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키스먼저 말할까’ ‘그녀로 말할 것 같으면’ ‘리턴’ 등 2018년 SBS 드라마 사진=SBS |
↑ ‘키스먼저말할까’ ‘리턴’ ‘서른이지만 열일곱입니다’ ‘친애하는 판사님께’ 사진=SBS |
◇ 월화·수목 드라마, 모두 뒷심 발휘했다
SBS는 지난 2월 월화드라마 ‘키스 먼저 할까요’와 지난 1월 수목드라마 ‘리턴’으로 좋은 출발을 알렸다. 두 드라마 모두 화제성이 대단했다. 먼저 ‘키스 먼저 할까요’는 배우 감우성과 김선아의 호흡으로 주목받았다. 두 배우 모두 오랜만에 드라마 복귀인 만큼 시청자들의 기대감이 엄청났다. 예상대로 드라마는 수많은 명대사와 명장면을 남기며 극찬받은 웰메이드 드라마가 됐다. ‘리턴’ 또한 끊임없이 두 자릿수 시청률을 유지하며 대단한 인기를 얻었다. 그러나 이는 불명예스러웠다. 본래 주연 배우였던 고현정이 주동민 PD와 갈등을 겪으면서 결국 하차에 이르렀다. 배우 박진희가 중간부터 대체하며 감동스러운 엔딩을 맞았지만, 주연 배우 하차라는 불명예를 지울 수는 없었다.
이후 월화드라마 단막극 ‘EXIT’부터 ‘기름진 멜로’, 수목드라마 ‘스위치’ ‘훈남정음’이 차례대로 시청률 암흑기에 접어들었다. 특히 ‘훈남정음’의 경우 두 번째 호흡을 맞추는 동시에 ‘믿고 보는 배우’로 알려진 남궁민과 황정음이 주연이었지만, 암흑기에서 탈출하지는 못했다.
SBS 드라마가 다시 빛을 냈던 건 지난 7월 시작했던 월화드라마 ‘서른이지만 열일곱입니다’와 수목드라마 ‘친애하는 판사님께’였다. 두 드라마 모두 뛰어난 개연성은 물론 확실한 캐릭터성, 드라마에서 말하고자 하는 주제, 타겟층 등 확실한 지점들을 보여줬고, 이는 성공할 수 밖에 없었다.
이후 황금기가 찾아왔다. ‘서른이지만 열일곱입니다’와 ‘친애하는 판사님께’를 시작으로 ‘여우각시별’ ‘사의찬미’ 그리고 지금 최고의 시청률을 자랑하는 ‘황후의 품격’까지 뛰어난 뒷심 발휘로 2018년을 휩쓸었다.
↑ ‘그녀로 말할 것 같으면’ ‘미스 마’ 사진=SBS |
◇ 주말드라마, 성공 신호탄 날리다
SBS 주말드라마는 어느 순간 큰 힘을 내지 못했다. 지난 5월 종영된 ‘착한마녀전’은 배우 이다해가 각종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며 방송을 홍보하기도 했지만, 단 한 번을 제외한 모든 회차가 한 자릿수 시청률에 머물렀다. 지난 7월에 종영된 ‘시크릿 마더’도 마찬가지였다. 주말드라마의 시청자 타겟인 40대 부모가 가장 관심 있어 한다는 아이들의 교육 문제를 중점적으로 다루며 배우 송윤아와 김소연이란 색다른 조합을 선보였다. 그렇지만 최저 1%에서 최고 7%의 시청률(닐슨코리아 기준)을 오르고 내리며 큰 성적을 내지 못했다.
SBS 주말드라마의 힘은 ‘그녀로 말할 것 같으면’(이하 ‘그녀말’)에서 발휘됐다. 그간 사랑이나 가족 문제를 다루던 주말드라마는 ‘미스터리 스릴러’로 장르를 바꿨다. ‘그녀말’의 일등공신은 바로 배우 조현재였다. 그간 천사 같은 이미지로 ‘국민 사위’란 별칭을 가지고 있던 그는 ‘그녀말’을 통해 완벽하게 변신했다. 주말드라마에서는 보지 못했던 악행들이 하나, 둘씩 나오면서 큰 파장을 일으켰다.
