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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공든 탑은 무너졌다. 반듯한 이미지와 다정하고도 훈훈한 행보로 호감 스타로 사랑 받다온 안재욱이 연이은 ‘음주 운전’으로 순식간에 나락으로 떨어졌다. 고개를 숙인 채 거듭 사과했지만 깨진 신뢰가 회복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출연 예정이었던 방송 출연은 취소 됐고, 그가 주연을 맡은 공연 일정에는 차질이 생겼다. 대중의 시선은 예상 대로 냉담하다.
지난 9일 밤 안재욱은 전주에서의 일정을 마친 후 숙소 옆 식당에서 술자리를 가진 뒤 10일 오전 서울로 향하다 음주운전 단속에 적발돼 면허 정지 처분을 받았다.
소속사는 11일 “숙소로 복귀 후 충분한 휴식을 취해야 했음에도 불구하고(그러지 못했다). 심려를 끼쳐 죄송한 마음을 감출 수 없으며 절대 해서는 안 될 물의를 일으켜 매우 부끄럽고 수치스럽다”며 "안재욱 씨와 소속사는 변명의 여지 없이 책임을 통감하고 있다. 향후 정해진 일정에 대해서는 함께 일하는 많은 분들께 최대한 피해가 가지 않는 방법을 강구하며 신속하게 논의하겠다"고 사과했지만 여론의 반응은 싸늘했다.
그도 그럴 것이 안재욱은 지난 2003년에도 한 차례 음주운전을 하다 사고를 낸 혐의로 면허가 취소된 바 있다. 당시 그는 SBS 드라마 ’선녀와 사기꾼’ 종영 파티에서 맥주를 마신 뒤 자신의 벤츠 승용차를 운전해 이동하다 사고를 냈다. 사고 후 피해자와 연락처를 교환하고 귀가했으나, 이후 보상금 문제가 합의되지 않아 피해자가 사고 발생 3시간 30분 만에 안재욱을 경찰에 신고했다. 지난해 말 국회에서 ’윤창호법’이 통과되는 등 음주처벌을 강화하자는 분위기가 조성되면서 그의 행동에 따가운 시선이 쏠릴 수밖에.
이에 따라 뮤지컬 ‘광화문 연가’와 예능, 오는 3월 출연 예정이었던 뮤지컬 ‘영웅’에도 차질이 빚어졌다. 지난달 서울 공연 이후 부산, 대전, 이천 공연만 남아있는 ’광화문연가’와 안중근으로 출연 예정이었던 ’영웅’에서 하차하기로 최종 결정한 것. 당초 10일 녹화하기로 했던 KBS2 ‘옥탑방의 문제아들’ 녹화 역시 취소됐다. 다행히 촬영 여유분이 있어 방송에는 차질이 없는 상황이지만 안재욱의 녹화가 취소 됨에 따라 바쁘게 다른 대안을 찾고 있는 중이다.
안재욱의 소속사 측은 "불미스러운 일에 대한 참회와 자숙의 의미로 ’광화문연가’의 대전, 포항, 이천 공연과 개막을 앞둔 뮤지컬 ’영웅’의 모든 공연 일정에서 하차하기로 결정했다"며 "2월 16, 17일로 예정된 ’광화문 연가’ 부산 공연은 공연이 채 며칠 남지 않은 상황에서 하차할 경우 관객 여러분께 더 큰 혼란을 끼쳐드릴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이 들어 부득이하게 관객 앞에 서기로 결정하였고, 이것이 마지막 ’광화문 연가’ 무대가 될 것"이라고 알렸다.
이와 함께 "지난 수개월 동안 함께 공연을 준비해 왔던 배우와 스태프분들, 그리고 공연을 기다려 주신 관객분들께 다시 한번 죄송스러운 마음 금할 길이 없다. 특히 3월 막이 오르는 뮤지컬 ’영웅’은 대한민국 역사에 여러 가지로 의미가 남다른 공연임에도 불구하고 작품에 참여하는 배우로서 끝까지 책임을 다하지 못한 점 송구스럽다"고 고개를 숙였다.
스스로 ‘안중근 의사의 후예’라고 밝히며 “아버지가 항상 조상의 명예에 누가 되지 않게 책임감을 갖고 하라는 말씀을 하신다”고까지 말하던 안재욱. 한 가정의 가장이자 베테랑 배우, 대표적인 호감 스타였다는 점에서 그의 행동은 적잖은 아쉬움을 남긴다.
한편, 안재욱은 1994년 MBC 23기 공채로 데뷔한 뒤 ’별은 내 가슴에’ ’해바라기’ ’안녕 내 사랑’ ’빛과 그림자’ ’아이가 다섯’ 등에 출연하며 스타덤에 올랐다. 이후 출중한 노래 실력으로 뮤지컬 무대에도 진출, 예능까지 섭렵하며 제2의 전성기를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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