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 학대에 경종을 울린 드라마 '붉은 달 푸른 해'가 막을 내렸다.
지난 16일 방송된 MBC 수목드라마 '붉은 달 푸른 해'에서는 아동학대범들을 연쇄 살인하는 붉은 울음의 정체가 공개됐다. 차우경(김선아 분)에 눈에만 보였던 녹색 원피스의 아이, 친동생에 얽힌 이야기도 밝혀졌다.
이날 차우경은 새엄마 허진옥(나영희 분)에 "나 기억 났다. 엄마가 내 동생 죽인 것"이라며 환상으로 보이는 녹색 원피스를 입은 소녀, 친동생 차세경을 죽인 것을 기억한다고 말했다.
이에 허진옥은 "내가 죽인 것 네 눈으로 봤냐. 언제 이야기 하는 줄 안다. 그 애가 잠에서 깨지 못한 날이다. 아빠가 사색이 돼서 응급실로 데려갔다. 급성폐렴인가 그랬을거다. 그날 이후 그 애는 다른 집에 맡겨졌다. 내가 그 애를 감당하지 못하는 걸 아빠가 알게된 것"이라고 쏘아붙였다.
차우경은 허진옥의 말에 "다른 집에 맡겨놓은 그 아이는 지금 어디 있냐"고 추궁했고 허진옥은 "그건 모른다. 알면 데려와야 할테니. 거짓말 아니다. 그 애가 죽었다는 증거 있냐"며 끝까지 발뺌했다.
어린 차세경이 어디에 있는지 전혀 알 수 없는 상황. 동생이 죽은 것을 확신한 차우경은 차세경을 찾기 시작했다. 과거 아버지가 벽난로에 다가갈 때면 화를 냈던 것과 얼마전 허진옥이 벽난로가 꼴보기 싫다며 못질해 막아 놓은 것 등을 기억해낸 차우경은 벽난로를 뜯어냈다. 벽난로 바닥에는 녹색 원피스를 입은 어린 차세경이 있었다.
오열하던 차세경은 재생불량성 빈혈을 치료하기 위해 병원에 입원한 허진옥을 찾아가 집으로 데리고 왔다. 차우경은 "애를 저기다 묻어두고 웃고 떠들고 살만했냐. 당신도 아빠도 끔찍한 사람들"이라고 몰아붙였다.
허진옥은 "네가 기억을 못 하길래 (벽난로에 묻고 자신을 딸을 데려오는 것을)생각한 것"이라며 "죽은애가 고통을 아냐. 나는 30년을 고통 속에 살았다. 그 애는 그냥 재수가 없었던 것"이라며 뻔뻔한 모습을 보였다. 분노한 차우경은 오열하며 망치를 찾았다. 허진옥을 내려치려는 순간 어린 차세경의 모습이 나타나 차우경을 막았다. 차세경을 안고 한참을 울던 차우경은 자신의 손으로 복수하는 대신 경찰에 넘겼다. 그러나 허진옥은 공소시효 만료로 불기소 처분을 받았다.
차우경은 강지헌(이이경 분)에 윤태주(주석태 분)이 붉은 울음일 것 이라는 말을 듣고 불러들였다. 붉은 울음은 예상대로 윤태주였다. 차우경은 "내 마음은 항상 같았어. 살아 있으면 기회. 가능성. 난 그걸 택할 것"이라며 "누군가에게 종말을 구하기에는 내가 지은 죄가 너무 많다. 내가 결백하지 않은데 내가 누굴 심판하냐"며 허진옥을 살해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윤태주는 강지헌과 전수영(남규리 분)에 체포됐다.
'붉은 달 푸른 해'는 의문의 아이, 의문의 사건과 마주한 한 여자 차우경(김선아 분)이 시(詩)를 단서로 진실을 추적하는 미스터리 스릴러다.
'붉은 달 푸른 해'는 '마을-아치아라의 비밀', '사랑도 돈이 되나요', '케세라세라'를 집필한 도현정 작가가 대본을 썼다. 전작인 지난 2015년 종영된 SBS '마을-아치아라의 비밀'에서 도현정 작가는 마지막회까지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는 탄탄한 스토리로 큰 사랑을 받았다. 도 작가는 이번 드라마에서도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필력으로 팬들을 매료시켰다.
탄탄한 작가와 더불어 김선아의 연기력 역시 빛났다. 김선아는 아동 학대와 관련된 사건들과 엮이며 환영을 보며 혼란스러워하는 모습과 교통사고로 어린아이를 보내고 괴로워하는 모습 등을 호소력 있게 그렸다. 정신적, 육체적으로 소모가 많았을 연기를 완벽하게 해냈다.
이이경과 남규리 등 주연들과 나영희, 김법래, 김여진, 주석태 등 화려한 조연들의 열연은 호평을 자아내기 충분했으나 1위인 SBS '황후의 품격'에 밀려 5~6%대의 아쉬운 시청률(닐슨 코리아, 전국 기준)을 기록, 큰 성과를 거두지는 못했다. '막장' 없는 웰메이드 드라마의 선전을 기대했던 만큼 아쉬운 성과다. 그러나 시청자들의 마음에 여운을 남긴만큼 수작으로, 힘입어 오랫동안 기억될 드라마로 오래 기억에 남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붉은 달 푸른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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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MBC 방송화면 캡처[ⓒ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