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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수목드라마 '봄이 오나 봄'이 힘겨운 첫 주 레이스를 끝냈다. 방송 후 "모처럼 만난 제대로 된 코미디"라는 호평이 쏟아졌지만 시청률 성적표는 초라하다 못해 처참했다. 고민을 넘어 고뇌할 수 밖에 없는 대목이다.
'봄이 오나 봄'은 자신밖에 모르는 앵커 김보미(이유리 분)와 가족에게 헌신하는 배우 출신 국회의원 사모님 이봄(엄지원 분)의 몸이 바뀌면서 두 여인이 진정한 자아를 회복하는 판타지 코미디다.
23일 첫 방송부터 김보미와 기봄의 몸이 바뀌는 빠른 전개와 전혀 다른 성향의 두 여자가 악연으로 얽혀 경쟁하는 모습이 숨가쁘게 그려지면서 시청자의 시선을 사로잡는 데 성공했다. 목적을 위해서라면 이를 악물고 달려드는 악바리 김보미 역의 이유리와, 가정에 헌신하는 우아한 사모님 이봄 역 엄지원이 각자의 캐릭터는 물론, 몸이 바뀐 뒤 서로의 캐릭터까지 완벽하게 소화해내는 장면은 찬사 받기에 충분한 대목. 과하지 않고 적절한 수위를 유지한 코믹 스토리와 부담 없는 연출까지 조화를 이뤄 첫 방송부터 합격점을 받았다.
24일 방송된 3, 4회에서도 몸이 바뀐 김보미와 이봄이 전혀 알지 못하던 각자의 세계에서 고군분투하는 모습이 깨알 같이 그려졌다. 김보미가 된 이봄은 앵커 자리에 앉아 실수를 연발, 이봄의 몸 속에 들어가 있던 김보미를 경악하게 했다. 이봄의 가정에 들어간 김보미 역시 기존 자신과 전혀 다른 삶에 어우러들어 좌충우돌 했다. 그러다 두 사람은 재채기를 하며 서로의 몸에서 빠져나오는 데 성공했지만 다시 몸이 뒤바뀔 위기에 처하며 마치 뫼비우스의 띠처럼 끝 없는 몸 체인지를 예고했다.
'봄이 오나 봄'은 이틀에 걸친 방송을 통해 시청자들에게 드라마 소개를 마쳤다. 작정하고 웃기고야 말겠다는 코미디이자 부담 없이 볼 수 있는 편안한 드라마라는 정체성을 배우들의 열연과 더불어 뚜렷이 각인시켰지만 안타깝게도 시청자는 응답하지 않았다.
시청률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봄이 오나 봄' 1, 2, 3, 4회는 각각 2.2%, 2.2%, 1.5%, 1.9%를 각각 기록했다.(전국기준) 호평에도 불구, 이틀째 방송에서 시청률 하락을 막지 못했다. 물론 24일 비슷한 시간대에는 JTBC에서 아시안컵 베트남 대 일본의 8강 경기가 중계되면서 '봄이 오나 봄'뿐 아니라 동시간대 지상파 드라마 시청률이 모두 떨어졌다.
그럼에도 불구, '봄이 오나 봄'이 방송 3회 만에 기록한 1%대의 시청률은 뼈아프다. 특히 경쟁 드라마인 SBS '황후의 품격'은 김순옥 작가 스타일의 파격 전개로 승승장구 중이며 KBS2 '왜그래 풍상씨' 역시 현실감 넘치는 스토리로 고정 시청층을 확보한 상태라 '봄이 오나 봄'의 힘겨운 싸움은 이제 겨우 시작이다.
그럼에도 불구, 아쉬운 건 대진운 뿐이라 할 정도로 경
"상상 이상의 재미"를 강조한 '봄이 오나 봄'이 불운한 대진을 뚫고 반등을 꾀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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