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그리고 스타 감독의 이름값만으로 흥행을 보장하는 시대는 지났다. 2018년 영화시장의 주요 키워드로 ‘입소문’과 ‘팬덤’, ‘20대’가 꼽힌 가운데 2019년 기해년 황금돼지해에는 ‘헤비 유저’(Heavy User, 연 14회 이상 극장을 방문하는 고객)와 ‘워라밸 트렌드’(일과 삶의 균형, ‘Work and Life Balance’의 줄임말)이 영화시장의 중요 키워드가 될 것으로 분석됐다. 그만큼 다양한 정보 검색을 통해 보고 싶은 후보군을 정하고, 평단과 실관람객의 반응 등을 고려해 선택, 이후의 피드백이 모여 입소문이 돼 흥행에 절대적 영향을 끼치는 흐름이 정착될 전망이다.
2019년에도 다양한 영화들이 라인업에 이름을 올린 가운데 쟁쟁한 기대작들이 먼저 존재감을 알리고 있다. 지난해 유독 흥행에서 고전한 국내 대형 배급사들이 올해는 절치부심해 반전의 결과를 보여줄 지 주목된다. 믿고 보는 배우 김혜수 황정민의 ‘귀환’부터 쌍천만 신화를 이뤄낸 ‘신과함께’ 시리즈의 세 번째 이야기 ‘신과함께3’, 할리우드 스타 메간 폭스가 출연하는 ‘장사리 9.15’와 봉준호 감독의 신작 ‘기생충’ 등 올해 영화팬들을 극장으로 이끌 국내 기대작들을 소개한다.
2018년 강동원의 원톱주연작 ‘골든슬럼버’부터 ‘궁합’ ‘7년의 밤’ ‘협상’에 이르기까지 내놓은 야심작마다 부진한 성적을 낸 CJ엔터테인먼트는 하정우 이선균 주연의 ‘PMC:더 벙커’를 피날레로 마무리한데 이어 2019년 반격에 나선다.
1월 개봉하는 류승룡 이하늬 이동휘 주연의 ‘극한직업’(감독 이병헌)을 시작으로 라미란 이성경 액션 코미디물 ‘걸캅스’(감독 정다원), ‘신의 한수’ 스핀오프 격인 권상우 주연 ‘귀수’(감독 리건), OCN 드라마를 영화화 한 마동석 김상중 ‘나쁜 녀석들:더 무비’(가제, 감독 손용호), 이정재 박정민 미스터리 스릴러 ‘사바하’(감독 장재현), 조정석 윤아의 재난 액션 ‘엑시트’(가제, 감독 이상근), 하정우 김남길의 미스터리 공포 ‘클로젯’(감독 김광빈) 등을 라인업에 올렸다.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은 봉준호와 송강호의 만남으로 제작 단계에서부터 폭발적인 관심을 받고 있다. 영화는 어느 가정의 장남이 과외선생 면접을 보러 가면서 시작되는 예기치 않은 사건을 따라간다. 송강호 외에 이선균 최우식 박소담 등이 충무로 신구 대세들이 함께한다.
롯데엔터테인먼트는 2018년을 ‘신과함께’ 시리즈로 그 어느 해보다 화려하게 보냈다. ‘흥부’ ‘레슬러’ ‘상류사회’ 정도 아픈 손가락을 제외하고는 줄줄이 대박을 터뜨리며 설립 이래 최고 호황을 누렸다. 쌍천만 신화의 ‘신과함께’를 든든한 버팀목으로 멜로의 부활을 알린 ‘지금 만나러 갑니다’, 블랙코미디 ‘완벽한 타인’이 극장가 비수기 황제로 군림하며 제대로 선전한 것.
