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우 이호수가 영화 `내 안의 그놈`으로 2019년을 기분좋게 열었다. 사진|강영국 기자 |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양소영 기자]
배우 이호수(31)는 다소 늦게 연기를 시작했다. 그렇지만 누구보다 뜨거운 열정을 지녔다. 연기에 대한 간절함과 불굴의 의지로 자신의 길을 개척하고 있는 이호수를 만났다.
이호수는 영화 ‘내안의 그놈’(감독 강효진)에서 동현(진영 분)을 괴롭히는 일진 태욱 역을 연기했다. ‘내안의 그놈’은 우연히 사고로 제대로 바뀐 아재와 고딩의 대유잼 향연, 웃음 대환장 파티를 그린 코미디로, 지난 9일 개봉한 뒤 12일 만에 손익분기점 150만을 넘어섰다.
이호수는 “영화가 잘 될 줄 알았다”며 “코미디로 묵직하게 승부를 보려고 했고, 그게 관객들에게 통한 것 같다”고 미소 지었다. 이어 영화의 인기를 실감했다는 그는 “어머니 아버지랑 함께 보러 갔는데, 어떤 분이 절 알아보더라. 어머니가 그걸 듣고 전해줬는데 기분이 좋았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오디션은 3차까지 봤어요. 아는 동생의 교복을 빌려 입고 갔어요. 처음엔 교복이 잘 어울릴까 걱정되기도 했는데, 생각보다 괴리감이 들지는 않더라고요. 그래도 촬영장에서 실제 고등학생인 (이)수민 양을 보니까 나이는 못 속이겠다 싶더라구요.(웃음)”
↑ 이호수가 '내 안의 그놈'에서 호흡을 맞춘 진영을 칭찬했다. 사진|강영국 기자 |
이호수는 극 중 진영에게 여러 차례 따귀를 맞는다. 그는 “촬영하기 전에 진영과 서로 호흡을 맞췄다. 정말 연기를 잘해줬다. 진영이 잘 리드해줘서 저는 따라갔다. 사람이 정말 깔끔하다는 인상을 받았다”며 진영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또한 이호수는 “사실 맞는 사람이 마음이 편하다. 때리는 사람이 더 힘들다. 아무래도 상대편이 신경 쓰일 수밖에 없지 않나. 계속 신경 써주고 괜찮냐고 물어보더라”며 촬영 후기를 들려줬다.
“겨울에 촬영에서 춥긴 했는데 힘든 건 없었어요. 태욱이가 화면에 잘 표현되길 바랐죠. 사촌 동생 지인 중에 실제 고등학생을 만나 많은 이야기를 나눴어요. 그런 부분이 캐릭터에 다가갈 때 도움이 됐다고 생각해요.”
실제 학창시절은 어땠을까. 태욱이와 정반대였다는 그는 “친구들이랑 게임도 하고 개구쟁이 같은 장난도 치는 그런 학생이었다”고 귀띔했다. 대학교도 연예계와 상관없는 회계학과를 나온 그는 “영화를 좋아했지만, 배우는 생각도 못했다”고 말했다.
이호수는 정말 우연히, 운명처럼 자신의 꿈을 찾았다. 그는 “군대 전역하고 나서 SBS ‘기적의 오디션’(2011) 광고를 우연히 봤는데, 도전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서울 대전 대구 부산 광주에서 진행되는 오디션을 다 봤다. 다 떨어졌다. 그런데 마지막쯤에 심사위원이 연기가 많이 늘었다고 말해줬다. 그때부터 연기를 본격적으로 배워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설명했다.
“다른 친구들보다는 연기를 늦게 시작한 편이에요. 일찍 시작한 친구들 보면 부럽기도 하죠. 그렇지만 평범했던 학창시절도 분명히 좋은 자양분이 될 거라고 생각해요. 연기를 포기하고 싶지 않아요. 제가 잘한다고 칭찬받은 건 연기밖에 없어요. 그게 계속 절 움직이게 하는 원동력이고요.”
↑ 이호수는 교통사고 후 병원에 누워있을 때 연기에 대한 간절함을 깨달았다며 애정을 보였다. 사진|강영국 기자 |
이호수는 2013년, 연기를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교통사고를 당했다. 척추 다섯 개가 골절될 정도의 큰 사고였다. 병원에서 약 6개월을 누워 있어야 했다. 그는 “누워만 있으니까 별별 생각이 다 들었다”며 “스트레스도 많이 받고, 아무것도 할 수 없으니까 고통스럽고 힘들었다”고 회상했다. 하지만 그 시간을 통해 연기에 대한 간절함을 더욱 절실하게 깨달을 수 있었다.
“캐릭터를 구체화하고 그걸 만들기 위한 일련의 노력과 과정이 좋다”는 이호수는 “문제를 찾아내고 답을 찾아내는 과정이 너무 재미있다. 8년 동안 연기를 하고 있지만 늘 기대된다”고 말했다. 오디션을 준비하는 과정이 늘 긴장되지만 “심장을 뛰게 한다”는 이호수. 간절했던 꿈이기에 늘 최선을 다한다.
사람이 많이 다니는 곳에서 자신에 대한 설문조사를 진행하고, 유튜브에 자신의 홍보 영상을 올릴 정도로 열정이 가득한 이호수는 “노력의 힘을 믿는다”고 했다. 펜싱과 외국어까지 열심히 배우고 있는 그는 “어떤 역할이든 좋다”며 “관객들에게 감정을, 생각을 던져줄 수 있는 역할
“롤모델은 조정석 선배입니다. 디테일하게 연기하고 맛깔나게 캐릭터를 살리는 모습을 닮고 싶어요. 저도 관객들이 보기 편한 연기를 하고 싶어요. 올해는 ‘내 안의 그놈’으로 기분 좋게 시작했어요. 더 발로 뛰고 문을 두들기고 관객들에게 좋은 연기를 보여드리고 바쁘게 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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