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 년만의 귀향, 집으로'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아 재외 독립유공자 후손들을 만나러 갔다.
25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골든마우스홀에서는 MBC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기념 특별 방송 '백 년만의 귀향, 집으로'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현장에는 허일후, 손현주, 홍수현, 다니엘 린데만, 최태성, 한보름, 최다빈, 정상규, 한수연, 폴킴, 윤주빈이 참석했다.
'백 년만의 귀향, 집으로'는 조국으로 돌아오지 못한 채 타국에서 잠이 든 독립유공자 후손들을 만나보고 독립유공자들이 다시 밟지 못했던 땅, 독립한 대한민국으로 그들의 후손을 초대하는 프로그램이다.
변창립 MBC 부사장은 "처음엔 작은 아이디어로 시작했다. 100주년 맞아 이민사 정리해보겠다는 아이디어에 살이 붙고 사연을 알아가는 사이에 이야기가 커졌다. 유라시아 대륙과 미주를 넘을 대 장정을 펼칠지 몰랐다"고 말했다.
이어 "참여한 모든 분들의 열정과 헌신이 아니었으면 (이뤄낼 수 없었다)"면서 "(프로그램을) 끌고 갈 수 있는 원동력은 미안함, 죄송함 이런것들이었을지도 모르겠다. 너무 뒤늦게 찾아뵀다는 안타까움이 작용했다"라고 이야기했다.
단장을 맡아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일정을 허일후 아나운서와 함께한 손현주는 "저는 예능을 많이 나왔던 사람도 아니고 그렇다고 교양을 했던 사람도 아니다"라며 "처음부터 끝까지 허일후 아나운서와 함께 한다고 해서 믿고 갔다. 믿음에 배반을 안 했다. 개인적으로 시즌2나 계속 진행형이 됐으면 좋겠다. 4부작으로는 모자라다. 찾아야 할 분이 많다. 계속 가야 하지 않겠나 싶다"고 바람을 드러냈다. 이어 "4월부터 드라마 촬영에 들어간다"면서도 "저에게 시즌 2 제안이 온다면 한번 쯤은 더 갈 수 있다"고 애정을 말했다.
프랑스에서 재불 독립운동가 홍재하의 차남 장자크 홍 푸안을 만났던 것에 대해서는 "아리랑을 부르시는데 같이 따라부를 수 없을 정도로 가슴이 먹먹했다. 한국이라는 건 어떤 뜻이냐고 물었을때 본인이 한국인이라는 생각을 말씀하시더라"며 먹먹했던 만남을 말했다.
장자크 홍 푸안을 함께 만난 다니엘 린델만 역시 "태극기를 달아놓고 맞아주셨다. 정이 많으시고 아버님에대한 애틋한 마음 가지고 많은 이야기를 들려주셨다. 감동적인 이야기 듣고 눈물을 많이 흘렸다"고 뭉클했던 마음을 드러냈다.
홍수현 역시 "말이 안통하는데 통하는 느낌이었다"면서 "외국서 보는 태극기는 가슴 뭉클했다. 다과와 음식을 차려주셨는데 한국의 정처럼 느껴졌다. 프랑스어를 할 줄 아는 사람이 없는데 알아듣지 못해도 말씀하시는데 감정이 고스란히 전해져서 눈물도 흘렸다"고 맞장구쳤다.
한국사 강사 최태성은 독립유공자의 후손들의 성이 다른 것에 주목했다. "독립유공자 후손분들을 만나다보면 성이 다르다는 것을 느낄 것이다. 이 것에는 아픈 역사가 담겨있다. 성을 유지할 수 없는 상황에 살고 있었던 사람들이다. 성을 유지했을때 자신과 가족들에 닥치게 될 위험들 속에서 살던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임시정부의 활동을 말하면 외교활동을 말한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서 미주 지역 뿐 아니라 유럽 등지에서도 독립운동을 했다는 것. 전 지구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활동하고 있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피겨스케이팅 최다빈 선수는 데니스 텐 선수의 추모제에 참여했다. 최다빈은 "추모제에 가니 (데니스 텐의 사망이) 실감이 났다"면서 "마음이 아프기도 하고 다시 한번 만날 수 있어서 감사했다. (데니스 텐 선수) 가족분들까지 만날 수 있어서 의미있는 시간을 보냈다"며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데니스 텐은 의병장 민긍호 선생의 고손자로 피겨 선수로 활약했으나 지난해 7월 괴한의 피습으로 안타깝게 사망한 인물이다.
윤주빈은 큰할아버지가 윤봉길 의사라고 밝히며 큰 할아버지의 발자취를 따라간 것에 대한 감상을 말했다. 윤주빈은 "(윤봉길 의사 발자취를 따라가며) 감사하다고 마음속으로 인사드렸다"면서 "저도 잘 컸고 저희 세대도 해방된 대한민국에서 잘 살고 있다고, 잘해나가겠다고 이번 여정으로 잘 다녀올 수 있게 해달라 말씀드리고 감사하다는 인사하고 왔다"고 설명했다.
손현주는 "방송보면 알겠지만 피는 못속인다고 정말 닮았다. 깜짝 놀랐다. 루쉰공원에 갔을 때 윤주빈이 차분해지는 모습을 보고 위로해주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고 말했다.
배우 한수연 역시 독립유공자의 후손. 외증조부가 공주 의병대장 김순오다. 한수연은 시인 이육사의 순국지를 찾았다. 한수연은 "이육사 시인의 시만 알았었지 순국지가 어떤 곳일지 몰랐다. 보존이 잘 되있을 줄 알았는데 처참할 정도로 생생하게 남아있었다. 너무 충격을 받았다. 그분의 유품과 장소가 남아 방치돼 있고 관리가 안되고 있어 서러웠다"고 말했다.
이어 "이육사 선생님이 돌아가신 것으로 추정되는 지하감옥에 가봤다. 아마 고문실에서 돌아가셨을 것으로 추측된다"면서 "손만 살짝 넣었는데 엄청난 냉기가 올라왔다 고문 받고 굶고 얼어서 돌아가셨을 것 생각하니 가슴이 (먹먹했다"고 물기 어린 목소리로 말했다.
그러면서 "선생님 시를 보면 아름답고 희망을 말했는데 시로서만 희망을 말할 수 밖에 없는 것 느껴져 더 서러웠다"고 이야기했다.
대한독립에 대한 간절한 열망을 가지고 국제 사회에 나간 독립투사들. 조국은 그들의 희생과 열정 덕에 식민지배에서 벗어나 그토록 바라던 자주독립국이 됐다. 그러나 그들의 후속들은 여전히 조국에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 '백 년만의 귀향, 집으로'
ksy70111@mkinternet.com
사진| 유용석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