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 알폰소 쿠아론, 담담한 어조로 담은 새로운 체험의 선사(종합)

↑ ‘로마’ 포스터 사진=넷플릭스

[MBN스타 김노을 기자] 거장 알폰소 쿠아론 감독이 자전적 이야기를 내밀하고 담담하게 풀어낸 영화 ‘로마’로 돌아왔다.

21일 오후 서울 중구 롯데시네마 에비뉴엘에서는 영화 ‘로마’의 라이브 컨퍼런스가 진행됐다.

‘로마’는 1970년대 초반 혼란의 시대를 지나며 여러 일을 겪어야 했던 멕시코시티 로마 지역에 사는 클레오(얄리차 아파리시오 분)의 삶을 따라가는 영화다.

인류의 디스토피아적 미래, 무한한 공허함이 지배하는 우주세계에 걸쳐 전 세계 관객들과 만난 알폰소 쿠아론의 신작 ‘로마’는 감독의 자전적 이야기를 담담한 어조로 풀어놓는다. 유년기를 보낸 멕시코시티로 돌아간 감독은 해체 위기에 놓인 가정이 예기치 못한 곳에서 힘을 얻는 이야기를 선보임으로써 또 다른 결을 선보였다.

‘로마’ 주인공은 가정부 클레오다. 이에 대해 알폰소 쿠아론은 “자전적인 이야기임에도 클레오라는 캐릭터가 주인공인 이유는 그녀가 인류의 상처를 보듬을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클레오는 제가 가장 애착을 가지는 캐릭터다. 그녀는 아픔을 가진 멕시코시티를, 더 나아가 전 인류의 상처를 보듬을 수 있는 인물이다. 클레오를 통해 휴머니즘을 표현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 ‘로마’ 스틸컷 사진=넷플릭스

올해 칸 국제영화제는 넷플릭스 방영용으로 제작된 영화를 출품 받지 않겠다고 공식 선언한 바 있다.

이러한 칸 영화제의 입장에 대해 알폰소 쿠아론은 “넷플릭스 플랫폼을 하나의 산업으로 인정하고 함께 공존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한국 상황은 잘 모르겠지만, 다른 시장을 봤을 때 관객은 극장에 갔을 때 선택에 제한을 받는다. 슈퍼 히어로 영화나 상업 영화만 걸려있는 극장 외에도 다양한 선택의 기회가 주어지는 데 도움을 준다고 생각한다”고 현 극장 시스템을 지적했다.

‘로마’를 통해 알폰소 쿠아론은 자신의 유년기를 구현해냈다. 어릴 적 자신이 살았던 동네, 집, 언어까지 모두 그대로였다.

그는 “‘로마’는 내가 자란 동네에서 촬영했다. 모든 레퍼런스와 표현은 내 직관적인 요소들이다. 물론 유럽에서 오랜 기간 살았지만 감성적 뿌리는 멕시코시티에 있다. 공간과 언어 모두 어릴 적 그대로이기 때문에 디테일한 부분까지 자연스럽게 표현할 수 있었다”고 고향에서의 촬영기를 회상했다.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은 전작 ‘그래비티’와 ‘로마’의 차이점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알폰소 쿠아론은 “작품 아이디어 자체는 영혼이 관찰하고 또 참여한다는 관점에서 비롯됐다. 현실을 시각적으로 보는 것 외에도 음향을 통해 전체적인 체험을 관객들에게 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로마’에서는 새로운 체험을 제공한다는 게 나의 목표였다. 어쩌면 그것은 ‘그래비티’와 다른 지점이다. ‘로마’는 주관적, ‘그래비티’는 객관적인 표현이 이루어졌다”고 덧붙였다.

‘로마’는 지난 14일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됐다. 김노을 기자 sunset@mkculture.com