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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일’ 설경구, 전도연, 김보민 사진=영화 ‘생일’ 포스터 |
[MBN스타 신미래 기자] 보이지 않는 벽은 깨트리기 힘들다. 그 벽은 상처받은 이들에게 더욱 큰 고통을 안긴다. 영화 ‘생일’은 큰 아픔을 갖고 있는 이들이 모여, 고통을 이겨내려는 모습을 그려냈다.
영화 ‘생일’은 2014년 4월 16일 세상을 떠난 아들의 생일날, 남겨진 이들이 서로가 간직한 기억을 함께 나누는 이야기를 담았다.
세월호 참사는 유가족을 비롯해 더 나아가 국민들에게 충격적인 사건이다. 이를 영화화 해 다룬다는 것은 또 다른 상처를 줄 수 있기에 우려 깊은 시선이 쏟아지고 있다. 큰 참사였던 만큼 아직 이 사건의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한 이들이 많기에 세월호 유가족 작품으로 다루기엔 어려움이 컸다. ‘생일’ 역시도 개봉 전부터 시기상조라며 따가운 시선을 받고 있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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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일’ 설경구, 전도연, 김보민 사진=NEW |
그러나 한편으로는 세월호 참사라는 말만으로도 먹먹함이 감도는 이들이 많은데, 이들의 감정이 다치지 않도록 어떻게 영화화 했을까 궁금증도 피어나기도 했다. 이에 이종언 감독은 사람들의 아픔을 다룬 영화기에 하나하나 조심스러웠다고.
이 감독의 말처럼 ‘생일’에서는 설경구(정일 역), 전도연(순남 역), 김보민(예솔 역) 등 인물들의 감정은 섬세하게 다뤄졌다. 아주 흥미로운 점은 유가족을 그리는 장면에선 갓난아기를 어루만지듯 조심스러웠다면 그들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선은 과감하게 그려냈다는 것이다. 세월이 흐르고 나서 유가족들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선의 변화는 우리 현실을 그대로 투영해냈다. 그러나 이 감독은 제 3자의 시선으로 그려냄으로써 그들을 비난하는 것이 아닌 직관적으로 볼 수 있도록 했다.
그리고 전도연, 설경구 그리고 김보민은 각자 아픔의 벽이 높이 쌓아져 있었다. 전도연은 아들을 떠나보냈다는 것을 믿지 않으며, 이와 관련해 누구와의 소통도 거절하는 모습을 보인다. 특히 남편 설경구를 원망하며 마음의 벽을 쌓았다. 설경구는 아들 수호의 죽음 앞에 두려움의 벽을 쌓아올렸고, 김보민은 아빠 설경구와의 벽이 있었다. 겹겹이 쌓인 이 벽을 허물기까지의 과정은 이루 말할 수 없는 감동을 안겼다.
또 ‘생일’에서 좋았던 부분은 유가족뿐 아니라 희생자들과 얽힌 이들도 아픔을 겪고 있고, 결코 이들과 우리는 멀지 않은 곳에 살고 있음을, 가까운 곳에 있음을 보여주는 장면들이다. 먼 이들의 이야기 같지만 우리 가까이에 살고 있는 이들의 아픔이었음을 다시 한 번 느끼게 됐다. 다가갈 수 없을 것만 같았던 그 아픔은 서로 마음을 맞닿음으로 이
‘생일’은 나 아닌 우리를 생각할 수 있는, 거창한 위로보다 잊지 않는 게 더 값진 위로가 될 수 있음을 깨닫게 해주는 영화가 되지 않을까 싶다. 오는 4월3일 개봉한다. 신미래 기자 shinmirae93@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