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모이’로 관객 분들을 만나는 것 자체가 제게는 기적이었어요. 그런데 많은 성원과 응원까지 보내주셔서 정말 감사할 따름입니다. 진심으로 감사드려요. -엄유나 감독”
비수기 극장가를 사로잡은 영화 ‘말모이’에 대한 응원이 뜨겁다. 강력한 외화 열풍을 깨고 박스오피스 왕좌를 지키며 한국 영화의 자존심을 지켜낸 데 이어 영화가 만들어지기까지 숨겨진 뒷이야기가 전해져 더욱 시선이 모아지고 있는 것.
지난 18일 방송한 MBC ‘뉴스외전’에서는 ’말모이’ 엄유나 감독이 출연해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개봉과 동시에 연일 1위를 기록하고 있는 ‘말모이’는 잔잔한 듯 묵직한 감동을 선사하며 세대를 불문하고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손익분기점인 300만 돌파까지는 아직 갈 길이 멀지만 관객들의 입소문을 타고 성큼 성큼 다가가고 있다.
이날 ‘뉴스 외전’ 진행을 맡은 앵커는 “초등학생 아들과 함께 봤는데 인상 깊었다”고 운을 뗐고, ‘택시운전사’ 시나리오 집필 이후 ‘말모이’로 첫 연출에 도전하게 된 엄유나 감독은 “ 두 작품 모두 역사적 사실을 기반으로 하고 있지만 결국 현재에서 봐도 사람 사는 이야기다. 그래서 끌렸고 하고 싶었다”며 진심을 전했다.
실제 사건을 다뤘지만 극중 인물은 허구. 엄 감독은 “촬영장에서 최대한 은어, 외래어를 자제했고 촬영 용어 중에도 일본어 잔재가 많아 쓰지 않으려 애썼다. 콘티북 같은 영어도 그림책이라고 바꿔서 불렀다”고 설명했다.
‘범죄도시’ 이후 또 한 번 전혀 다른 변신에 성공한 윤계상에 대해서도 "그동안 해온 작품에서 배우 윤계상의 길이 보이더라. 사람 윤계상도 담겨있어서 더 좋았다. 이 역할에 잘 어울렸다"고 말했다. “촬영 현장이 워낙 화기애애했다. 배우들이 모두 합심해서 열심히 찍고 의견도 나누면서 행복하게 찍었다”며 고마운 마음을 전하기도.
한편, ‘말모이’(감독 엄유나)는 1940년 10월 있었던 ‘조선어학회사건’을 담는다. 1921년 한글을 연구하기 위해 만든 한국 최초의 민간학술단체인 조선어 연구회를 모체로 한 이 단체는 일제강점기 아래에서도 우리 언어를 지키기 위해 온몸으로 싸웠다. 언아 안에는 국가와 민족, 정서와 사람이 있었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영화는 이 같은 우리말이 점점 사라져가는 경성을 배경으로 홀로 두 아이를 키우고 있는 까막눈 ‘판수’(유해진)가 우연히 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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