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최지원 인턴기자]
손경이 관계교육연구소 대표가 '아침마당'에서 성폭력, 가정폭력의 피해자임을 고백하며 같은 피해를 겪고 있는 이들을 응원했다.
15일 방송된 KBS1 교양프로그램 ‘아침마당’의 ‘화요 초대석’ 코너에는 손경이 대표가 게스트로 출연, ‘성폭력 피해자에서 성폭력 생존자로 우뚝 선 여인’이라는 주제로 이야기를 나눴다.
이날 손경이 대표는 유튜브 방송을 시작, 성교육 전문가로 활동 중이다. 특히 손 대표는 유튜브에서 ‘엄마와 아들의 성 고민 상담소’ 콘텐츠를 운영, 친아들과 함께 성에 대해 거침 없이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으로 큰 화제를 모았다.
이에 대해 그는 “아들이 성교육 강의를 듣다 보니까 재미 없는데, 제 강의는 재밌다고 하더라. 그 때부터 초, 중, 고등학교를 다니며 강의를 나갔다. 이후 대학생이 된 아들이 ‘유튜브 영상을 찍어서 다 같이 보면 좋을 것 같다’고 권유해 우연히 (유튜브 영상을)찍게 됐는데 조회수가 잘 나왔다”고 설명했다.
또한 손 대표는 성교육 전문가로 활동하게 된 계기에 대해 “아무래도 엄마다보니 아이를 잘 키우려고 대화법, 심리치료 등을 많이 배웠다. 이 과정에서 성교육을 배우게 됐고, 이게 지금까지 오게 됐다”고 말했다.
손경이 대표는 과거 자신의 아픈 기억을 털어놨다. 그는 “16년 전 초등학교 5학년 강의를 갔는데 학생들에게 ‘소리 지르라’고 교육했더니 한 학생이 ‘소리 못 지른다. 알고 얘기하는 거냐. 내가 피해자다’라고 말하더라. 그래서 제가 ‘여기에서 얘기할 게 아니다. 나랑 따로 상담하자’고 했더니 ‘여기에서 말 안하면 누구한테 얘기를 하냐’고 얘기하더라”라고 말했다.
이어 손경이 대표는 “그 때부터 과거의 기억들이 올라오면서 많이 아팠다. 그래서 심리 치료를 받기 시작했다. ‘내 건데 내가 왜 기억을 못 하나’ 싶어서 심리 치료를 받으니 기억이 다 올라왔다”고 고백했다.
그는 “저는 납치였다. 4박 5일 동안 감금 상태에서 낯선 사람에게 당했다. 저희 엄마는 가출 신고를 했고, 마지막 날 운 좋게 도망쳤다. 처음에는 살려달라'고 했다가 나중에는 '죽이라'고 했다”면서 과거 성폭력 피해자임을 밝혔다. 이후 범인을 잡기 위해 경찰이 잠복 수사 등 열혈 수사를 펼쳤지만 결국 범인을 놓치고 말았다고.
손경이 대표는 “기억이 돌아온 후에는 영화에 출연해 얼굴을 다 드러내고 (피해 사실을) 오픈했다. 그때 가족들이 보시더니 '용감하다'고 하셨다. 아들도 '피해자와 함께 사는 법을 알았다'고 해주더라. 아들에게 너무 고마운 게 '엄마의 상처를 없애줄 수는 없지만 덮을 수는 있다'며 같이 여행을 다녔다"고 고마운 마음을 표현했다.
손 대표는 가정 폭력 끝에 이혼을 하기도 했다. 그는 "무시하는 것도 폭력이다. 그러다보니 제가 위축돼 하고 싶은 말도 못하고 결국 가정폭력으로 신고했다. 경찰 분들이 잘 못 도와주셔서 한 번은 피해자로, 한 번은 가해자로 두 번 법정에 서게 됐다. 경찰 분들이 '공부 잘한 사람이 그럴 일 없다'고 하시더라. 그랬는데 판사님의 '당신은 처음부터 피해자였다'는 한마디에 제가 이길 수 있었다. 다음 해 이혼했다"고 털어놨다.
마지막으로 손경이 대표는 "지금은 세상이 바뀌었다. 침묵할수록 세상은 악순환이 된다. 선순환이 되려면 세상은 올라와야한다. 가정폭력이든 성폭력이든 대변인이 있다. 당사자 얘기를 직접 들을 때와 안 들을 때는 다르다. 그래서 침묵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손경이 대표는 18년간 활동해온 성교육 전문가. tvN '어쩌다 어른', MBC '판결의 온도' 등 각종 방송과 경연 및 저술한 책 등
jwthe1104@mkinternet.com
사진 | KBS1 방송화면 캡처[ⓒ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