파니가 SM엔터테인먼트를 떠나 홀로서기를 결심했을 당시의 속내를 떠올렸다. 사진|강영국 기자 |
"언어만 다를 뿐 음악은 음악이라는 걸 보여주고 싶어요. 저 역시 미국에서 K팝을 더 사랑하게 됐고, 전 세계적으로 K팝 사랑해주시는 분들도, 같은 의미로 언어만 다를 뿐이지 음악은, 마음 그리고 영혼을 울리는 것이라는 것을 마음에 담고 음악하고 있어요."
또 티파니는 "첫 EP인데도 불구하고 너무 대단한 분들이 참여해주셨다. 베이비페이스를 비롯해 레이디 가가 프로듀서인 페르난도 가리베이, 그리고 파이스트 무브먼트도 나를 너무 잘 가이드해주고 계셔서 의미 있는 첫 걸음이었던 것 같다"고 앨범 참여진 및 스태프들에게 고마움을 돌렸다.
2017년, ’친정’ SM엔터테인먼트를 떠나 홀로 선 티파니. 당시 소녀시대 멤버 중 티파니와 수영, 서현이 독립을 선언했다. 수영과 서현이 본격 연기자의 길을 택한 것과 달리, 티파니는 미국 진출 계획을 천명하며 현지 연기 스쿨 입학 소식을 알려 대중을 놀라게 했다.
금의환향한 이 시점, 뒤늦게나마 궁금했다. 그토록 익숙한 10년을 벗어나, 홀로서기를 결심하기까지의 그 마음이.
"소녀시대 활동은 너무 축복받은 활동이었던 게, 미국에 진출할 기회가 있었어요. 당시 미국의 멋진 공연장에서 공연할 때 ’언젠가 저 소파에 앉아 인터뷰 하겠지?’라고 멤버들과 이야기 나눴는데, 그 때 멤버들이 ’너는 꼭 할거야’라는 격려해줬었죠. 멤버들도 늘 서포트 해줬고, 제가 미국 진출에 대한 꿈을 갖고 있었던 것을 팬들도 너무 잘 알고 있는 상황이었어요. 언젠가는 미국 진출 하고 싶었고, 꾸준히 오디션 보고 있었죠."
티파니는 "재계약 시점 멤버들끼리 이야기를 나눴다. 일적으로 소녀시대로서가 아니라 인간 태연, 인간 윤아, 인간 수영, 인간 티파니로서 지금 무엇이 제일 하고 싶을까? 물어봤을 때, 다 답변이 달랐다"고 떠올렸다. 그는 "우린 그만큼 믿음, 의리, 사랑 때문에, 계속 보면서도 따로 또 같이가 소녀시대고, 따로 하는 시간이 있는 만큼 새로운 영감이 생길 거란 믿음이 있었기 때문에 ’나는 미국 진출에 도전해보겠다’는 생각을 멤버들 그리고 전 회사에게 표현했다"고 담담하게 말을 이어갔다.
↑ 소녀시대 티파니는 미국에서 힘들고 외로운 시간, 음악으로부터 위로 받았다고 밝혔다. 사진|강영국 기자 |
하지만 온실을 박차고 나오는 건 누구라도 두려울 일. 미국 진출 당시 혹시 현지에 ’믿는 구석’이 있었던 건 아닌지 묻자 티파니는 "지금도 맨땅에 헤딩"이라며 "알면 알수록 배울 게 너무 많다"고 혀를 내둘렀다. 그는 "맨땅에 헤딩이지만 주변 많은 프로듀서님들이나 헤어, 메이크업, 패션 등 도와주시는 많은 크리에이티브들이 있다. 그분들 덕분에 더 영감을 받고 더 힘을 받아서, 멋진 작품이 나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티파니는 "소녀시대 얘기를 뺄 수가 없다. 소녀시대 하면서 느낀 건, 절대 혼자서 해내는 일이 아니라는 것"이라며 "어떤 작품을 만들건 주변에 많은 분들이 도와주셨고, 그건 정말 축복받은 삶"이라고 눈을 반짝였다.
국내에서 톱 걸그룹 소녀시대 멤버로 활동할 때와 확연히 차이 난 지점은 그 무엇도 ’특별히 정해진 게 없었다’는 점이다. 티파니는 "미국으로 돌아가자마자 연기학교 1학년 마치고 오디션도 많이 보러 다녔고, 연기 레슨 등에 많은 시간을 쏟았다. 평소 힘들거나 속상한 일을 표현하는 스타일이 아닌데, 오디션에 많이 떨어졌고, 붙었어도 일정 변경 등으로 좌절된 경우도 있었다"고 홀로서기 초창기를 떠올렸다.
어쩌면 고단했을 시간. 그 때마다 티파니에게 위로가 돼 준 건 음악이었다. "때가 되면 오겠지, 기다리면서도 속상할 때마다 음악 작업을 했는데 그 때마다 ’역시 내 마음에 위로는 음악이구나’라는 걸 느꼈어요."
음악으로 하나씩 쌓여가는 티파니의 ’이미지’는 연기에도 선순환 돼 시너지를 주고 있다. "이전까지 티파니 하면 물음표가 먼저였다면, 이제는 K팝을 대표하는, 30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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