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잔나비 사진=페포니 뮤직 |
[MBN스타 안윤지 기자] 인디 밴드 잔나비가 이젠 대중적이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가장 ‘힙’한 밴드가 됐다. 잔나비의 특별함은 바로 목소리에 있다. 언뜻 평범하다고 느낄 수 있지만, 미적지근한 온도와 크게 낮지도, 높지도 않은 목소리가 ‘한 곡 반복’을 하게 만든다.
그간 많은 드라마의 OST를 부르며 힘을 실었던 잔나비가 이번엔 tvN ‘로맨스는 별책부록’과 만났다. 특별한 감정을 내비치지 않은 보컬 최정훈의 목소리가 드라마의 정체성을 더욱 확고하게 보여줬다.
◇ 잔나비의 세계
잔나비는 지난 2014년 디지털 싱글 앨범 ‘로켓트’로 데뷔했다. 타이틀곡 ‘뜨거운 여름밤은 가고 남은 건 볼품없지만’, ‘She’, ‘Nomember Rain’, ‘Good boy twits’ 등 다수 발매, 인디 음악에서 확고한 자신의 입지를 굳혔다.
그들의 세계를 만들어 낸 앨범은 단연 2016년에 발매한 첫 번째 정규 앨범 ‘몽키 호텔’이었다. 타이틀곡 ‘뜨거운 여름밤은 가고 남은 건 볼품없지만’부터 수록곡 ‘Wish’, ‘HONG KONG’은 여전히 인디 음악 중 가장 많이 언급되는 음악 중 하나다. 음악 평론가들도 해당 앨범에 대해 “음악성과 대중성을 모두 잡았다”며 극찬했다. 그들은 성실하게 자신들의 세계를 만들어 냈다.
잔나비 하면 빠질 수 없는 요소는 OST였다. 이제는 ‘OST=잔나비’란 공식이 있을 정도다. 그들은 ‘알록달록’, ‘얼마나 좋아’, ‘웃어도 될까요’, ‘파라다이스’ 등 다수 드라마 삽입곡을 발표, 시청자들의 귀를 사로잡았다.
![]() |
↑ 잔나비 ‘나만 볼 수 없는 이야기’ 사진=카카오엠 |
◇ ‘나는 볼 수 없던 이야기’
tvN ‘로맨스는 별책부록’은 책을 읽지 않는 세상에서 책을 만드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다. 배우 이나영의 9년만 브라운관 복귀와 더불어 이종석의 군입대 전 마지막 작품이기 때문에 더욱 화제가 됐다. 드라마는 이나영과 이종석의 완벽한 호흡뿐만 아니라 현실감 있는 서사, 캐릭터 그리고 차가운 현실을 따뜻하게 바라보고자 하는 시선이 어우러져 웰메이드 작품으로 자리 잡았다.
잔나비의 OST ‘나는 볼 수 없던 이야기’ 또한 ‘로맨스는 별책부록’이 웰메이드가 되는 데에 한몫했다. 앞서 1~3회에 짧은 한 구절 정도나 장소 배경 음악으로 공개가 된 바 있다. 당시 온라인에서는 뜨거운 반응을 보이며 ‘나만 볼 수 없는 이야기’의 주인공을 찾기도 할 정도로 OST의 퀄리티가 대단했다.
‘나는 볼 수 없던 이야기’는 극 중 남자주인공인 차은호(이종석 분)의 감성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특히 차은호가 김단이(이나영 분)을 바라볼 때 나오는 애틋한 감성을 잘 표현해준다.
가사 내용은 꾸밈새 없이 담백하게 흘러가고 있다. ‘애써 웃으려도 하지 않을게 / 흘린 눈물을 닦아내는 / 그 손이 참 가여워만 보여도 / 쉽게 건넨 마음은 아닐까 / 망설이는 내가 나도 참 미운 걸’라며 복잡한 심경을 표현하기도 하고, ‘바람 불어와 / 서러운 마음을 달래고 / 시간은 또 흘러서 / 언젠가는 그 끝에선 / 새하얀 웃음으로 / 이런 내 위로는 그리 간단치가 않아서 / 이제야 건넨걸요 / 내 손 잡아요’라며 상대를 위로하기도 한다. 위로를 한다면서도 “내 위로는 간단치가 않아서”라며 쉽지 않은 감정임을 드러낸다.
![]() |
↑ ‘로맨스는 별책부록’ 이나영 이종석 사진=tvN ‘로맨스는 별책부록’ 캡처 |
남혜승 음악감독은 잔나비에 대해 “이 드라마의 초반에 표현하고 싶었던 중요한 음악적 색감과 잔나비만이 지닌 독특하고 독보적인 색깔이 잘 어우러져 드라마의 톤을 특별하게 만들었다”고 전했다. 그의
◇ 한줄평
‘나는 볼 수 없던 이야기’는 “역시 잔나비!”라고 감탄사를 자아낼만큼 감성적인 음악이다. 짝사랑하는 상대가 있다면, 이 음악을 들으며 나도 모르게 상처받았던 마음을 치유받지 않을 수 있을 것이다. 안윤지 기자 gnpsk13@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