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우 박혜수가 최근 MBN스타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MK스포츠 김영구 기자 |
‘스윙키즈’(감독 강형철)는 1951년 거제 포로수용소, 오직 춤에 대한 열정으로 똘똘 뭉친 오합지졸 댄스단 스윙키즈의 가슴 뛰는 탄생기를 그린 영화다. 한국전쟁이라는 슬픈 역사와 춤이라는 흥겨운 소재가 결합돼 전에 없던 신선한 재미와 볼거리를 선사했다.
박혜수는 영화를 본 소감으로 “기술 시사회, 언론 시사회, VIP 시사회까지, 영화를 총 세 번 봤다. 처음에는 제가 어떻게 했는지 찾느라 급급했다. 저밖에 안보였는데, 세 번째 볼 때엔 조금은 관객의 입장에서 볼 수 있었다. 그때 감독님이 담고 싶어 하셨던 이념이나, 전쟁에 대한 메시지가 가슴에 확 박혔다. 주어진 시간 안에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풀어내기 위해 치열하게 고민 하셨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메시지를 표현하고자 하는 경로들이 다양했는데 적재적소에 잘 드러난 것 같다. 역시 감독님 멋있는 분이라고 생각했다(웃음)”라며 강형철 감독에 대한 존경심을 드러냈다.
박혜수는 스윙키즈 댄스단의 무허가 통역사 양판래 역을 맡았다. 그는 이번 작품을 통해 처음으로 스크린에서 주연으로 활약했다. 그만큼 작지 않은 부담감도 따랐지만, 함께 한 감독, 배우들에게 의지하며 맡은 바 최선을 다할 수 있었다고 한다.
“부담이 안 될 수 없었는데, 그 부담감이 건강하게 작용했다고 생각한다. 물론 매 작품마다 최선을 다해 준비했지만, 이번엔 특히 더 많은 부분을 고민했고, 전작에서 느꼈던 부족함이나 경험들이 쌓여서 이번 작품에서는 실수를 줄이자는 마음으로 임했다. 저희가 탭댄스를 배워야 해서 촬영 전부터 감독님과 배우들을 만날 기회가 자주 있었다. 혼자서 준비하기보다 감독님과 선배님들에게 의지하면서 같이 고민을 나눴다. 그분들과 제 부담감을 많이 나눠서 준비한 것 같다. 많은 도움을 받아 너무 감사하다. 덕분에 촬영 들어갔을 때는 마냥 즐겁게 임할 수 있었다.”
↑ 배우 박혜수가 최근 MBN스타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MK스포츠 김영구 기자 |
박혜수가 연기한 양판래는 전쟁통 속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고 있지만 누구보다 꿋꿋하고 당찬 소녀다. 스윙키즈 댄스단에서 한국어, 영어, 중국어, 일본어까지 4개 국어에 능통한 탁월한 외국어 실력과 타고난 노래 솜씨, 어깨너머 배운 탭댄스 실력을 십분 발휘해 댄스단에서 빠질 수 없는 멤버가 된다.
“시나리오 읽었을 때 너무 좋았다. 전에 많이 보지 못했던 것 같은 류의 인물이었고, 그 캐릭터가 가지고 있는 모든 설정들이 양판래라는 인물을 멋있게 만들어낼 수 있을 것 같았다. 누구 앞에서도 기죽지 않는 당당함이 그 시대에 그런 인물이 있었을 거라 생각했고, 멋있고 당당하게 그려냄으로써 그 당시를 살았던 여성들, 지금의 할머니들을 대변하고 위로하고 싶었다.”
실제 성격은 수줍음이 많은 편이라는 박혜수는 늘 기죽지 않고 꿋꿋한 양판래를 연기하며 인물과 닮아가려 노력했고, 촬영이 끝나고 변화된 자신의 모습 보고 만족스러웠다고 말했다. 그만큼 작품이 본인에게 주는 영향이 꽤 크다고 설명했다.
