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K현장] `악질경찰` 이정범 감독, 왜 세월호 사고를 다뤘나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양소영 기자]
이정범 감독이 ‘악질경찰’에서 세월호 사고를 다룬 이유에 대해서 공개했다.
13일 오후 서울 CGV용산에서 영화 ‘악질경찰’ 시사회 및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이정범 감독을 비롯해 배우 이선균 전소니 박해준이 참석했다.
‘악질경찰’은 영화 ‘아저씨’를 연출한 이정범 감독의 신작이다. 뒷돈은 챙기고 비리는 눈감고 범죄는 사주하는 쓰레기같은 악질경찰이 폭발사건 용의자로 몰리고 거대 기업의 음모에 휘말리며 벌어지는 범죄드라마를 그리고 있다.
‘악질경찰’은 세월호 사고를 연상시키는 부분이 많은 작품이다. 이정범 감독은 “2015년에 단원고를 갔을 때 받은 충격을 잊을 수 없다. 많은 매체에서 다룬 것보다 충격을 받았고 자료를 수집하면서 꼭 하고 싶었다. 이 영화를 준비한지 5년이 됐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상업 영화를 하면서 세월호를 가져온다는 건 말이 안 된다. 세월호 이야기를 하고 싶었고, 상업적인 장르의 긴장감이나 재미를 넣되 여러분에게 남긴 것이 무엇인지가 중요하다. 최초의 시작점이 세월호고, 이 사회를 이야기할 수 있는 방법에 고민한 게 지금의 ‘악질경찰’이다”고 털어놨다.
또한 이정범 감독은 “논란은 예상하고 있다. 시나리오 기획했을 때부터 많은 고민을 했다. 영화사와 개인적으로도 큰 각오를 갖고 영화를 만들었다. 이런 자리에서 만약 질문을 받고 풀 수 있다면 그러길 바란다. 세련되지 못한 방법이라고 말씀했는데, 연출 방식이라면 받아들인다. 연출의 묘미에서 그런 표현은 수긍하나, 이 영화에서 다룬 세월호에 대한 다룬 것은 치열하고 처절하게 찍은 것이다”고 고백했다.
또한 이정범 감독은 자신의 진정성과 상업 영화의 밸런싱을 맞추는 것이 힘들었다고 토로했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진심이 관객들에게 제대로 전달되길 바란다고 털어놨다.
이정범 감독은 “투자 힘들고 캐스팅 힘들었다. 세월호 때문이었다. 주변에서 세월호를 다루는 것을 만류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했던 건 해야만 했다. 앞으로 나아가지 못할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기본적으로 이 영화가 투자사가 들어온 상업영화다. 그런 부분에서 무시할 수는 없다. 그래서 매일 자기검열을 했다. 관객들의 긴장감을 배려해서 진정성을 놓치는 것은 아닌지, 관객의 배려와 상업 영화의 미덕을 놓치고 있는 건 아닌지 자기검열을 했다. 영화를 두편 찍은 느낌이었다. 그런 밸런싱이 힘들었다. 이 영화에는 많은 악들이 등장한다. 재벌도 있고 비리 형사도 있다. 저의 생각이지만, 가장 상처 받은 인물은 미나다. 어른들이 상처를 준 방식이 돈 때문이었다. 이미지하고 형상화한 건 재벌이라는 캐릭터였다. 그건 범죄였다. 그래서 재벌을 가져왔다”고 설명했다.
이정범 감독은 “세월호 유족도 봤다. 너무 떨리는 시사였다. 시사가 끝나고 유가족을 볼 수 없었다. 제가 위통이 와서 몰래 일어나서 나갔다. 방황을 하다가 늦은 시간 집에 들어갔다. 한 아버님에게 죄송하다고, 잊고 싶은 기억을 다시 떠올린 건 아닌지 죄송스럽다고 했다. 청불에 상업영화라 불편한 점이 있었을 거라고 연락을 했다”고 말했다.
계속해서 “본인들이 겪은 일은 훨씬 더 야만적이고 폭력적이라고 했다. 그런 이야기를 하는 사람이 있다면 자기 이름을 공개하라면서 용기를 줬다. 그 분이 전체의 의견은 물론 아니다. 그렇지만 이 영화가 곡해되지 않기를 바란다. 예상은 했던 쟁점들이 있지만 솔직하게 말씀 드리겠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이정범 감독은 “도망가고 싶고 외면하고 싶기도 했다. 어느 유족분이 세월호 사고가 잊히는 게 두렵다고 했다. 우리 영화의 방식이 어떻게 다가갈지 모르지만 침묵하는 것보다 낫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떻게든 공론화 되는 게 중요하다. 담론화 시키는 영화라 두려움도 크다.465명이 치열하게 찍었다. 그들의 진심이 다가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악질경찰’은 21일 개봉 예정이다.

skyb1842@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