이후 작가 애거서 크리스티의 원작을 바탕으로 한 ‘미스 마:복수의 여신’(이하 ‘미스 마’) 또한 비슷한 장르였다. 시청률이 그다지 높지는 않았지만, SBS 주말드라마의 마니아를 만들어내는데 한 몫 해냈다. 최근 방영 중인 ‘운명과 분노’도 비슷한 장르다. 초반 시청자 유지에는 성공했지만 장르물의 반복으로 일부 시청자들은 지겨움을 호소하고 있다.
↑ ‘황후의 품격’ ‘리턴’ ‘서른이지만’ 사진=SBS |
◇ 올해만 3번째 불거진 제작환경 논란
SBS는 올해만 3번째 제작환경과 관련한 논란이 일었다. 앞서 잠시 언급했던 것과 같이 처음은 ‘리턴’이었다. 배우 고현정은 제작진과 캐릭터에 대한 이견, 분량 등 다수의 문제로 마찰을 빚었다. 당시 제작진 측과 고현정 측 스태프라고 주장하는 이들이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현장 상황을 전하고 주동민 PD가 고현정을 폭행해 촬영이 중단됐다는 보도가 나오며 더욱 논란이 됐다. 결국 고현정 측은 “어떤 한 사람이 문제라면 작품을 위해서라도 그 한 사람이 빠지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하여 SBS 하차 통보를 했고 이를 받아들인다”고 밝혔다. 그의 후임은 박진희였다. 그는 결말까지 훌륭한 연기력을 보여줬지만 이미 보인 일련의 사건으로 ‘리턴’은 SBS 드라마 시청률 1위를 기록했지만, 명예를 얻지 못했다.
또한 ‘서른이지만 열일곱입니다’(이하 ‘서른이지만’)에서도 제작환경에서 논란이 일었다. 지난 8월 한 매체는 ‘서른이지만’ 촬영 스태프 A씨가 8월 1일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사망 이유는 지난 7월 28일부터 30일까지 폭염 속 진행된 살인적인 촬영 스케줄로 추측됐다. SBS 측은 “경찰 조사 결과, 촬영 스태프의 사인은 내인성 뇌출혈”이라고 밝혔다. 내인성 뇌출혈은 외부적 영향이 아닌 본인이 가지고 있던 기존 질환에서 발생한 뇌출혈이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서른이지만’의 비정상적인 스케줄이 의심이 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었다. 해당 사건은 찜찜하게 마무리가 됐다.
최근 또 다시 논란이 불거졌다. 바로 시청률 고공행진하고 있는 ‘황후의 품격’ 드라마 근무환경이었다. 지난 18일 오전 11시 희망연대노조(이하 노조) 측은 ‘황후의 품격’과 제작사 SM라이프디자인그룹을 고발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노조 측이 공개한 촬영 일정에 따르면 ‘황후의 품격’은 10월 10일 오전 4시 30분부터 11일 오전 10시까지 29시간 30분 연속촬영, 17일부터 23일까지 일주일 동안 117시간 20분 촬영, 지난 11월 21일부터 30일까지 10일 연속 촬영이란 충격적인 일정을 감행하고 있었다. 이와 관련해 SBS 측에서는 ‘황후의 품격’과 관련해 “지방으로 이동하는 시간과 충분한 휴게시간이 있었다. 또한 1인당 4만원의 별도 출장비도 지급됐으며 다음날은 휴차(촬영 없는 휴식시간)였다”며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뿐만 아니라 ‘황후의 품격’은 배우 최진혁과 신성
공중파 드라마는 올해 종합편성채널과 케이블에 미치지 못하는 암흑기를 맞았다. 그 중에서 시청률과 엄청난 화제성을 가져오며 빛을 냈던 SBS 드라마였지만, 그 중심에선 논란이 많았던 빛좋은 개살구였다. 안윤지 기자 gnpsk13@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