“촬영하면서 인물을 닮아가려고 많이 노력했다. 촬영하지 않을 때에도 소심함이나 수줍음을 떨쳐내려 노력했다. 촬영 끝나고 나니 많이 당당해져 있었다. 그 변화가 너무 좋다. 저한테는 작품이 주는 영향이 크다. 작품을 끝나고 나면 잘 못 빠져나온다. 현장에서 매일 만나고 호흡하던 사람들과 촬영이 끝나면 볼일이 없어지니 많이 그리워하는 편이다. 이번에도 정말 사랑받으면서 사랑했다. 감독님, 스태프, 선배들한테 막내로서, 홍일점으로서 누릴 수 있는 사랑을 다 누렸다. 촬영 끝나고 쫑파티까지 했는데 너무 그리웠다. 삼척 바닷바람도 그립고, 왁자지껄한 소리도, 탭 슈즈 소리마저도 그립다. 영화 홍보 일정을 다니며 오랜만에 만나니까 마냥 신나고, 오랜만에 친척들 모인 기분이 든다.”
박혜수를 비롯한 ‘스윙키즈’ 배우들은 영화 촬영 수개월 전부터 탭댄스 연습에 매진했다. 특히 이번 작품을 통해 처음으로 춤을 춰봤다는 박혜수는 초반엔 어려움이 있었지만, 뒤늦게 춤에 매력에 빠졌다고 한다.
“춤은 태어나서 처음 춰봤다. 이게 만약 스트릿 댄스였다면 더 못했을 거다. 탭댄스라 가능했다. 몸 쓰는 취미가 없었는데, 처음으로 춤을 춰보니까 몸과 마음이 건강해졌다. 끊임없이 에너지를 발산하는 행위인데 땀 흘리고 나면 기분도 좋아지고 엔도르핀이 돌았다. 촬영이 끝나고도 춤을 배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탭댄스는 해봤으니 가요안무에 도전해보고 싶다. 평소에도 블랙핑크나 아이즈원 등 여러 가수들의 안무 영상을 많이 보는 편이다. 눈으로 외울 정도로 많이 보는데 실제로 거울보고 하면..(웃음).”
↑ 배우 박혜수가 최근 MBN스타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NEW |
게다가 박혜수는 극 중 4개 국어에 능통한 캐릭터였기에 언어적으로도 갖은 노력을 기울여야 했다. 소화해야할 과제야 여럿 있었지만, 그에겐 이러한 준비과정조차 즐거울 따름이었다. 다만 관객들에게 양판래라는 인물이 단지 작품 속에만 존재하는 허구의 인물이 아닌, 그 시대를 살았던 어느 누군가로 비춰졌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다며 현실감을 부여하는 작업에 신중을 기했다고 한다.
“제일 어려웠던 건 이 인물을 얼마나 사실적으로 만드는가였다. 양판래가 가지고 있는 모든 능력이 판타지적인 요소가 아니라 정말 실제 이런 사람이 있었다고 설득시켜야 했다. 그런 부분을 고민했다. 춤이나 언어는 당연히 준비해야 했고, 그 전에 양판래가 가진 전사나 시대적 배경에 대해 많이 이해하려 했다. 그래서 관련 책도 많이 찾아보고 저희 외할머니의 경험을 듣고, 실제 양판래의 경험이라고 상상하면서 살을 붙여갔다.”
박혜수는 양판래 역을 연기하기 위해 외할머니의 도움을 받았다고 말했다. 전쟁 당시 양판래와 비슷한 나이였던 할머니의 이야기를 들으며 인물과 거리를 좁혀나갔다. 그러니 이번 작품을 임하며 막중한 책임감과 사명감을 더해졌다고.
“사명감이 있었다. 이 시대를 사셨던 할머니들이 양판래를 보고 많이 위로됐으면 하는 마음이 컸다. 영화 VIP 때 할머니를 초대해서 보여드렸는데 너무 좋았다고 하셨다. 그 말이 큰 칭찬으로 느껴졌다. 할머니께서 몸도 성치 않으신데 자식들을 위해 희생하시는 모습을 보고 그 이유에 대해 크게 고민해본 적이 없었다.
(인터뷰②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