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킹덤’ 포스터 사진=넷플릭스 |
넷플릭스 한국 오리지널 시리즈 ‘킹덤’(극본 김은희, 연출 김성훈)은 죽었던 왕이 되살아나자 반역자로 몰린 왕세자가 굶주림에 괴물이 되어버린 이들의 비밀을 파헤치며 시작되는 미스터리 스릴러다. 총 6부작으로 제작되었으며, 지난 25일 190여개국 1억2500만여 명의 시청자들에게 공개됐다.
극본을 맡은 김은희 작가는 ‘킹덤’에 대해 “결국에는 배고픔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기득권층의 부당한 대우로 배고프고 헐벗은 시대를 살게 된 이들을 괴물의 모습을 통해 표현하고 싶었다”고 밝힌 바 있다.
그의 말처럼 ‘킹덤’은 처절함으로 점철된 당대 백성들의 삶을 여과없이 보여준다. 어린 젖먹이를 키우는 어머니는 하도 굶어 젖이 나오지 않고, 빈곤에 잠식된 아이들의 눈망울은 생기를 잃어 공허하다. 이들을 웃게 하는 건 정체를 알 수 없는 약간의 고깃물 뿐이다. 백성들은 그저 눈앞에 닥친 먹고 사는 문제만 해결되면 환히 웃을 수 있다. 하지만 이들의 발버둥은 처참히 무시당하고, 결국 역병의 소용돌이는 걷잡을 수 없이 퍼진다.
백성들이 배고픔을 느낀다면, 권세가들은 더 큰 것을 취하려는 욕심에 내적 허기를 느낀다. 백성들의 옷이 닳고 닳아 결국 헐벗게 될 때, 권력을 쥔 자들은 더욱 윤택한 외피를 둘러 거대한 장벽을 쌓아올린다. 백성들의 팍팍한 삶은 안중에도 없이 자기 잇속만 챙기는 기득권층의 민낯은 왠지 모를 기시감을 준다. ‘킹덤’ 속 조선과 현대의 모습이 퍽 많이 닮아있기 때문일 것이다.
왕세자 이창(주지훈 분)은 반역자로 몰린 후에야 비로소 굶주린 이들로 가득한 궁 밖 현실을 마주한다. 그는 역병에 걸린 백성들과 그 뒤에 권력, 이권 다툼 안에서 일어나는 일련의 사건을 추적해나간다. ‘진짜 현실’을 목격한 이창이 백성을 구하
좋은 작품은 당대를 담는다. ‘킹덤’은 굶주림과 처절함, 헐벗음이 만연했던 조선을 품었다. 그리고 그 정서의 줄기는 현대의 문제를 역설하는 데까지 닿았다. 김노을 기자 sunset@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