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최지원 인턴기자]
'PD수첩'이 대한민국 빙상계에 만연한 폭행과 성폭행의 배후로 전명규 코치를 지목했다.
22일 방송된 MBC 교양프로그램 'PD수첩'의 '얼음왕국의 추악한 비밀' 편에서는 빙상계의 추악한 이면을 폭로됐다.
이날 한 빙상 선수의 어머니는 “지금도 사실 도망 온 날 석희 그 얼굴이 잊히지가 않아요, 저는”이라고 증언했다. 심석희 선수가 조재범 코치에게 라커룸으로 끌려 들어가 의식을 잃을 때까지 맞다가 도망친 그 날, 심 선수를 보호하고 있었던 친구의 어머니가 말문을 연 것.
당시 조 코치가 머리채를 잡고 흔들어댄 탓에 심 선수의 후드티에는 머리카락이 수북이 쌓여있었다고 했다. 빙상연맹은 코치가 손찌검을 해 심 선수가 선수촌을 이탈했다고 했지만 폭행의 횟수와 정도는 상상을 초월했다.
심 선수 뿐만이 아니었다. 스케이트날 날집으로 피가 날 때까지 머리를 맞거나 헬멧이 쪼개질 정도로 맞았다는 선수의 증언도 이어졌다. 고막이 터진 선수도 있었다. 여자선수들은 맞으면 울다가 탈진할까봐 물을 먹여가며 폭행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그리고 빙상계에서 선수 폭행은 너무나 공공연히 이루어지던 일이었다. 그리고 공교롭게도 폭행의 당사자는 전명규의 제자들이었다.
전명규는 21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조재범 코치의 폭행사실을 몰랐다고 했다. 그러나 조재범 코치는 전명규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고 심석희 1등을 만들라고 압박했다고 했다. 2002년 솔트레이크 금메달리스트였던 주민진 선수는 폭행을 했던 당사자가 전명규라고 했다. 여자 선수들의 머리채를 잡고 몸이 날아갈 정도로 흔들었다고 했다. 전명규에게 폭행은 경기력을 높이는 수단이었으며, 그 밑에서 지도자로 활동했던 코치들 또한 폭행으로 금메달을 만들어내고 있었던 것이다.
PD수첩은 금메달을 향한 맹목적 성과주의가 그에게 무소불위의 권력을 주었다고 지적했다. 그리고 그 권력은 15년간 많은 선수들에게 씻을 수 없는 깊은 상처를 남겼다.
방송 이후 누리꾼들은 “피디수첩 보고 있는데 화가 나서 견딜 수가 없다. 그런 것도 모르고 금메달 딸 때 박수치고 응원했던 내 자신이 죄스럽기까지 하다”, “메달에만 열광했
한편, 'PD수첩'은 매주 화요일 밤 11시 10분에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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