2019년에는 유해진 윤계상 주연의 조선어학회 소재 착한 영화 ’말모이’(감독 엄유나)로 시작해 정우성 김향기 주연의 ‘증인’(감독 이한), 류승범 박정민 임지연의 범죄오락물 ’타짜3’(감독 권오광), 정유미 공유가 함께하는 ’82년생 김지영’(감독 김도영), 최민식 한석규 전여빈의 사극 ’천문’(감독 허진호), 박서준 안성기 우도환의 오컬트 액션물 ’사자’(감독 김주환), 손예진 김남길이 재회한 ‘해적: 도깨비 깃발’(감독 김정훈) 등이 라인업을 꽉꽉 채웠다.
특히 ‘쉬리’ 이후 20년 만에 재회하는 최민식 한석규의 ’천문’, 이제는 한국 영화의 새로운 자산이 된 ‘신과함께3’도 제작에 들어간다. 롯데의 시대가 계속될지 주목된다.
대박도 없지만 쪽박도 없는, ‘안정성의 아이콘’ 쇼박스는 2018년 경쟁사들에 비해 많은 유독 적은 작품수를 선보이며 알찬 한해를 보냈다. 다만 송강호 우민호 감독의 만남으로 화제가 된 ‘마약왕’으로 화려한 마무리를 꿈꿨지만 예상 외 불안한 레이스로 대박의 꿈은 2019년으로 미뤄야 했다.
염정아 김소진이 출연하고 김윤석이 메가폰을 잡은 ’미성년’과 공효진 류준열 조정석이 뭉친 범죄오락액션 ’뺑반’(감독 한준희), 유해진 류준열의 사극 ’전투’(감독 원신연), 이병헌 이성민 곽도원이 함께하는 ’남산의 부장들’(감독 우민호) 그리고 설경구 조진웅의 ’퍼펙트맨’(감독 용수) 등을 준비하고 있다.
특히, 충무로의 보석 김윤석의 감독 데뷔작인 ‘미성년’에 대해 기대가 모아진다. 작품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가 전혀 공개돼 있지 않은 가운데 ‘1987’ ‘암수살인’ 등에서 탁월한 연기력을 보여준 김윤석이 감독으로서는 어떤 작품을 선보일지 관심이 집중된다. 부족한 도전정신, 그러나 안정적 도약으로 일관해온 쇼박스, 과연 반가운 변화는 찾아올까?
도전적이고 실험 정신이 뛰어난, 젊은 배급사 NEW는 2019년 또 어떤 새로운 분야를 개척하기 위해 나설까.
‘독전’ ‘목격자’ 등 알찬 웰메이드 작품을 배출, 추석 대전 승자로 군림했지만 사실상 본전 회수만 가능했던 ‘안시성’, 현빈의 찬란한 액션도 살리지 못한 ‘창궐’과 ‘염력’, 의미는 깊었지만 흥행은 실패했던 ‘허스토리’ 등 다양한 시도가 엿보였던 NEW가 2019년에는 설경구, 전도연, 차승원, 마동석, 강동원 등을 내세워 한 발짝 도약을 꿈꾼다.
도경수 박소담 박철민이 목소리 출연한 애니메이션 ’언더독’(감독 오성윤, 이춘백)으로 출발해 설경구 전도연의 ’생일’(감독 이종언), 신하균 이광수 이솜의 휴먼코미디 ’나의 특별한 형제’(감독 육상효), 이성민 유재명 범죄액션 ’비스트’(감독 이정호), 차승원 박해준의 코미디 ’힘을 내요, 미스터 리’(가제, 감독 이계벽), 김래원 공효진의 로맨스 ’가장 보통의 연애’(감독 김한결), 마동석 박정민의 ’시동’(감독 최정열) 등 역시 다양한 장르의 작품들이 NEW 라인업에 포진돼 있다.
기대를 모았던 ’부산행’ 속편 ’반도’(감독 연상호)는 개봉이 밀려 라인업에서 빠진 상태. ‘반도’는 좀비 바이러스 안전지대로 여겨지던 부산까지 바이러스가 퍼지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다.
정재영 김남길 엄지원 이수경이 출연하는 ‘기묘한 가족’(감독 이민재), 송강호 박해일 전미선이 뭉친 사극 ’나랏말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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