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에게나 빛나는 시절이 있다. 당신과 나, 우리, 그리고 모든 엄마들에게도. 비범한 과거를 지닌 한 평범한 엄마의 삶을 담은 영화, ‘써니’를 넘고 싶었지만 아쉽게도 그 꿈을 이루진 못한, 영화 ‘그대 이름은 장미’(감독 조석현)다.
‘그대 이름은 장미’는 반전 과거를 지닌 억척스러운 엄마, 홍장미(유호정)의 이야기다. 싱글맘인 장미의 앞에 어느 날 한 남자가 나타나면서 그녀의 파란만장한 과거가 하나둘씩 밝혀진다. 추억 소환 휴먼 드라마 ‘써니’로 전 국민을 매료시켰던 유호정이 7년 만에 선보이는 신작으로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다.
어린 시절부터 가수의 꿈을 꿔 온 장미는 외모는 물론 가창력까지 훌륭하다.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자신의 꿈을 포기하지 않은 채 하루를 48시간처럼 살아 온 그녀에게 드디어 남녀 듀오 아이돌로 데뷔할 기회가 찾아오지만 결국 포기하고야 만다. 어느새 화려했던 지난날은 까마득하게 잊은 채 딸을 위해 모든 걸 희생하는 평범한 엄마의 삶을 살고 있는 그녀. 그런 장미에게 또 한 번의 대사건이 일어난다.
다소 단순하고 예상 가능한 전개를 다채롭게 완성시키는 건 오롯이 배우들의 공이다. 우직하고도 따뜻하게 극을 이끌어가는 유호정을 중심으로 진중한 카리스마부터 은근한 코믹함까지 선보이는 박성웅, 수식어가 필요 없는 배우 오정세는 러닝타임 내내 흡입력 있는 연기로 제대로 ‘밀당’을 펼친다. 특히 두 남자가 만날 때마다 터지는 예상치 못한 케미는 기대 이상의 킬링 포인트다. 오랜 시간이 흘러 경찰서에서 마주치는 장면을 비롯해 이들이 마주하는 매 순간 웃음이 터져 나온다. 여기에 하연수 이원근 최우식이 연기한 이들의 젊은 시절은 (보이는 그대로) 풋풋함과 설렘을 선사하는 반가운 보너스다.
보다 시대적 배경을 리얼하게 녹였고 장미의 파란만장한 일대기에 집중했다는 점에서 큰 관점의 이야기로 뻗어나가긴 하나 그 차별화된 지점이 진화했다기보단 오히려 (‘써니’를 지나치게 의식한듯) 한계를 느끼게 한다. 후반부로 갈수록 작위적인 사건 구성이나 결말의 감동을 위해 지나치게 신파로 끌어가 몰입도를 감소시킨다. ‘빵빵 터지는 코미디’를 영화의 슬로건으로 내놓았지만 톤 조절의 실패다. 가벼운 코미디를 기대한 이들이라면 이질감을 느낄 여지가 충분하다.
‘써니’와 마찬가지로 추억을 젖어들게 하는 다양한 ‘음악’을 양념으로 썼지만 그다지 효과적으로 제 구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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