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진향희 기자]
권선징악, 해피엔딩이었다.
지난 24일 방송된 ‘바벨’ 마지막회에서 박시후는 사랑을 위해서 복수를 버렸다. 그리고 자멸로 이끈 악의 세력들을 하나씩 검거하고, 사라졌던 연인과 극적인 재회 끝 따뜻한 키스를 나눴다. 차우혁이 그를 쏙 빼닮은 아들과 같은 포즈로 잠들어 있는 모습과 부자의 잠든 모습을 사랑스럽게 바라보는 한정원의 얼굴도 마지막을 장식했다.
16부작으로 기획된 ‘바벨’은 복수를 위해 인생을 내던진 검사 차우혁(박시후)와 재벌과의 결혼으로 인생이 망가진 여배우 한정원(장희진)의 사랑을 담은 작품. 살인과 암투 속에 드러나는 재벌가의 탐욕스런 민낯과 몰락을 그리는 멜로 드라마였다.
미스터리와 격정멜로의 조합 속에 복수를 꿈꾸는 검사와 재벌가 며느리의 이루기 힘든 사랑이 줄기를 이뤘다.
무엇보다 '바벨'은 박시후 장희진 김해숙 김지훈 장신영 송재희 임정은 등 배우들의 열연이 돋보이는 드라마였다. 첫회부터 충격적인 오프닝으로 시선을 압도해 각각의 에피소드 안에서 유기적으로 연결돼있는 인물들의 관계, 관계 속에서 폭발하듯 피어나는 격정 멜로를 더했다. 여기에 사건 곳곳에 배치되어있는 단서들을 찾아내고 해석하는 흥미가 더해지면서, 치명적인 ‘미스터리 격정 멜로’가 펼쳐지는 듯 했다. 하지만 이야기가 전개될수록 스토리의 허술함을 드러냈고, 후반부로 갈수록 탄탄하지 못한 짜임새가 몰입을 방해했다. 대신 배우들의 열정적인 연기와 뮤직비디오를 보는 듯한 빼어난 영상미가 아쉬움을 채웠다.
박시후는 ‘바벨’을 통해 멜로도 되고 액션도 되는 배우로 올라섰다. 첫 도전한 ‘격정 미스터리 멜로’를 때로는 짜릿하게, 때로는 긴박하게, 때로는 아름답게 그려내며 ‘격정 멜로 장인’으로 올라서는 저력을 보여줬다. 극 초반 부모님을 죽인 원수를 향한 복수심에 불타 재벌가를 무너뜨릴 기회를 찾아 헤매는 냉철한 모습부터, ‘사랑’을 위해 복수마저 내던진 채 질주하는 애절한 모습까지, 스릴 넘치는 ‘격정 미스터리’와 뜨거운 ‘멜로’ 두 가지를 열연으로 완성했다. 김지훈과 송재희, 장신영과 장희진도 연기에 대한 호평이 이어질 정도로 기대 이상의 몫을 해줬다. 김해숙 역시 ‘연기 본좌’답게 오직 아들을 위해 악행을 서슴지 않는 빗나간 모성애를 입체적으로 표현해 찬사를 받았다.
배우들의 호연에도 불구, 시청률에선 다소 아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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